제가 초등학교때 시골에서 자랐어요.
아버지 직장은 도시였지만.
할아버지가 혼자 사셔서 1시간 거리 면단위 시골에서 엄마랑 저 동생 언니들이 함께 지냈죠..유년기만요.
그때 전기밥솥이 있었지만
가끔씩 엄마는 솥밥을 하셨고,
아버지가 오시는 주말에는 어김없이 솥밥을 하셨어요
정말 아주 큰 가마솥이요..^^
아버지가 누룽지를 참 좋아하셨거든요.
근데 그때 누룽지가 자꾸 생각나네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은요..( 신기하게 비 오는 날 많이 생각나요 남들은 부침개 생각 난다던데.ㅎ)
요즘 누룽지가 많이 나오고, 많이 만들어 먹어도
가마솥 누룽지 같은 누룽지는 없더라구요.( 당연한것은 것이겠지만.ㅎㅎ)
조밥같이 연한 노란색깔 밥알이 얇게 살짝 눌리면서 군데군데
곤색으로 눌린 부분도 살짝 보이기도 하고( 식감에 전혀 영향 안주고 이것때문에 더 생각나요.)
그리고 위에는
덜 눌린 밥 그러니까 촉촉한 밥이 살짝 붙어 있던 그 누룽지요..
두껍지 않고,
얇게 만들어진 누룽지.
엄마가 박박 긁어오면
동그랗게 누룽지가 말려서 한 대접 나왔거든요
사람은 많은데, 그 누룽지 먹고 싶은 가족은 많고..
아직도 그때 생각이 많이나요
고1때부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아버지 계신곳으로 가
아파트 생활 시작했는데요..
아직도 그때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누룽지도 그렇지만..
시골 동네에서 놀던 기억들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신작로였나 아스팔트 안깔렸을때 먼지 뿔뿔 날리던
그 길에서 공깃돌 주워 하던 생각도 나고
도랑에서 정말 목욕하던것도 기억나요..
하다가 거머리한테 물린 기억도 있구요..
수도 시설은 있었지만.
가끔씩 재미삼아 동네 공동우물에서 동네 언니들하고 머리 감던 생각도 나고.
동네 산이나 들 돌아다니다 찔레꽃인가 그거 따먹던 기억도있고..
쥐불놀이 하던거도 기억나고..
들로 놀러갈때 도시락 싸들고 가던 기억도 있고..
시골동네에 가로등이 생겼었는데..
그때 이후로 아이들이 저녁에도 모여서 숨바꼭질하고.. 길 한가운데 돗자리 비슷한거
깔아 놓고 귀신이야기도 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과수원하고 논농사를 아주 크게 지으셨거든요.
과수원 놀러가면 할아버지가 사과나무에 단단하게 그네를 만들어주셔서
항상 제 동생하고 그거 타고 놀던 기억도 있고..
단오였나
그때는 마을 뒷편 산에 아주 크게 새끼줄 꼬아 그네 만들고
동네 큰 오빠들이 어린애들 한번씩 타게 해주기도 하고 그랬던걸 기억이 나요.
그리고 학교랑 1시간 넘는 거리였는데..
보통은 버스는 탔어요 엄마가 차비는 매일 주셨는데..
그걸 뭐 사먹으려고 ..
언니들하고. 동생 다 함께 걷던 기억이 있어요.
1시간 넘게 학교 땀뻘뻘 흘리며 길 따라 걷고
마치면.. 그 옆에 나 있는 산골이 있거든요( 아스팔트 차 다니는 곳이 다 보이는)
거기로 오면 아주 하루 왠종일 걸렸어요
오다가 논에서 올챙이도 구경하고,
산골에 물 내려오는 옹달샘 비슷한것도 한번 만들어 놓고 그랬네요
저는 30는 초중반인데.
제 유년시절은 6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기억하는것이랑 비슷한듯해요.ㅎㅎ
요즘 이상하게 어린시절 보낸 곳이 그립네요..
꿈에서도 자주 나오고요...
그냥 비 오는 날이 뭔가 자꾸 옛기억이 떠올라서..ㅎ
글이 길었네요
누룽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ㅋㅋ 어릴때 추억이야기로 ~
다른분들은 어릴때 어떤 추억들이 있으신가요?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