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쓴이처럼, 저도 20대 내내 공부잘하고 예쁘다는 걸로 아무것도 신경안쓰고 살아왔어요.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나한테만 집중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20대를 보냈어요.
명문대입학하고졸업할때만해도 가족들은 제가 잘 될줄 알았지만..
어쩌다보니 30대초반인 지금, 백수가 된 상태네요. 결혼은 했구요.
20대 후반에 직장 잠깐 다니다 그만두고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모든게 잘 안되고.. 시간이 흘러 30대까지 오게된거에요...
오히려, 저보다 공부못하고 가난?했던 친구들이 더 좋은 직장 다니고, 잘 살고 있어요.
제 동생만 해도, 저보다 공부 많이 못했는데
지금은 남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공기업 다니고 있구요...
대학시절 공부가 다는 아닌것 같더라구요...
또 시간이 지나 뒤늦게 공부에 몰입하는 유형도 있는것 같구요..
여튼, 30대초반인 지금, 20대때와는 모든게 뒤바뀌고 역전이 된 상황이에요..
물론 친구나 동생 잘된건 부럽고 축하할 일이지만....
그냥 집에 있는 제가 자꾸 비교가 되니, 제자신을 자꾸 자책하게 되고..우울하고 그렇네요..
제가 원래부터 그들보다 못하고, 조금 처지는 입장이었다면 좀 달랐을런지...?
20대때는 뭐든 주목받고, 뭐든 대접받고 하다가
지금은 너무 초라한 백수에 주부에요...
다행히 시댁은 부유하셔서 저희집에 많이 원조를 해주시지만..(남편은 평범한 회사원)
제 주변에, 제 대학동창들, 제 친했던 친구들 모두 저처럼 그냥 집에있는 주부가 없어요.
다들 전문직이고 아님 공기업 다녀요.. 젤 못한 친구가 그냥 대기업 다니는 정도..
더 힘든건..
가장 의지할만한 가족들조차...
일이 잘풀린 동생비위는 정말 잘 맞추면서
저는 좀 만만히 보기 시작하는것 같아요.
부모님이 동생부부한테는, 엄청 위해주고, 동생이 좀 버릇없게 굴어도 넘어가는데
저한텐 갈수록 잔소리만 하시고.. 게다가 제 남편한테조차 어쩔땐 데면데면하게 하시네요..
20대때의 저한테는 무조건 공부만 잘하면 최고다. 다른건 아무것도 신경쓰지말고 공부만 해라 하시더니
지금은, 주변을 잘 못 챙긴다고 뭐라고 하시고. 왤케 이기적이냐고 그러고..
막상 저는 20대때와 지금 똑같은데.....주변의 반응은 전혀 다른것 같아요....
주변을 잘 못 챙긴다는 말에
주변을 챙기려고 노력해보고 하는데
30년동안 살아온게 쉽게 바뀌지가 않네요.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공부만 하라고 할때는 언제고,
사촌중에 전문대 나와서 사회생활 엄청 오래해서 싹싹한 애가 있는데 이제와서 저랑 엄청 비교하고 그러시네요...ㅜㅜ
솔직히 공부빼고는 그애가 저보다 훨씬 싹싹하고, 눈치도 빠르고 남들 비위도 엄청 잘 맞추구요..
시집도 잘 갔구요.
그에 비해 저는, 눈치도 그닥이고, 주변을 챙길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많이 서툴러요.
그냥 전형적으로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이젠 그나마 있던 공부하던 요령도 빛이 바랜거지만..
기대했던 공부로 어떤 성과를 못 이루어내서,, 갑자기 저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걸까요...
부모님의 갑작스런 변화에...지난 몇년간 좀 힘들었어요...
자존감 글 원글님처럼
저도 모임에서 눈에 띄는 사람 보면, 저 사람처럼 행동해볼까
아님 인기있는 이 사람처럼 행동해볼까
하면서, 맨날 이랬다저랬다 생각이 자주 바뀌고
정체성이 막 흔들리는 것 같아요...
내 자신이 싫을때가 많고.
어떻게 해야 세상을 잘 살아갈수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는 심정.
이런 마음속 고민들을 잊고 살려고 애써봐도
자주 답답해요,..
이것도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걸까요...?
제 자신으로 있는그대로 솔직하게 살아갈 용기가 없어요.
남들이 다 싫어할것만 같고,
싹싹한 누군가처럼 제 자신을 바꿔야 날 좋아해줄거 같은데....
자신을 바꾸는게 쉽지가 않아요...
저같은 분들 혹시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