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비가 온다지만, 오늘 하루는 너무 찬란한 봄날이네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집은 화분이 하나도 없네요.
화분 관리하는 것도 힘들고, 화분접시에 늘 흙떨어져있고, 잎사귀 떨어진 모습이 지저분해보이고 쉽게 죽고 크질 못해서 안키워요..
그러다가, 길가에서 마침 자스민이랑, 라벤더 화분들을 많이 실고온 트럭을 한대 봤는데 저 멀리에서 걸어올무렵만 해도, 꼭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속에 나오는 라벤더벌판처럼 바람결을 손가락사이로 가르는듯한 그런 향기가 물결쳐 오면서 대기중에 가득한거에요.
그 향기에 이끌려서 트럭앞에 다가가니, 이미 저처럼 그 냄새에 홀린 사람들이 여러명 서있더라구요.
가서 구경해보니, 라벤더라는 게 보랏빛 수숫단처럼 생긴게 제법 큰 화분에 담겨있던데, 4만원정도 하고, 좀 작은건 3만원정도 하고, 자스민도 그정도 하더라구요..
제가 원래 화분을 사질 않아서 그렇게 비싼가 하다가, 그래도 그 꽃향기가 집안가득 넘실대면 그도 좋은 일 아닐까 하다가 지레 냄새에 취해 머리가 지끈거릴까봐 그냥 두눈 딱 감고 돌아섰네요...
생각해보니, 저도 무척 무미건조한 사람이었나봐요.
이처럼 봄이 오는 길목, 꽃화분 하나 사두고 햇볕 잘드는 베란다에 살짝 올려두면 일주일이 행복할거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