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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가 친구 재력 비교한다고 생각하니 고등학교때 생각이

멜로우 조회수 : 1,991
작성일 : 2012-03-21 17:29:13

강북에서 학교다니고 전교1등해서 외고에 갔는데요. 갈때도 일등으로 들어갔어요.

저희 아버지가 대기업 과장(부장?고딩때 아빠 직급이 기억이 안나네요). 엄마 전업. 그냥 올망졸망 평범가족이었어요. 1학년때 담임선생이

제가 부반장이 되고 일등으로 들어온 것을 알고 거의 무슨 외계인 취급했었어요.

학교다닐때 외국인 누구가 학교에 방문교수처럼 와서 데리고 홈스테이할 집을 구한다는데

아무 생각없이 부반장이니까 제가 할께요 했다가 또 뭥미? 표정의 담임.

결국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버지였던 아이네 넓은 저택에 가셨죠 그 외국손님.

저희 엄마 부반장인데 학교 전혀 안 왔고, 담임이 어느날 수업전에

누구누구 일어나보라고 해서 열댓명 애들이 일어났는데 담임이 하나하나 붙잡고 "아버지 뭐하시니?"

"교수요" "의사요" 등등 일부러 그런 애들만 쫙 일으켜서 묻더니 "편하지? 마음이 좋지?" 이랬어요

모든 아이들앞에서.

그전까지 중학교에서 전교1-2등하고 모든 선생님이 인정해주고 이뻐해주고,

우리 아버지 회사를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까진 몰라도 부끄러워했던 적은 없었는데,

그때의 트라우마가 사십가까운 지금도 남아 있네요.

유치원 학부모들이 너도나도 사립보낸다고 하는데, 저는 저희 애가 저런 취급 받을까봐

강남으로도 굳이 안 가려고 하고, 사립도 안 보낼 거에요.

물론 재력 집안되면 보내고 싶지만, 그게 아닌데 애 머리 하나 좋다고 그런 곳에 넣었다가 받는 그 영혼의 상처는

이십년이 지났어도 완전히 극복이 안되네요.

저 담임이 사이코패스인 것 같지만 나중에 보니 그 외고 교장까지 했더라구요.

거기가서 중간쯤이라도 갈 재력이 아닌 평범한 집 아이들은 그냥 적정수준의 학교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제가 그 외고 나와서 서울대 간 것도 아니거든요.

동문도 서로 스펙되는 애들끼리나 서로 연락하고 살지..

담임의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니네들이 지금 한 교실에서 수업받는다고 다 친구같지? 나중에 또 볼 것 같지?"

아 소름끼쳐.

저 밑의 아이가 재력있는 친구때문에 괴로워한다는 글 보고 옛날일 생각나서 씁니다.

 

IP : 175.211.xxx.1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 부작용을
    '12.3.21 5:47 PM (14.52.xxx.59)

    역으로 순기능으로 바꿀수도 있어요
    어차피 세상이 그런거,,일찍 현실을 아는것도 좋아요
    저희아이는 강남에서 외고간 경우인데,여기서도 잘사는건 아니에요
    그냥 거주지가 강남일 뿐이지요
    근데 아이가 굉장히 철이 들더라구요
    중학교때 친구들 보면 얼굴 고치고,화장하고,치마 줄여입고,전과목 과외하고 그러는데
    우리애는 중학교때 당연했던 그런게 절대 당연한게 아니었다는걸 알게됐어요
    외고친구들이 과외하고 싶은데 개인교습은 부모님 부담된다고 스스로 포기하는거 보면서 많은걸 느끼더군요
    강남에서 외고보낸 엄마들 얘기 들어보면 잘난척 하면서 지들끼리 몰려 다니는 애들이 절반 정도이고
    자기 처지를 고맙게 생각하고 오히려 겸손해지는 아이들도 꽤 많아요
    수능 끝나면 야학봉사하고,새터민 가르친다고 알아봐달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아이를 믿으시면 될거에요

  • 2. ..
    '12.3.21 6:28 PM (118.34.xxx.189)

    재수없네요.. 그 선생님이라는 분... 중학교 다닐때 중3때 선생님이 딱 저런 여자선생님이였어요.. 생긴것도 무슨 마귀할먼 처럼 생겨서 좀 잘사는집 애들만 엄청 이뻐라해주고 전 중요한 시절에 저런 선생님 만났던게 큰 악영향이 있었던거같아요...

  • 3. ..
    '12.3.21 8:25 PM (218.238.xxx.116)

    전 반대의 경우로 상처받은적있어요.
    제가 사립초를 나왔어요.
    국민학교때 정말 좋았구요.선생님들이 열린 생각(?)을 가지셔서 제가 어떤 질문을 해도
    그게 엉뚱한거라도 같은 고민하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러다 중학교에 갔는데 제가 사립학교를 나오고 집도 여유있다는걸 알아서
    임원해라..어머니회하시라고 말씀드려라..등등 하는데
    저도 울 엄마도 그런거 안좋아해서 안했거든요.
    정말 우리엄마 학교 거의 안오는 스타일이셨구요.
    그랬더니 담임 1년 내내 저를 얼마나 괴롭히는지..
    아직도 기억하는게 담임이 물리였는데 제가 무슨 질문을 했는데
    담임이 "전 생각을 좀 하고 질문해라.."그러셔서 애들도 다 놀라고
    저도 정말 충격먹고 그 후론 선생님들에게 절대 질문안했어요.
    사립초등학교라해서 아이들 서로 비교하고 그런것도 아니구요..
    또 공립이라고 그렇지않은것도 아니고 그런것같아요.
    확실한건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는 정말 중요한것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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