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주...절망 끝에 부르는 희망의 지푸라기(힘든 분들께)

enzyme 조회수 : 3,048
작성일 : 2012-03-20 21:09:48

요즘 힘든 분이 많아 보여 안타까운 마음에 적어 봅니다.

제가 몇 년 전 너무 힘들었을 때도 생각나고 어려운 시기 함께 잘 헤쳐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적어보긴 하겠는데 좀 자신이 없기도 하네요...;;;

음.. 사주나 운세 철학을 살면서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 드물 거라 봅니다.

재미로 보든 정말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 희망을 건지고 싶은 마음에 보든 한 번씩은 보게 되지요.

특히 도무지 자신의 노력으로는 어쩌지 못할 것 같은 현실의 어려움을 접하게 되면 대체 이게 해결 가능한지 그때가 언제인지 알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깁니다.

저 역시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관계, 재정, 직장, 건강 등 모든 고난이란 고난은 토탈패키지로 나를 괴롭히던 때가 있었죠

(물론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이 말씀은 아닙니다.)

매일 아침마다 눈을 뜨면 '내가 눈은 뭐하러 떴을까' 이 생각부터 들었고 하루를 생각하면 가슴부터 뛰는 때가 있었어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견뎠나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

그럴 때는 어떤 누구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이 있긴 한가.. 그게 언제인가.. 그리고 내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그것이었죠. 그래야 버틸 힘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결국 떠오른 것은 사주나 철학이었어요.

나름 수소문을 해서 여기 저기 많이 봤습니다. 대부분 지금 힘들다, 괜찮아지려면 몇 년을 보내야 한다 이런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그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보고 또 보고...

아마, 저때 내게 필요했던 것은 희망이라 불리는 파랑새였나봐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아.. 사람의 운세란 전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구나. 분명 그런 파장은 있겠구나. 내 주변 세상의 기운이란 것...

(일종의 바이오리듬 같은 리듬이죠... )

그런데 그것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으려면 내가 한결같으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운이라도 자기 노력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을 합니다. 즉, 좋은 운이 올 때 내 노력이나 도전, 실행력이 있다면 시너지 효과 때문에 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겠죠.

또 나쁜 운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중심을 잘 잡고 산다면 큰 피해가 올 것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는 말입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힘들 때가 되면 쉽게 자신감도 잃어버리고 의욕도 없어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이런 생각 자체가 잘 안됩니다.

안 좋은 운... 즉 아무리 해도 뭔가 삐그덕거리면서 잘 안풀린다거나 내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고난이 닥치면 사람은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하는 거죠. 이때까지 잘 해오던 것마저 허무해지고 부질없어지고 그래서 더 노력도 안해지게 되고 기분도 다운되고 생각도 비관적으로 되고 틈틈이 있는 기회마저 무기력과 자신없음으로 놓치고 몸도 더 안좋아지고.... 악순환이 돼 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안좋을 때일수록 아무리 나를 흔들려고 해도 나는 끄덕없다, 나는 내 할 바를 할 뿐... 결과가 좋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나를 지키겠다... 이런 마음을 먹으면 어떨까요?

운동하던 것 계속합니다, 노력도 결과 상관없이 그냥 합니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냉철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힘들 때 한 가지만 붙잡고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할.뿐..

내가 하기로 했던 것, 그냥 다만 할 뿐이지만 결과는 그 전보다 안좋을 수는 있지만 자신을 놓아버린 상태보다는 나쁘지 않을 겁니다. 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사주나 철학을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혀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내 미래가 궁금하기는 합니다 가끔.

하지만 알게 된들?

왜 사주는 경우의 수가 없을까요?

사다리 타기처럼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왜 없을까요?

전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건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라구요. 너무 사주 맹신인가요?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르죠.

저도 이 점이 너무 궁금해서 사실 사주 공부도 좀 해봤습니다.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오래 걸릴 것 같아 중도에 관두고 말았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확인은 아무도, 아~~~무도 할 수가 없는 문제라 영원한 미해결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선택은 거의 언제나 늘 같은 패턴, 비슷한 성향을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은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부터인가 사주나 철학을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본다는 의미는 이제 저에겐 심심풀이 정도가 되었습니다.

왜냐면 첫째, 그 동안 봐왔던 것이 있기 때문에 저의 인생 그래프를 대략은 알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 알든 모르든 그렇게 흘러갈 것인데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시간 내 가며 볼 필요가 있을까이고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좋든 안좋든, 내가 한결같은 모습으로 중심을 가지고 산다면 크게 부침이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금 너무 힘들어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고통에 놓여 있는 분들...

오로지 그 터널을 벗어날 힘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터널에 갇혀 있다고 해서 주저앉을 생각을 하면 정말 벗어나기 힘들어요. 숨 막힐 것 같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만 그래도 앞을 향해 걸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그 언젠가가 언제인지는 걷는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요.

어떤 인생이든 오르막 내리막 있습니다. 터널만 있는 인생도 없구요.

나는 다만 할 뿐. 다만 갈 뿐. 다만 살 뿐....

힘내시기 바랍니다..

IP : 125.182.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자패밀리
    '12.3.20 9:41 PM (1.177.xxx.54)

    공감이 많이 가는글이네요.
    문장 하나하나 마다..

    덧붙여.내가 쌓아온 능력. 쌓아갈 능력은 갑자기 되는게 아니라 의지가 있어야 하는거였죠.앞으로도 그렇고.
    무언가 치열할때 쌓이게 되더라구요.
    뜻대로 안될때 여러가지 요소가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데 그 요소중 갑은 불안이더군요.
    이 불안이라는 공포가 사람을 아무것도 못하게 옥죄어 오는거죠.
    판단력도 흐려지고.
    그럴때 살아갈 이유를 반드시 찾아야해요.
    그것만 있음 어떻게든 빠져나오지 않을까해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상이 앞으로 더 혼란속으로 혼돈속으로 빠져들면 어떻게 될까 싶더군요.
    요근래 힘든일 치루는 글 많이 올라오는데요
    그게 지금 세상이 힘들게 가고 있다는걸로 보여요.
    그자체가 불안해요.저로서는.

    불안할때 불안하지 않고 상황정리를 하는 능력.
    정말 키우고 싶은 요즘입니다.

  • 2. ...
    '12.3.20 9:45 PM (121.163.xxx.20)

    저도 그 과정 중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법...7년 걸렸습니다.

  • 3. sesat05
    '12.3.20 9:46 PM (118.217.xxx.196)

    정말 좋은 글이네요 꼭꼭 씹어 읽어습니다 통찰이 대단하세요

  • 4. 좋은 글
    '12.3.20 10:48 PM (124.60.xxx.42)

    잘 읽었습니다
    힘이 되는 글입니다

  • 5. 공감
    '12.3.20 11:10 PM (112.161.xxx.181)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사주에 관심이 있고 내린 결론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전 아직 머리속의 정리일 뿐 어려움이 닥치면 정신없이 휘둘릴 듯 합니다
    좀 덜 휘둘리고 싶은데.......
    그래도 예전에 비해 상처를 덜 받거나 좀 빨리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내공은 그 냥 생기는게 아니겠지요

    글 감사합니다

  • 6. enzyme
    '12.3.21 10:37 AM (125.182.xxx.131)

    부자패밀리/ 네 그렇죠 불안.. 생각하는 머리를 달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경제위기론부터 지구종말론까지 거기에 개인적 미래 불안까지 잠시라도 그 생각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계획을 세울 때는 필요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데는 한 쪽으로 젖혀놓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생각을 없애고 지금당장 여기!를 주시하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노력이 꼭 필요하더군요^^

    .../그렇죠. 누구나 살다보면 깨닫는 삶의 지혜 아닐까 싶습니다.
    sesat05, 좋은 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아 부끄러워요.
    공감/ 맞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면 휘둘립니다. 그래도 한 번쯤 돌이켜서 이런 생각을 정리해놓으면 다음에 그 휘둘림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좀 단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습니다.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저도 셀프 댓글 하나 추가 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4379 족저근막염..낫기는 할까요..? 15 이놈의발 2012/03/21 4,739
84378 남편의 말- 제가 예민한걸 까요.. 10 ... 2012/03/21 2,055
84377 헌팅캡 골라주세요. 2 플리즈 2012/03/21 699
84376 오늘이인터넷신청일인데 여기밖에는 물어볼때가....(댓글절실) 아파트분양 2012/03/21 398
84375 가족상담 내지는 가족치료같은거 어디서 할수있나요 3 답답하네요 2012/03/21 1,114
84374 꿈과 미래가 없는 사람 4 캐로 2012/03/21 1,153
84373 박지원 "진보의 생명은 도덕성" 9 2012/03/21 1,252
84372 아라비안 나이트 책으로 읽으신 분 계세요? 8 신밧드 2012/03/21 1,845
84371 변비 잘 아시는분 계세요... 제발 꼭좀 도와주세요 15 DD 2012/03/21 2,269
84370 빛과 그림자 오늘 앞부분 내용이? 3 ... 2012/03/21 1,303
84369 김재연 통합진보당 주저리주저리 4 백분토론 2012/03/21 947
84368 피부미용을 배워보신분 있으신가요? 6 ........ 2012/03/21 1,569
84367 잘했다고 해주세요ᆢ네?네?^^ 5 가방녀 2012/03/21 999
84366 앞으로 경선 여론조사 부정 저지르고 다 재경선할듯 ㅋㅋ 10 선례 2012/03/21 804
84365 내일은 민주통합당에서 홍세화대표를 납치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14 나거티브 2012/03/21 1,968
84364 그럼에도 불구하고 5 ㄱㄴㄷ 2012/03/21 664
84363 애기가 안 자요 2 hu 2012/03/21 615
84362 노후에 부부간 돈관리 어떻게 하세요? 노후 2012/03/21 1,232
84361 나를 위해 질렀어요 6 선물 2012/03/21 2,248
84360 언니라는 말에 유난히 거부반응 느껴요. 8 --- 2012/03/21 1,883
84359 아기 침대 택배로 보내셨던 분 계신가요? aa 2012/03/21 2,811
84358 [원전]일본 원전서 방사능 오염수 누출 참맛 2012/03/21 910
84357 시댁은 스트레스 없는 줄 아십니까? 28 그래 시누다.. 2012/03/21 12,566
84356 아이가 학교 친구들과의 재력을 자꾸 비교하고 속상해해요. 71 .. 2012/03/20 17,937
84355 어린이집에서 물려왔는데... 어린 2012/03/20 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