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것 있으신가요? 유순하고 유복한 분위기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세상의 어둠을 잘 몰라서 그런 개념이 없이, 면역력 없이 크다가 나중에 성년 어느 때인가 크게 놀라고 상처받는 일이 생기곤 하지 않나요? 오늘 저 아래, 내게 어릴 적 상처 준 사람을 만나는데 조언 구한다시는 분 글을 충격적으로 읽고, 댓글 읽으며, 스캇 펙의 책도 자세히 좀 검색해 보고 그러다, 검색으로 한 두 시간 보냈네요. "악인"에 대한 연구 - 너무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거 말고 좀 실증적이고 실용적인 책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경우엔 10년도 더 전의 일인데 직장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이 겉으론 신사고 선량한 중년인 척하더니, 사채업자까지 동원한 악질적인 성폭행범으로 등장한 걸 보고 '아, 사람이란 참 무섭구나.' '악인'이란 게 있구나, 하고 새기듯이 깨달았네요. 그런데 이상한 게 그러고나니까 이전부터 그 사람의 눈빛에 뭔가 알지 못할 기운 같은 게 늘 어려있었다는 생각도 뒤늦게 하게 되었고요.
스캇펙의 책에서 중요하게 읽은 건, 악과 싸워 이기려 하지 말고 대신 선을 바라보며 노력하라는 조언이었어요. 악마와 싸우려다 악마가 된다는, 82 댓글에서 읽은 것과도 통하는 이야기네요. 현실원리로는 좀 말이 안되는 듯한 모든 종교의 지혜가 사실은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세상이 이런데, 사람들이 이런데 어떻게 나만 착하게 살아? 라는 생각 들 수 있지만 시선을 밝고 높은데 두라는 거 말이지요.
얘기가 뒤죽박죽이네요. 사회 이전에 가정에서 악을 경험하는 일도 많다는 걸 주위나 신문지상에서 보게 되기도 하는데... 여하튼... 사악함, 비열함, 교활함 - 그런 범주의 사람들이 늘 있다는 걸 모르고 내내 살다가는 느닷없이 따귀를 얻어맞듯 고통과 시련을 겪게 되는 일이 있는 것 같아요.
내게 어릴 적 상처준 .... 저 아래 얘기에 대해서 그토록 많은 분들이 명확한 조언을 주시는 것을 보고, ...... 상처받기 쉬운 장소 82이지만, 역시 이럴 때는 또 더없이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횡설수설 끝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