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의 말이다. 올해 첫 한국 방문이다. 그의 손엔 책이 하나 들려 있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부키출판사 냄)라는 제목이다. 지난 2005년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함께했던 이들이 다시 뭉쳤다. 장 교수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그리고 이종태 <시사인>기자 등이다.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장 교수를 비롯해 이들 3인이 언론 앞에 섰다. 장 교수의 거침없는 화법은 여전했다. 정승일 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책 출간 간담회 자리였지만, 복지와 재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경제 이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장 교수는 특히 이번 총선에서 복지가 화두로 떠 오른 것을 두고, "격제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05년에 책을 냈을 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그런데 왜 지금 국민들에게 복지가 인기를 끌게 됐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이나 자살률, 교육과 양극화 문제 등을 들면서 "왜 우리가 불행한 나라가 됐는지를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준 "보수 제1 여당이 복지를 맨 먼저 내걸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 결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현 이명박 정부는 감세와 규제완화, 금융개방 등 철저히 우파적 신자유주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감세나 규제 등에선 덜 적극적이었지만, 노동시장 유연화, FTA 추진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국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복지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기자와 그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도 말해왔던 내용이다.(관련기사 : "무상급식은 공짜 아니라 보험 '공동구매'... 당장 이건희 집안 쫓아내면 재벌개혁되나?")
장 교수는 "돈 많은 사람의 돈을 뺏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복지는 공동구매"라고 말했다. 교육과 의료, 주거 등을 국민들이 세금을 통해 값싸게 공동구매하자는 것이다. 복지와 세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바꾸자는 주장이다. 그는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고, 정부는 각종 재화를 공동으로 구매해서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오는 길에 새누리당 플래카드에 복지가 맨 처음으로 써 있는 것을 봤다"면서 "가슴이 멎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제1 여당이 복지를 맨 먼저 내걸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플래카드에 보면)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따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복지가 바로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무상급식'이란 용어에 대해 "'무상'이란 용어를 써선 안 된다"면서 "부모들이 모두 물건 등을 소비하면서 세금(부가가치세)을 다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이건희 회장 손자에게도 왜 공짜로 밥을 먹여야 하나'라는 주장에도, "이 회장과 그 할아버지도 이미 엄청난 세금을 냈기 때문에 절대 공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미FTA 5~10년 엄청난 산업 구조조정... 복지국가 만들지 않으면 큰일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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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10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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