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실 곰곰히 따져보면 양보는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 요구합니다.

라면 조회수 : 5,073
작성일 : 2012-03-17 12:03:06

얼마전에도...그러니까 가장 최근이지요.

전철을 타고 가는데 제 옆에는 아기를 안은 애기엄마가 서 있었구요.

의자에 앉은 사람은 저마다 가지각색...이지요. 당연히도.

어떤 정거장에서 할머니가 타시더니,

한두정거장 더 가다가 갑자기, 할머니 앞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무려 세사람을 건너뛰며,

제 앞에 앉아가던 학생 두명에게 애기엄마 힘든 것 같다며 자리를 양보해달라 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고등학생은 아니고 대학교 1~2학년쯤 되어 보였고

옷차림도, 화장도 순진하고 착하게 생긴 얼굴이고 행색이었어요.

양보를 강요받는 순간, 그 학생들도 표정이 싹 바뀌더군요.

재잘거리며 가던 웃음소리도 딱 멈추고.

 

순간 저도 느꼈네요.

할머니가 자기 앞에도 사람이 있는데 이 줄에서 가장 만만한 여학생 2명을 콕 집어 자리를 양보

받기를 요구한다는 것을요.

그 학생들도 순간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 애기엄마를 앉히고, 본인도 앉으시고...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노인이니 자리좀 양보 요구하는 거 뭐 어떠랴...

젊은 사람들이 말하기 전에 벌떡 일어나서 양보 좀 하지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니에요.

 

뭐랄까.....좀 순진하고 약하게 생긴 사람들은

양보를 강요받는데 있어서도 제 1순위라는 거지요.

 

사람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인간의 심리를 보면,,,,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어릴때부터, 목소리도 어리고 키도 작고, 몸집도 작고 어리게 생겨

일면식도 없는 어른들에게 일단 반말은 기본으로 듣고,

나이 30이 넘어서도 얼굴안보이면 목소리만 듣고도 '부모님 계시니~'

복잡하다고 툭툭 치고 가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보니,,,, 전철에서 양보를 강요 받았던 그 여학생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그날 좀 울컥했고, 그 날 아... 사람들은 양보조차도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만 요구하는구나 확신하게 됐지요...

 

라면 이야기부터....쭉 올라오면서 글을 읽다보니...저도 하나 생각났네요~~~

IP : 36.39.xxx.159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17 12:07 PM (110.9.xxx.208)

    그렇게 생긴데다 정말 그렇고.. 양보를 원하기도 전에 늘 양보해버릇하면 더 그래요.
    지금 20대여서 82의 도움을 받고 컸다면 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을 하나도 안할것 같아요.
    제 죄라면 항상 옆에 있는 사람을 제 식구처럼 챙긴거밖에 없는데
    어느순간 무슨 일 생기면 그건 내가 한 일이되고
    나만 참으면 되는 일이 되고
    심지어는 부모님에게도 니가 내가 때린걸 맞으면서도 잘 참아서 내가 너에게 잘해준거였다는 말을 들어요.
    그리고 여기 글을 올려도
    답답하고 내가 이상하다는 댓글들.
    세상은 그래요.

  • 2. likemint
    '12.3.17 12:08 PM (222.237.xxx.170)

    저도 그런 일을 당한적?이 있네요.
    제가 좀 피곤한 행색으로 지하철 좌석에 앉아있었어요.
    제 옆에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아이패드 가지고 희희덕거리며 영화를 보고 있었구요.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가 타시더니, 바로 자리를 스캔 하다가
    옆에 있는 남자 놔두고 제 앞으로와서 절 똑 바로 쳐다보면서
    내가 피곤하니 자리 좀 양보해라
    하더군요. 제사 인상이 많이 순하거든요.
    지금 같으면 기분 더러워서 그냥 계속 앉아갔겟지만,
    그때는 어리기도 하고 그런 상황은 처음이라 순순히 자리를 내준 기억이 있네요ㅋ

  • 3. 그러면이 있죠.
    '12.3.17 12:08 PM (112.153.xxx.36)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4. 원글
    '12.3.17 12:10 PM (36.39.xxx.159)

    근데,,,,결혼하고 부터는 양보를 강요받는 일도 거의 없어졌어요.
    남편이랑 같이 가면,,,,미혼 시절처럼 양보해달라 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내가 늙어서 그런가??? 이제???? 뭐 그런 생각도 들어요 ^^

  • 5. 맞아요
    '12.3.17 12:20 PM (121.151.xxx.146)

    저도 무슨녀 무슨녀 나오면 저행동을 남자가 했다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해요
    똑같은 말과 행동을해도 남자는용납되고 여자는 안되는경우가 너무많고
    또 여기서처럼 여자들에게 강요하는것 많은것 사실인것같아요
    에휴

    제아들아이가 이번에 대학에 들어갓는데
    길을 가다가 여학생이 어떤 남자에게 호대게 혼나고있더랍니다
    들어보니 그냥 별것 아닌것을 가지고 녀 ㄴ 이라는말까지 쓰면서
    여학생은 어쩔줄 몰라서 하고있구요
    그래서 제아들이 왜 남의 여자친구에게 함부로 말하냐 뭘 잘못햇나 고하니까
    아무말 안하고 그냥 가더랍니다
    그래서 여학생손잡고 한참을 걸어가서 가시라고햇더니 고맙다고 하고는 가더랍니다
    제아들녀석이 등치가 좀 있거든요
    꼭 운동선수처럼요
    그러니까 아무말도 못하고는 참

    그게 세상인것같아요 ㅠㅠ

  • 6. 긍정적으로해석
    '12.3.17 12:28 PM (220.86.xxx.224)

    역으로 말하면
    그 정도로 인상좋고 편안한 얼굴을 가졌다는 소리가 아닌가요?
    내가 만만하게 생겨서 자리를 강요 당했다..당했다..이런 생각을 가지기 시작하니까
    피해의식이 점점 자라난다고 보거든요.

    그냥 내가 인상이 좋구나~~그래...배려 할수 있으면 배려하자..좋게 생각하세요..
    솔직히 인상이 경직되어있고 딱 보이에도 딱딱하게 생긴 사람에게는
    그런 소리 조차도 안하는거..
    누군가에게 접근조차도 받을 수 없는것이 좋은건 아닌거 같아요.

    긍정적으로....아...내가 좋은 인상이구나....라고 생각하는것이

  • 7. 원글
    '12.3.17 12:32 PM (36.39.xxx.159)

    네~~ 저도 이제 여유가 있긴 하지만,,,, 여유가 있을때는 긍정적으로 생각이 가능한데,
    그래도 강요받는다는 느낌을 아예 지울 수는 없더군요.

    하지만....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방법도 있네요~~~ ^^ 끄덕끄덕

  • 8. .....
    '12.3.17 12:33 PM (203.248.xxx.65)

    양보가 아니라 손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 나쁜 것 아닐까요?
    전철에서 할머니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건 칭찬받을 일이고 자랑할만한 일인데요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건 바보짓이고 손해라는 생각만 만연한 것 같아요.

  • 9. 원글
    '12.3.17 12:36 PM (36.39.xxx.159)

    점 다섯개님이 말씀하시는 부분이 아니라...

    그 할머니가 쭉 스캔하시고, 그 줄에서 가장 만만한 여학생 두명에게 양보해달라 말을 하신 부분이지요.

    양보라는 것이 본디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요구 받아 마지못해 하는 건 자랑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니지요.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양보의 미덕이 아닌디....

  • 10. .....
    '12.3.17 12:54 PM (203.248.xxx.65)

    그런데 왜 양보를 강요받으면 자랑도 뭐도 아무것도 아닌거라고 생각하세요?
    어쨌건 내가 한 행동때문에 나보다 약한 사람 두명이 도움을 받았다면 선행이죠.
    원글님이 말한 기분이 어떤 건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요?
    남을 돕는게 선행이라는 생각보다는 손해보는 짓이라는 생각이 너무 만연하니까
    도움을 주는 쪽에서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제일 만만해서 찍혔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가 해서요.
    어리다고 여자라고 반말하고 툭툭치는 인간들은 그냥 무례한 사람들일 뿐이죠.

  • 11. 육식동물들 사냥 목표
    '12.3.17 1:06 PM (101.115.xxx.69)

    육식동물들이 사냥 목표로 잡는 타겟도
    가장 약할거 같은 동물입니다.

    다 큰 코끼리는 공격 안하고,
    뿔이 무서운 물소들은 정면에서 공격 안하죠.

  • 12. 그렇죠.
    '12.3.17 1:08 PM (14.37.xxx.250)

    짐승본능 뭐 그런거 아닐까요?
    만만한 먹이감....

  • 13. jjl;
    '12.3.17 1:11 PM (218.158.xxx.108)

    만만해 보인다기 보다
    젊고 팔팔해보여서겠지요

  • 14. 아무리
    '12.3.17 1:16 PM (175.200.xxx.181) - 삭제된댓글

    바꾸어 생각해보려해도 원글님이 말씀하시는 이야기가 맞죠. 단지 얼마만큼의 비중이냐겠지만
    만만해보여서. 팔팔하기로 따지면 남자들이 더 팔팔하죠. 인상이 순하고 여유있어보이는 사람도
    있었겠죠. 그 분이 선의로 했으면 애엄마만 앉아야죠. 남의 희생을 발판으로 선행도하고 자기도 편하고.
    더 나빠보이는..

  • 15.
    '12.3.17 1:19 PM (14.37.xxx.250)

    남자가 더 팔팔하죠..
    여학생들 보면..갸늘어보이고..시들시들하던데...ㅜㅜ

  • 16. 윗님 그게 다
    '12.3.17 1:35 PM (101.115.xxx.69)

    인구가 너무 많아서 그래요.... ㅜ.ㅜ

    여긴 오스트레일리아인데
    버스나 전철안에서 그렇게 비좁으면 서로 쏘리 쏘리 하면서
    조금씩이라도 공간 만들어줘요.

    버티는 놈들 있으면 나쁜 눈으로들 째려보거나,
    참 매너 황인 놈들이 있네 하는 시선을 서로들 주고받죠.

    근데,
    그렇게 버티는 무례한 사람들,
    거의 다 아시안들이라는거.... 중국계 인도계 아랍계 등.
    화난 듯한 얼굴로 너른 공간 차지하고는
    두 발로 딱 버티는 중국인들 보면 미워요.

  • 17. ㅋㅋㅋ
    '12.3.17 2:09 PM (211.228.xxx.107)

    저희는요 지하철에서 5살난 딸아이한테 자리비켜달라고 하셨어요

    저랑 큰아이는 서있는상태

    순간 5초정도 멍하니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이러고 있었는데옆자리에 앉아계시던 어떤 아저씨께서 할머니에게 자리양보하시더라는...

    5살짜리 아이인데도 삐져서 할머니가 말거는데도 말대답도 안하더라는 ㅎㅎㅎ

  • 18. 원글
    '12.3.17 2:19 PM (36.39.xxx.159)

    아....어린애한테 자리 양보해달라는 분들 많이 봤어요.

    그게 견물생심하고 연결된건지...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애들이 앉으면 여유가 있잖아요. 자리가 남은 부분이 눈에 보여서 그런지

    같이앉자....하거나 비켜달라 하거나 그러기도 하더군요.

  • 19. 만만
    '12.3.17 2:41 PM (211.200.xxx.51)

    만만해서 그러는거 맞는듯.....사람마다 만만하다고 느끼는 대상은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평소에 제가 잘해주면 만만하게 보고 헛짓거리하는 사람들한테 가끔 쏘아붙이는데.....(안그러면 좋겠지만 제가 욱하는 성질머리가 있어서;;;) 웃긴건 그 다음부턴 그 사람들 저한테 잘하더라구요.....

  • 20. ..
    '12.3.17 8:17 PM (211.246.xxx.103)

    강자는 군림하고 약자는 희생양으로 지목되는 거... 더러운 아시아의 권위주의 폐혜일까요.. 저기 위의 어느 님이 쓰신 외국 사례를 보니 슬프네요. 억압적인 정권을 가졌던 문화권의 공통점이구만요..어떻게 바꿔가야 할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008 연필깍이의 지존 15 ... 2012/03/17 3,525
83007 살기 좋은 소형아파트 동네는 과연 어디? ^^ 2 고고씽~ 2012/03/17 2,513
83006 어제 방송3사 파업 콘썰트 지금 재방송해요. 4 아프리카서 .. 2012/03/17 828
83005 나 이외에 많이 먹는 사람 완전 싫어~~~ 밥상에서 소리쳤어요ㅠ.. 32 족발족발 2012/03/17 4,017
83004 저 베스트 라면 원글이예요. 34 아이고 2012/03/17 9,211
83003 아이 교육,참 어려워요. 9 교육문제 2012/03/17 1,506
83002 빨간 라면 추천 부탁드려요 15 빨간 라면 2012/03/17 1,316
83001 볶음밥 채소 최고의 조합은 무엇인가요? 22 앨리스 2012/03/17 3,765
83000 참 사소한게 짜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15 나도 2012/03/17 2,958
82999 수서삼성 아파트 살기 어떤가요? 2 수서삼성 2012/03/17 3,042
82998 간단하게 사진편집하는 사이트 어떻게 되나요? 1 사진편집 2012/03/17 1,065
82997 계란 반숙 후라이 9 어른은 2012/03/17 2,188
82996 40대인데 파운데이션이랑 비비크림중 어떤걸,, 7 파운데이션 2012/03/17 3,855
82995 턱관절이 아파요 7 어느 병원?.. 2012/03/17 1,590
82994 애없을때 남편과 뭐하고 놀죠 4 2012/03/17 2,346
82993 선물이라 감사하긴 하지만.. 5 ?? 2012/03/17 1,022
82992 박근혜 핵심은 특권의식.... 4 분당 아줌마.. 2012/03/17 952
82991 보이스 코리아가 갑이네요. 12 보이스 2012/03/17 2,206
82990 김정근 아나운서등 가압류폭탄…"가족 몸져누워".. 26 ㄹㄹ 2012/03/17 11,208
82989 위하는 척 욕먹이기??? 1 .... 2012/03/17 709
82988 [[[[[[[[[[[[[[ 4 재순맘 2012/03/17 896
82987 경기도 광주쪽 지금양지 바른 밭에 냉이나나요 1 재순맘 2012/03/17 733
82986 전업맘들이 어린이집 많이 보내는거 맞나봐요. 15 .... 2012/03/17 3,459
82985 아이폰 기본 요금 젤 싼게 얼마인가요? 2 아이폰 유저.. 2012/03/17 1,598
82984 30대 후반 남편가방 하나 구입하려해요. 어디가 좋을까요? 3 가방 2012/03/17 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