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친구 얼굴도 볼 겸....
바람도 쐴 겸 다녀왔어요.
일부러 월급날짜에 맞춰서 표를 끊었는데...
제 예상과 다르게 월급이 나오질 않았어요.
나오겠지...하는 마음에 돈을 얼마 들고 가질 않았는데
끝까지 급여가 나오질 않았더라구요.
가지고 간 돈이 얼마 되지 않아서
친구에게 얻어만 먹고...변변한 선물조차 하나 해주질 못하고 왔어요.
한마디로 신세만 졌어요.
저는 신용카드도 없고 체크카드만 쓰는데다가
급여에서 용돈만 딱 떼고는 다 분산시켜 저금하고 묶어놓는 통에
여윳돈이 없었거든요.
오래된 친구라서 얻어먹고 신세져도 크게 사이가 틀어질 건 없었지만
제 마음이 아주 많이 불편했어요.
친구가 제가 있는 곳에 놀러오면
저에게 다 얻어먹겠다...빈대붙겠다..하면서 웃어줘서
제가 그나마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구요.
그게 일주일 전인데요.
오늘 낮에 백화점 잠깐 들러서 봄 머플러 하나와 상품권 한 장 샀어요.
그리고 편지를 썼어요. 친구에게...
신세진 게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고 봄이니 예쁜 립스틱이라도 하나 사라고...
친구에게 오늘 편지와 함께 소포로 보냈는데
내일 도착하겠지요.
친구가 받아보고 무슨 말을 할 지....상상이 되지만
(아마 좋다..고맙단 말보다 화를 버럭 낼 지도 모를....)
그래도 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나이 들면서
친구가 몇 안 남았는데
이 친구가 제일 오래된 친구예요.
20년지기 친구.
저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행복한 봄이 되었음 좋겠어요.
그냥 작은 자랑..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