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양촌리 이장이나 해야할 인물이 서울시장 완장을 차고있으니...

... 조회수 : 1,008
작성일 : 2012-03-15 22:09:48

[매경 데스크] 서울시장과 양촌리 이장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마찌쓰쿠리(村作)`라는 사업이 히트했다. 우리 말로는 `마을 만들기`인데 공교롭게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표방하는 뉴타운 모델과 이름까지 똑같다.

도야마현은 임야가 94%에 달하고 겨울엔 눈이 4m 이상 쌓이는 그야말로 오지 중 오지다. 공동화를 걱정하던 주민들은 `갓쇼(合掌)`라는 옛 가옥을 개ㆍ보수해 전통 컨셉트를 경쟁력으로 살렸다. 빈집들은 주민공동시설로 활용했다. 이 중 한 채는 극장으로 개조해 유명 연극인들을 초빙하고, `도카연극페스티벌`이라는 대규모 연극제까지 열었다. 30여 년 후 이곳은 해마다 관광객 13만여 명이 찾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1968년 스코틀랜드 사우스 라나크셔 지역은 핵심 먹거리였던 방직업이 쇠퇴하면서 비슷하게 주민들이 대거 떠났다. 자치구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뉴라나크 트러스트`라는 문화유산 보존 캠페인을 벌였다. 낡은 방직공장들을 헐지 않고 산업 박물관식으로 개조해 관광자원화했다. 주민들은 `뉴라크 홈`이라는 마을기업까지 만들어 공방 레스토랑 등에 임대했다. 수십 년 전 영국 뉴턴 책포드 지역 주민들은 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책포드 커뮤니티 비료 만들기` 캠페인을 벌였다. 원래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돈이 되자 `프로퍼 잡`이라는 마을기업까지 차렸다. 수익금으로 도서관 학교 카페 등도 만들었다.

박원순 시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하는 걸 보면 만들고 싶은 `커뮤니티(공동체)`가 아마 이런 모습인 듯싶다. 주민 80여 명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서 자란 박 시장이니 돈이나 물질보다 이웃간 정서적 유대감에 우선순위를 둘 법도 하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거주한 `심우장` 주변의 성북구 한옥마을을 `박원순식 마을 만들기` 시범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것도 그림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 한적한 수도권 외곽 신도시 단독주택엔 상추 텃밭이, 나지막한 빨간 벽돌 빌딩엔 콘크리트 담장보다 장미꽃 울타리가 훨씬 어울릴 것이다.

삭막하기로 치면 전 세계 메트로폴리스 중 첫손가락으로 꼽아도 시원찮을 서울을 이처럼 정겨운 모습으로 바꿔줄 `슈퍼맨`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요즘 서울시가 내놓은 소위 `박원순식 부동산정책 시리즈`를 보면 낭만주의를 넘어 왠지 SF소설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주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 데도 개포동에 소형주택을 절반 가까이 지으라는 게 소위 `서민정책`이라고 강조한다. 전용 60㎡형이라도 재건축 후 아파트 값은 매매가가 7억원, 전세금은 4억원을 최소한 웃돌 텐데 입주할 서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세들어 사는 강남 서민들 보금자리가 걱정된다면 차라리 "내 임기 중엔 돈 버는 꼴 못보겠으니 재건축 안된다"고 털어놓으면 솔직하다는 소리는 들을지 모른다. 한나라당 시장 시절 표에 눈이 멀어 구청장들이 너도 나도 지정해 놓은 뉴타운 지구 중 도저히 가망없는 곳은 하루라도 빨리 해제하는 게 백번 옳을 것이다.

하지만 뉴타운 반대파 중에는 다른 속내 탓에 주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재건축 찬성파모임 대표는 "조합마다 늘 반대 측에 서서 떡고물을 챙기려는 비대위가 있기 마련인데 이런 안티세력들이 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나 구청 자문위원에 무더기로 위촉됐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시장이 돈 없고 힘 없는 서민들 편에 서려다 보니 때론 반시장적인, 약간의 무리수도 둘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제한속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취임 후 10여 건 재건축 승인건 중 가락시영 단 한 곳만 통과시킨 것은 누가 봐도 `반(反)강남` 편파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텃밭이나 꽃담장이 좋아 보이면 시장이나 구청장 관사부터 고쳐서 솔선수범하면 될 일이다. 처지가 다른 모든 시민들에게 강제할 사안은 아니다. 박 시장이 벤치마크로 삼는 동서양의 `마을 만들기`도 드라마 전원일기에 나오는 양촌리 이장(최불암 분)에게나 딱 어울리는 모델이다. 이런 일 하려고 국민이나 시민들 재산권은 잠시 볼모로 잡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정치인들의 크나 큰 착각이다. 양촌리 이장과 서울시장은 그릇 크기부터 달라야 함은 물론이다 .

[설진훈 부동산 부장 jhseol@mk.co.kr] 

IP : 211.234.xxx.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뭔 헛소리랍니까?
    '12.3.15 10:18 PM (116.127.xxx.24)

    아직도 부동산투기로 재미를 볼 수 있을거란 욕심에 눈먼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무리들!!
    부디.........욕심 거두고 제대로된 눈으로 세상을 돌아보시길!

    댁들 좋아하는 미쿡도 이제 모기지론 사태이후 부동산 꿈은 털어버렸습니다요.

    ㅉㅉㅉㅉㅉ

  • 2. 찌라시들 박시장님이 너무잘하시니 배가아프지
    '12.3.15 10:52 PM (175.252.xxx.115)

    다섯살후니나 쥐뻥박이 할때보다 만배는낮네
    서울시민이 이렇게 살기좋은 때도있었나?
    우리는 서울을 이렇게 부릅니다
    휴머니티 서울
    찌라시들아 찌그러져있어
    너희는 그런걱정할 자격없어

  • 3. 민트커피
    '12.3.15 11:30 PM (211.178.xxx.130)

    =============================================부동산투기꾼의 글에 지나친 관심을 삼가합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719 꿈 해몽 부탁드립니다. 3 선명한 2012/03/16 747
83718 날씨가 흐린데 선크림 발라야할까요...? 5 ....? 2012/03/16 1,564
83717 제과배우는데...바가지 왕창쓴기분~ㅠㅠ 7 아네모네 2012/03/16 2,361
83716 모토로라 아트릭스 사용해보신 분~~ 4 ... 2012/03/16 775
83715 빵집, 압축풀기 외 블로그 복사(2가지 문의) 2 즐거운금요일.. 2012/03/16 848
83714 300만원정도의 돈이 생겼다면... 2 .. 2012/03/16 1,676
83713 마법시작했는데요 , 4 dma 2012/03/16 1,170
83712 입맛없는 적이 없었다는 분들은 무슨 반찬을 해드세요? 1 입맛 2012/03/16 808
83711 얇은 니트 스웨터,, 몇 번 입고 드라이, 입은 후 어디다 보관.. 직장맘님들 2012/03/16 802
83710 서울중구에 그래서..지상욱 나오는거 맞아요?? 5 궁금이 2012/03/16 1,913
83709 수분보충용으로 허브차 마시면 어떨까요? 5 물마시기가어.. 2012/03/16 1,986
83708 나는 꼽사리다 16회가 올라왔어요. 2 들어보세요... 2012/03/16 1,014
83707 어찌 하오리까? 바닷가재 2012/03/16 650
83706 6PM에서 랄프로렌 구두 사려고 하는데 사이즈가 불안해서요 3 구두사이즈 2012/03/16 1,353
83705 내가 겪은 기묘한 이야기 7 기묘한이야기.. 2012/03/16 3,366
83704 산들*같은 비싼 웰빙다시다는 정말 안전한가요? 4 정말궁금 2012/03/16 1,947
83703 나꼼수 시디 구할수 있는곳 없을까요 2 연주맘 2012/03/16 1,077
83702 NLP심리치료.. 2 천사볼 2012/03/16 1,964
83701 심한 아이 타올로 밀어 줘야 하나요? 3 각질 2012/03/16 883
83700 시부모님때문에 속상한 마음을 신랑한테 자꾸 표현하는게 과연 잘하.. 12 현명하게쓰자.. 2012/03/16 2,918
83699 9개월 임산부인데요 아기가 역아 ㅠㅠ 11 고민 2012/03/16 2,322
83698 면생리대 만들어 보신분 계신가요? 8 2012/03/16 1,447
83697 보일러는 언제 사야 저렴한가요? 2 mmm 2012/03/16 964
83696 눈치보는 아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4 힘들어요 2012/03/16 9,143
83695 전여옥 “박근혜, 지적 인식 능력이...” 5 세우실 2012/03/16 2,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