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꽉찬 나이에 결혼을 결정했습니다.
만난지 석달만에, 맏딸을 얼른 치우고 싶은 부모님의 성화와 마침 저 좋다고 열심인 그 사람을 보고 있자니
몇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 그렇게 결정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근거없이 제 자신을 과대평가 하고 남자들에겐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던 20대를 지나
숙제하듯 떠밀려 나선 소개 자리에서 몇번의 좌절감을 느끼며 밤새 울던 시간들을 보내고
결혼 자체에 회의를 느끼던 때쯤.
딱히 매력을 느끼진 못했지만 열심히 저를 설득하던 그사람,
어영부영 만나다 보니 내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이사람 힘들게 하나 싶기도 하고
나름 정도 들고 하더군요,
주위를 둘러 보니 결혼 한 친구, 아직 안한 친구, 서른 전후로 열심히 구혼 활동을 하는
부지런한 동생들...
결국 서른 넘어 결혼 이라는 것은 현실 파악 혹은 적당한 포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혹은 인연이라는 것은 누구냐가 아니라 언제냐다 라는 말이 와 닿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