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서울근교 경기도 신도시 30평 전세로 계속 살았거든요.
남편이 처음에 시골로 발령받았다해서 그때는 도시를 벗어난 저의 삶은 한순간도 꿈에서라도 상상할수 없었기에
이사전까지 울고불고 거기서 못산다,,,,난리도 아니였지요..
마치 내가 서울경기권을 벗어나면 촌스럽고 뒤떨어진 삶을 살것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이 사십이 다가오니 2년째 시골의 삶이 너무 좋습니다.
사실 시골도 아니에요...인구 10만이 넘는 지방 신도시인데 제가 이사할당시 새로 아파트를 아주 많이 지어서
미분양 사태가 속출을 해서 그때 30평 전세금 빼면서 거기에 딱 5천만원 대출받아서 49평 새 아파트를 할인분양받고 들어왔거든요.
1층은 전부다 필로티에 5층이라서 딱 좋아요..
동 앞에는 키큰 나무들과 정원을 볼수있고 봄 가을에는 만리향 냄새게 집안 곳곳까지 들어오고
매일 저녁에는 우리 세식구와 강아지가 넓디넓은 아파트앞 공원을 산책하는게 하루의 작은 행복이네요.
직장일에 치여 집안일에 치여 취미생활이라곤 잠자는것밖에 없었는데
이사후 전업이 되면서 퀼트 바느질...요즘엔 목공 DIY와 셀프 인테리어에 빠져서 소소하게 가구도 만들고
넓은 베란다와 확장한 작은방을 제 작업실로 꾸미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하루하루가 참 바쁘네요..
시댁과 한시간 거리가 주말에는 저희 가족의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작년엔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심었었는데...생각보다 수확량은 많지 않았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해요.
올해에는 몇가지 더 추가해서 벌써부터 남편과 주말농장 계획서짜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겨울이 따뜻해서 좋네요.물론 여름엔 서울보다 더 덥지만
정남향 집이라 여름에도 견딜만 했어요...전 집에 있는게 너무 좋아요..
화초들 물주고 하루하루 초록이들 커가는거 다육이들 물들어가는거 지켜보고
점점 재미있어지는 가구만들기며 페인팅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오늘처럼 약간 쌀쌀한 날엔 오전에 환기 다 시키고 주방과 현관 대청소하고
찐~~~한 에스프레소 한잔 뽑고 이렇게 82하고 있으니 그게 또 이렇게 행복하네요.
이제 서울에서 못살거 같아요...지금도 서울의 복잡함과 사람구경이 그리울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집에대한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지금 사는 공간의 반의 반도 못되는 곳에서 살 자신이 이제 없네요.
저는 집에 있는게 너무너무 좋아요..집안일도 재밌고 청소도 좋고..
이것저것 제 스타일에 맞게 고치고 꾸미는게 요즘들어 참 적성에 맞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