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다니기 전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다가 알게 된 아이의 이웃친구가 있어요.
우리 아이는 굉장히 행동이 빠르고 밝고 쾌활하지만 단점은 좀 많이 나서는 편이구요
그 친구는 침착, 차분하고 행동이 느린 편입니다.
기질이 완전 극과 극인 두 아이가
의외로 둘이 놀면 아주 잘 놀아서 7개월정도 친하게 지냈습니다.
저도 그 아이 엄마랑 잘 맞았고 같은 아파트 단지라서 잘 지낼 수 있었지요.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서로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잠깐씩 아이들을 맡아주기도 하면서 상부상조 잘 지냈어요.
그리고 기질이 정 반대인 아이들이 만나면 서로 상호보완적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올해 우리아이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들어갔는데 (그동안 제가 데리고 있었어요)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던 그 친구아이도 우리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으로 옮겼습니다.
우리집 아이는 알고 있는 친구랑 같은 유치원 같은 반이 되어서 매우 기뻐했고
그 친구랑 계속 친하게 지내야겠다 생각했던것 같은데
그 친구 아이는 아무래도 원 생활을 해봐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동안 제 아이에게 불만이 있었던건지
유치원에 가서 다른 친구들이 있으면 우리아이에게 너랑 안놀아! 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아이한테 그말을 전해들었을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유치원 끝나면 항상 우리집에서 놀때 그때마다 잘 놀아서 잘 몰랐는데
어제 유치원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우연히 봤더니
정말 그 아이에게 제 딸에게
너 저리가. 너 싫어. 이 자리는 00 자리야. 하면서 소리지르고 구박하더군요.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저도 좀 당황.
제 딸은 친구가 싫다 그랬다고 눈물바람이더군요.
그러다가 또 하원하는 길에는 우리집에 가서 놀겠다 하구요.
(그 아이는 자기 집 보다 우리집에서 노는걸 더 좋아해요)
둘이 놀때 관찰해보면 정말 잘 놀아요.
특별히 누가 더 양보하는 상황도 아니고 서로 다투지도 않고 정말 사이좋게 놀거든요.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행동이 빠른 우리아이가 항상 무엇이든 먼저 집다보니 그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점이 있는것 같아요.
하지만 그아이는 그런 상황이 되면 소리를 지르거나 울기 때문에
그럴때는 우리 아이가 얼른 줘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로 분쟁이 크게 안되고 둘이 안 싸우고 잘 노는거구요.
그래서 우리아이가 유치원에서 그 친구의 행동에 대해서 굉장히 당황해하는것 같아요.
둘이 놀때는 다정하다가 다른 아이 한명이라도 더 있는 상황이 되면 태도가 돌변하나봐요.
갑자기 우리아이에게 너랑 안논다. 너 싫다. 저리가라. 이렇게 나오니까요.
그래서 제 아이에게 너는 그 친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그 친구가 제일 좋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유치원에서 자꾸 안논다고 해서 너무 속상하다구요.
아직 어린 아이들이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 아이가 계속 저렇게 이중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원 후에 계속 같이 놀게 하는게 좋은건지
아니면 서서히 끊고 제 딸에게 다른 친구들과 놀게 할 기회를 줘야하는건지.
아니면 그 아이 엄마와 상의해서 그 친구아이가 제 아이를 진심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봐야 하는건지.
제가 개입을 해야하는게 옳은건가 아닌가 고민입니다.
너무 성급한 오지랖인걸까요?
그냥 아이 스스로 헤쳐나가게 지켜보고
계속 그 친구랑 놀게.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는게 좋을까요.
초보 엄마다보니 별게 다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