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더랬어요.
갑상선암은 뭐 선암이라느니..죽을만큼 위험한 암도 아니라느니 그런 말들도 많지만,그래도 걸려본 사람 입장에선 그런 말들이 쉽게 나오진 않지요.
더군다나 저같은 경우엔 암 자체가 오래되어서 암검사(세침검사)를 할 때에도 너무 석회화가 되어있어서 바늘도 잘 들어가지 않고,힘들게 들어간 바늘때문에 검사후에도 출혈이 많은 편이었어요.
오래된 후에 발견이 된 거라 임파선으로도 전이가 된 상태였구..한두개도 아닌 6개나 있는 상태였구요.
그리고,동위원소치료도 고용량으로 받아서 치료후 레지던스에서 식구들과 일주일이나 떨어져 지내구..ㅠㅠ
어쨌든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적절한 시기에 빨리 수술하고 치료받아서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다만,쉽게 피곤해서 지치고 깔아지고 뭐 그런건 어쩔수없이 감수하며 지내고 있구요.
그런데...
수술후 몸은 더 약해지고 피곤도 쉽사리 느끼긴하지만,제 마음의 상태가 그 일 이후로 많이 변화되었네요.
예전같으면 그냥 귀찮고...불만도 튀어 나올 만한 상황도 그저 감사..하단 생각이 들때가 많아졌거든요.
예를들면,예전같으면 아이가 방학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이것저것 식사며 챙길게 많아지면 뭐랄까 좀 피곤하고 귀찮고 짜증도 나고 그랬던게 사실이었어요.
그런데 한번 크게 아프고 난 이후엔 이 모든게 그저 감사하더군요.
지금은 아이가 중2가 되었는데...
그냥 아이를 위해서 간식을 준비하고,남편과 아이를 위해서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고...뭐 이런 모든것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단 생각이 드는거에요.
오늘은 아이가 학교에서 오면..학원에서 오면 어떤 맛있는걸 만들어서 줄까~
저녁에 세 식구가 먹을 맛있는 음식들은 무얼 만들까~
이건뭐 시집 갓 온 새댁도 아니고 별게 다 새삼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드네요.
그런데 이 행복하고 감사한 기분까지만 들면 너~무 좋겠는데 제 감정이 자꾸 오버를 하는게 괴로워요.
딱 거기까지만 느끼고 멈춰도 좋을것을...
아~!!내가 다시 건강이 약해지거나 만약 암이 다시 재발한더거나,아님 다른암들이 생겨서 내가 다시 아프게 되면 내 아이는..내 남편은 누가 돌보지..??만약 그런 일들이 생긴다면 아 어떡하지...??
별별 쓸데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만 걱정스런 생각만 하게 되니 큰일이에요.
며칠전엔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 너무 빠지다보니 주체없을만큼 갑자기 슬퍼져서 혼자 거실 쇼파에 앉아 얼마나 울었는지를 몰라요.
사람이 이렇게 큰 일을 겪고 나면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서 막연하게 두려움과 공포와 걱정의 마음이 생길수도 있는걸까요~?
전 같으면 빨래를 널면서도,거실청소를 하면서도 그냥 아...힘들다~뭐 이런 생각만 들었었는데,지금은 내가 건강해야 이런것도 하고..가정도 예쁘게 꾸미고 하지..!!뭐 이런 강박관념 비슷한 생각이 제 마음을 자꾸 옥죄는것 같아요.
다른분들도 아프셨던 이후에 저처럼 이런 마음이 자꾸 들어서 불안하신지 궁금해요.
그냥...또 내가 다시 아프면 안되는데.....
다시 아파서 병이 또 걸리면 그땐 정말 끝이겠지....
뭐 이런 생각이 자꾸자꾸 들어서 너무 힘드네요.
이런일들은 생기지 않겠지요..??
그냥 모두가 기우고 쓸데없는 걱정인거 맞겠죠...??
아~~ㅠㅠ
그렇다고 말씀좀 해주세요.....ㅠㅠㅠㅠ
저 좀 이상해진거 같아요.......히잉~~~~~~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