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10년가까이 애들 가르치면서 웬만한 애들과는 다 벽없이 친밀하게 지내왔어요.
정말 속썩이는 말썽꾸러기들도 눈마주치고 이야기 나누다보면 정쌓이고 이쁘잖아요..^^
제가 가르치는 과목이 미술이고 주로 가르치는 연령이 초등생이기에 저는 아이들 자유롭게 해주고 친구처럼 지내거든요.
예의없이 구는 녀석들과 친구끼리 싸우는 것만 혼냅니다.
이번에 들어온 한 여자아이는 제법 얌전하고 모범생 티가 나는 아이였어요. 엄마가 엄해보이시고 깐깐하시더라구요.
조금 주눅들어있는 것 같아 안스러운 느낌도 있었는데... 며칠 적응기간 지나니 미친듯이 개겨요.
멀쩡할때는 열심히 해요. 근데 뭔가 맘에 안드는건 하라고 한다던가 심사가 꼬이기 시작하면
정말..어떻게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이럴까 싶을 정도로....반항을 합니다.
마치 한창때 사춘기 남자아이들이 여자선생님 무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설명할때 엎드려 있다던지 누워서 그림을 그린다던지, 제말끝마다 싫다고 한다던지..하는 태도상의 문제에요.
정말로 아무리 말해도 듣지않고 무시해요. 자세 똑바로 하고 하자~라고 옆에 가서 말해도 그냥 투명인간 취급.
안들리냐고 뭐라고 하면 싫대요; 안그래도 된대요.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계속 합니다.
그냥 자세가 안좋은 정도가 아니라 엎드려서 성의없이 끄적대고 있었거든요.
오늘은 정말 제가 너무나 화가 나서 생전 안내던 화를 버럭 하고 냈어요.
선생님이 화를 낼줄 몰라서 안내는게 아니라구요. 열번이상 좋게 말했는데도 허리를 일센치도 안펴더군요....
그리고선 가르칠건 또 다 가르치고;시간이 되어서 정리하라고 했는데.. 정리안하고 계속 다른 친구랑 수다떨고 놀고있는거에요..집에 가는 걸 싫어해서 늘상 그러긴 하지만.. 정리해야지~했더니 하고 있는데요??이래요..ㅠㅠ 그러는 순간에도 정리하는 척이라도 하면서 그러면 귀엽기라도 하겠어요. 뻔히 안하고 있는거 보이는데 그래요...
에휴~ 첨에 수업첫날 하고 엄마한테 전화와서 잘하냐시길래 잘하고 있다고 했는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네요ㅠㅠ
어머님한테 말씀드리면 오히려 역효과날 것 같아 제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싶은데..
엄마가 미술학원에서 잘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계실텐데..알고 계시도록 말씀드려야 하나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