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인가봐요..
아이도 이젠 영어학원도 다니고 그 학원비가 한달에 175000원이고, 피아노원비및 주1회 미술학원과 주 1회 주산만 하는데도 돈이 수월찮아서 아이 학원비만이라도 벌어보려고 지역신문을 뒤져봤어요.
그랬더니, 마침 파트타임으로 나온게 어린이집이랑, 개인병원이 두 세개 있었어요.
제가 그 자격증들이 다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다들 약속이나 한것처럼 짜증을 많이 내는거에요.
"네, **어린이집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혹시 파트 구하세요?"
"구했다고,구했다고,구했다고요!!"
"오늘...전화많이 왔었어요?"
"네."
곧 전화는 딸깍 !소리와 함께 끊겼어요. 빈 핸드폰을 들고있을수도 없어 그냥 내려놓았는데, 오전 11시무렵의 어린이집에서의 그 선생님 목소리엔 참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있었네요.
어린이집에서의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 끊임없이 울린 전화기에 대고 똑같은 멘트를 해야 하는 짜증, 게다가 슬픔까지.
덕지덕지 묻어있는 그 한마디말에도 그처럼 많은 감정들이 얽혀있을수 있다는게 너무 놀라웠어요..
그에 비하면 병원은 사무적이긴 했지만, 그처럼 예의를 벗어나진 않았고 이미 구했다고 차분하게 말을 하더라구요.
음...
이미 구했다는 전화기와 금새 끊겨져버려 벙어리가 된 전화기.
그 전화기를 잠시동안 손에 들고 있으면서 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뭔지는 모르지만 상실감을 느꼈네요.
꼭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의 마지막 책의 한구절처럼..
전화기를 들고 여기가 어디인지 몰라 망설이는, 그 주인공...(이름이 뭔지 지금 생각안남^^)
나의 이력서는 어디로 가야 비로소 닻을 내리고 안착을 할것인가...아직 내지도 않은 사람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