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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를 '김비서'로 만든 정치부 기자들, 어디에 있나?"

베리떼 조회수 : 973
작성일 : 2012-03-06 11:52:31
"KBS를 '김비서'로 만든 정치부 기자들, 어디에 있나?"
[거리로 나선 기자들에게 묻는다] ① 정연욱 KBS 기자


-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 첫 날인 2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를 김비서라고 부르는 현실이 비참해서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던데.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한창 수습 기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KBS 수습 기자로서 처음 맞닥뜨린 것이 바로 시민들의 충격적 야유, 그리고 욕설이었다. 동기들 중에는 인분을 맞은 이도 있었다. 언론고시 준비생 시절 KBS는 들어오고 싶은 회사였는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 바깥에서 우리를 보는 시선이 너무나 싸늘하더라. 사회부 기자다 보니 최전선에서 시민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매우 당혹스러웠다.

만약 기자가 안됐더라면, 집회에 참석하고 KBS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에 서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KBS 기자가 되어 시민들의 부정적 시선을 마주하게 되니까 기자생활 초반부터 자괴감, 조직에 대한 회의, 불신 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서거 당시 KBS보도에 대해 안팎의 비판이 쏟아질 때) 기자협회 총회도 개최됐었고…보통 10년차가 될 때까지 한두 번 겪을까 말까한 일들을 초반부터 겪어서 그런지 회사 상황에 대해 짧은 시간내에 체득하게 됐고, 기자로서의 역할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 정권홍보성 아이템을 발주받아 어쩔 수 없이 제작했어야 했던 경우도 있었나?

"눈이 많이 오거나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는 날씨와 관련된 꼭지가 3,4개씩 나간다. 늘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그리고 취재도 별로 필요없는 '방송 기능인'으로서의 역할을 주로 했다. 사회부 기자라기 보다는 그냥 회사원 같았다.

예를 들어, 경찰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결과를 발표했을 당시 내부에서 경찰 수사 내용을 짚어보는 리포트를 발제했었는데 편집회의에서 전부 '킬' 됐다. 3~4개씩 제안했던 것들은 1개로 합쳐지거나…. 이런 일이 늘 벌어지니까 취재 의욕이 안생기는 측면이 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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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80.229.xxx.1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맛
    '12.3.6 11:53 AM (121.151.xxx.203)

    언론인들의 이런 자성을 정치인들은 배워야 합니다.

    반성이란, 먼저 사실의 고백부터하는 겁니다. 진실을 밝히고, 그 잘못이 무엇인지를 말하는게 사과와 반성입니다.

  • 2. 베리떼
    '12.3.6 11:55 AM (180.229.xxx.156)

    방송 언론인들,

    늦었지만, 실망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잘해달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 3. 화마와 큰물이 지나가도
    '12.3.6 12:00 PM (211.223.xxx.166)

    이렇게 싹이 돋는 한 희망을 가져야죠.
    더 근본적으로는 '더 많이'를 부르짓던 목구멍을 타고 쥐 같은 재앙이 들어오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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