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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해 돋는 고을 ‘과천’

스윗길 조회수 : 681
작성일 : 2012-03-06 02:48:12

해 돋는 고을 ‘과천’


자안의 문집 <왕자안집>을 보면 “헌걸찬 인물의 배출은 땅의 영기가 있어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지리와 인물의 밀접한 관계를 종교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선인들의 정신을 알 수 있는 말이다. 이러한 예는 단군의 도읍지 아사달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아사달은 순수한 우리말인데 ‘아사’ 혹은 ‘아시’는 처음 또는 새롭다는 뜻이며 ‘달’은 땅이라는 의미다. 종합하면 아사달은 처음 땅, 으뜸가는 땅, 새로운 땅이라는 신성한 종교적 의미를 품고 있다. 이와 같이 지리는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핵심인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이 서린 지리를 통해 영성 깊은 정신문화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경기도 과천으로 시작한다.


천제 뜻 받은 지도자의 출현 고대해

문헌에 나타난 과천의 가장 오래된 지명은 동사힐이다. 동사힐의 동사는 ‘돗(돋)’의 음차로 보고 ‘힐’은 고구려말의 흘(고을의 뜻)로 본다. 그래서 ‘돋골’ 즉, ‘해 돋는 고을’이라는 뜻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 밝은 해는 대우주와 하늘 그리고 더 나아가 천제인 하나님, 또는 하나님의 뜻을 대행해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를 상징하곤 했다. 이러한 사실은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건국시조 이야기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다.


 환인과 환웅, 단군은 해의 밝음을 나타내는 이름이며 천제의 아들로서 아침에 내려왔다가 저녁에 하늘로 올라가는 부여의 시조 해모수, 햇빛을 받아 출산한 고구려 시조 주몽, 붉고 큰 알로 나타난 신라 시조 박혁거세까지 모두 다 해를 상징했다. 즉, 우리 민족에게 해는 천제의 뜻을 받아 모든 생명을 살리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상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해 돋는 고을’이라는 과천은 천제 즉, 하나님의 뜻을 받아 천하를 다스릴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했던 선인들의 지극한 바람이 담긴 지명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과천의 옛 지명으로는 율목이 있다. 율목은 산을 넘어간다는 뜻인 ‘받남이’에서 온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이는 과천 고을이 남태령과 같은 큰 고개를 넘어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풀이한다.


만물을 새로 나게 하는 ‘산’

“산은 관악으로 이어져 평야를 둘렀고, 물은 청계로 내려가 큰 하수로 들어간다.” <여지승람>에 실린 변계량의 시다. 변계량은 과천에 있는 산천의 풍기를 보고 그 수려함에 심취해 문장을 지었다. 선인들은 산천의 맑고 수려함, 어둡고 흐린 정도에 따라 사람의 품성에 차이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산천을 결코 범연히 보아 넘기지 않았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민족의 발생 즉, 새로운 민족의 출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기를 베풀고 만물을 새로 나게 한다는 의미로 베풀 선 또는 낳을 산 이라는 음을 취해 썼던 한자 산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단군시대에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를 중심으로 신시 즉, 신의 나라를 열 때도 산은 신이 하강한 곳이었으며 우리 민족의 발생지였음을 알 수 있다.

 관천의 대표적인 산은 관악산과 청계산이다. 관악산은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예로부터 경기 5악에 들었으며 주봉은 연주대다. 이곳에는 연주암・자왕암・불성사・삼막사 등의 사찰과 향교가 자리 잡고 있다. 청계산은 청룡산이라고도 불렸다.

 이 산의 주봉은 망경대며 신라시대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계사가 산의 서남쪽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 형승을 보면 산은 관악과 연하여 이어져 있고 물은 청계로 흘러간다. 여러 산이 병풍처럼 안고 있어 물이 띠처럼 빗겨 흐르는 경관을 보인다. 세종 때 문신 성간의 유북암기를 보면 관악산에 관해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그 문장이 꽤 인상 깊다.

 “ 서쪽을 바라보니 넓은 바다가 하늘과 맞닿았고 구름과 안개가 아득히 펼쳐 있는 가운데 막 바다로 들어가려는 해가 빛살을 쏘아, 붉은 듯 푸른 듯, 검은 듯 , 흰 듯 하여 기괴한 형세를 이루었다.

 아! 이 산을 노닌 선비가 얼마이며 스님이 얼마였으랴. 그러나 이 바위를 일컬어 말한 자가 없었다. 이제 내가 노닐며 바위가 명성을 얼을 수 있게 되었으니 조물주가 나를 위하여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신에 대한 지극한 마음, 제향

예부터 우리 민족은 다양한 제사를 올려왔다. 그만큼 제사의 종류와 의미도 다양했다. 과거 과천에서는 사직단, 문묘, 성황사, 여단, 기우제단 등에서 제사를 올렸다. 사직단에서는 사와 직 즉, 토지신과 곡식신에게 제사를 드려 토력이 윤택해지고 풍년이 들기를 빌었다. 여제와 성황제도 올렸다. 여제를 여러 가지 재액으로 인해 죽었으나 제사를 지내줄 사람이 없는 여귀(제사를 받지 못하는 귀신)를 위해 국가에서 지내 주던 제사였고 성황제는 토지와 마을을 지켜 주는 서낭신에게 드리는 제사였다. 또한 향교에는 문묘가 있어 공자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제사는 신을 기쁘게 하려는 우리 선조들의 정성의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의 신, 땅의 신, 인간의 신과 항상 가까이 하고자 했던 우리 민족의 짙은 종교성이 제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다.


군자의 성읍, 과천

과천이라는 고을에는 충성・효도・절개・의리 등 그 행실에 있어서 어진 인물들이 많았다. 선인들은 효제충신이 없는 사람을 “소나 말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예를 중시했다. 대표적인 충신으로는 오랑캐와 싸우다 생포됐으나 나라에 절개를 지켜 죽음을 맞았던 충신 최몽량이 있다. 또 효자로는 최사립이 있는데 그는 중종 때 효행으로 참의로 증직될 만큼 마을에서 그 덕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열녀로는 조선 초기의 봉금을 들 수 있다. 예명의 처인 그는 남편이 나쁜 병에 걸리자 손가락을 끊어 피를 먹여 병을 낫게 했다고 전한다. 과천은 왕도의 성과 가까운 곳에 위치했고 교화가 우선되는 지역에 있어서 충효로 세상에 알려진 인물이 많았다고 전한다. 그러고 보니 아마도 과천은 군자의 맥이 흐르는 유서 깊은 성읍인 듯싶다.

 이처럼 해 돋는 고을 과천은 선인들의 심오한 종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군자들의 성읍이다. 관악산과 청계산 등의 명산을 타고 내리는 한강의 맑은 물이 관통하는 과천. 지명의 뜻과 같이 이곳에서 선인들이 바랐던 밝은 빛을 발하는 해가 돋다 천제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출처: 글마루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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