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담양 관방제림 매점에서 뚜껑 딴 음료 교환한 애기엄마아빠..

그러지마세요 조회수 : 1,799
작성일 : 2012-03-01 22:32:28

 

저는 광주에 살아서 휴일이나 주말이면 담양 곳곳으로 가깝게 나들이 자주 다녀요.

오늘도 관방제림으로 아이들 데리고 산책다녀왔어요.

담양 죽녹원이라면 아시는 분이 더 많겠지만 저는 애기들이 어려서 죽녹원 길 걷기가 힘들어서

죽녹원 건너편의 관방제림 산책로를 더 자주 찾고는 한답니다.

 

큰애 걸리고, 작은애 유모차에 싣고 남편과 산책중에 좀 좁은 길이 나왔는데

앞서가던 다른 가족들이 그집 세살이나 되어보이는 남자아이에게 음료수를 먹이느라

한 가운데 멈춰서는 바람에 옆으로 비켜갈 수가 없어서 본의아니게 그 가족의 대화를 듣게 됐어요.

 

관방제림 끝 쪽에 간이 매점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목 마르다고 해서 아이 아빠가 '하늘보리'를 사왔더군요.

아이가 한 모금 마시더니 이거 아니고 물 달라고 그래요.

그랬더니 그 아이 엄마가 뚜껑을 다시 닫고 남편에게 주면서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더니 정말 그 아이 아빠가 '뚜껑을 열고 아이가 한 모금 마신 그 하늘보리'를 바꾸러 매점으로 갔어요.

 

그 순간 저희 큰애가 갑자기 큰 길로 뛰쳐나가서 저희 남편은 작은애 유모차를 붙잡고

저는 큰애를 잡으러 그 가족 옆으로 비켜 달려갔어요.

저희 아이가 매점과 반대쪽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앞에 있던 그 가족에게

'그러시면 안되는거 아니냐' 한마디 했어야 했는데 그 말을 못한게 아직도 너무 후회가 되네요.

 

저희 아이가 달려나가는 쪽을 보면서 흘낏 뒤돌아 그 가족을 보니

정말 그 매점에서 '게토레이'로 바꿔들고 그 옆에 있는 놀이터로 가더군요.

매점에 손님이 많아서 주인 아저씨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그냥 바꿔주는 모양새였어요.

 

겨우 저희 아이를 잡아서 저희 가족도 그 놀이터로 갔는데 '하늘보리'를 '게토레이'로 바꾼

그 가족은 이미 어딘가로 가 버렸고.. 매점에는 여전히 손님이 많고..

매점사장님께 아까 보니 다른 손님이 한입 마신 음료를 새걸로 바꿔가더라.. 라고 말이라도 해 줬어야 했을지..

 

저는 인터넷 공공 게시판에 글을 어떻게 올리는지를 잘 몰라서,

유일하게 제가 익명의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글을 올리는 이 게시판에 글을 써봐요.

혹시라도 그 애기 엄마나 아빠가 건너건너라도 이 글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요.

그 집 세살짜리 아이는 뭘 보고 배울까요, 어떻게 자랄까요. 

뭐랄까.. 불쾌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말로만 듣던 그런 현장을 제가 목격하고 보니 마음이 참 착잡하네요.

 

하늘보리니 게토레이니 하는 구체적인 브랜드 이름을 굳이 적은 것도

혹시라도 그 부모가 보면 조금이라도 뭔가라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구체적으로 적었어요.

아.. 그 순간 제 아이를 한 눈으로 지켜보면서라도 그 부부에게 '그러지 마세요' 라고 말 했어야 했는데,

그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그게 부끄러운 행동이라는걸 알려주지 못해 제 마음이 스스로 너무 부끄러워요.

IP : 121.147.xxx.19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3.1 10:40 PM (119.192.xxx.98)

    근데, 그런 행동 하는 사람들이 좀 거칠고 교양없는 사람들이라
    남이 뭐라고 지적 하면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골치 아파져요.
    그래서, 그런 광경을 보더라도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못본척 하기도 하는거죠.

  • 2. 진짜요?
    '12.3.1 10:41 PM (220.116.xxx.187)

    물 달라고 했는데,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했어요?

  • 3. 바꿔와???
    '12.3.1 10:43 PM (211.234.xxx.229)

    설마요..이건 당신이 마시고 다시 게토레이로 사와,한거겠죠..지자식 먹일 음료를 그따위로 사기치는 염병할,오라질,개만도못한,미친 아빠가 있을라구요-_-

  • 4. 네 그랬어요
    '12.3.1 10:52 PM (121.147.xxx.197)

    저도 그게 의아했어요. 애가 물 달라는데 엄마가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그래서 제가 더 주의깊에 보고 들었나봐요.
    정말 그 아빠가 바꾸러 가고 매점에서 교환하고 그걸 제 눈으로 보면서
    내가 방금 뭘 잘못 본건가 몇번이고 되짚어 생각해 보기까지 했어요.
    저희 남편은 그 부부의 대화를 듣지는 못했고 그 애기엄마가 뚜껑을 남편에게 건네주는건 봤다고 하니,
    한번 마신 음료를 다시 뚜껑닫아서 정말로 바꾼거에요. 애기가 한모금 마신거라 줄어든 테도 별로 안났을테구요.
    그런 사람들이 정말 있더라구요..

  • 5. 정말
    '12.3.1 10:58 PM (115.137.xxx.213)

    정말 찜찜합니다 슬프기도 하구요

    내 아이만 잘키운들...잘키우면 좋겠지만

    무슨소용일까 저런애 저런부모랑 우리 아이들이 어케들 살아갈까요?

  • 6. 845
    '12.3.1 11:38 PM (121.172.xxx.83)

    그게 똑똑한거라고..
    현명한거라고 믿고 사는 찌질이들도 많아요
    제 주변에도 둘 있는데..
    둘다 돈은 연봉1억정도는 만지는데도 그러고 살아요..
    정말 한심스러운 일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759 김문수 "가장 좋아하는 별명? 119 도지사".. 11 세우실 2012/03/01 1,515
77758 쟈스민님 1 궁금한거 2012/03/01 1,604
77757 여동생에게 남편에 대한 불만 이야기하는 것.. 도움이 될까요.... 6 ... 2012/03/01 1,390
77756 뭘 바라나?? 1 질린 토마토.. 2012/03/01 399
77755 스마트폰을 속아서 샀어요 5 어쩌죠 2012/03/01 1,583
77754 오늘 아이운동화를 사줬는데요 21 하늘 2012/03/01 3,573
77753 학교 운영위원회가 하는 일이 어떤 건가요? 5 궁금 2012/03/01 1,944
77752 딴지에서 서점 차렸네요~ 8 ... 2012/03/01 1,549
77751 담양 관방제림 매점에서 뚜껑 딴 음료 교환한 애기엄마아빠.. 6 그러지마세요.. 2012/03/01 1,799
77750 나이어린 상사. 간만에 술을 마시게 만드네요. 4 아줌마 2012/03/01 1,750
77749 한미FTA에 날개 단 의료민영화(돈없는사람은 아프지도 말아야할 .. 2 빈곤층 2012/03/01 633
77748 해품달 진구 연기 잘하네요.. 21 .. 2012/03/01 2,926
77747 [펌] 박원순 시장의 재건축 탄압...에 대해..모두 읽어보세요.. 8 뭐라고카능교.. 2012/03/01 1,837
77746 치실 사는곳 12 신선 2012/03/01 2,736
77745 (부탁드려요)부산 치질수술 잘하는 병원 좀 알려주세요.T.T 3 궁금해요. 2012/03/01 10,521
77744 daum 게임에만 들어가면 컴이 멈춰요..ㅠㅠ 1 골라골라 2012/03/01 363
77743 오늘 창원이마트 푸드코트에서 무개념 엄마들 6 아이교육 2012/03/01 3,811
77742 여권에 누구부인인지 표기되어 있나요? 20 여자의 경우.. 2012/03/01 3,283
77741 결혼식하객메이크업? 6 날개 2012/03/01 1,821
77740 제가 예민한건지요... 18 초보엄마 2012/03/01 3,750
77739 군대준비물ㅡ해군 7 군대준비 2012/03/01 1,722
77738 김장김치 윗부분에 생긴 이것은 무엇인가요 ㅜㅜ 6 김치 2012/03/01 1,661
77737 음식물쓰레기요 아무비닐에나 넣어서 비닐채 버려도 되나요? 5 머라 할말이.. 2012/03/01 7,470
77736 부활한 유관순 "한미FTA는 21세기 한미합방".. 2 fta폐기만.. 2012/03/01 472
77735 도로변 아파트 소음..먼지 심각한가요? (고민중) 14 궁금해요 2012/03/01 1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