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당 사건과 된장국물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곪은 게 터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에도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 분명 어딘가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겠죠
그런 의미로 이 두 사건으로 부모의 자리가 얼마나 책임이 막중한 자리인지 다시금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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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쯤에 지인때문에 채선당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서울에서도 유명한 체인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먹고 있는데 등장부터 참 요란한 가족이 들어오더라고요
그 고깃집이 논현동 먹자골목을 꽉 잡고 있는 업체의 고깃집이라서
참 편한 분위기에서 어른들이 술 한잔 할 수 있게 식당을 꾸며놓은 체인점이에요
그 요란한 가족이 들어오자마자 종업원을 어찌나 하인 부리듯이 구는지 참 보기 힘들더군요
자기들이 앉은 자리에 세팅을 해두면 또 바꾸겠다, 또 바꾸겠다 서너차례 그러니까
일하시는 분들 얼굴도 굳어가고 지켜보는 손님들은 하도 요란하고 꼭 1류 호텔에 온 마냥
거들먹거리니까 손님들이 눈치를 주는데도 끝까지 반말 띡띡, 하면서 매너없이 구는데 참...
그 가족이 서너차례 자리를 바꾸고 넓은 자리를 붙여서 앉자마자 혈육쯤 되는 가족이 아이 둘을 대동하고 들어왔어요
자리에 앉는 듯 하더니 그 집 딸이랑 새로 온 가족의 아이가 깔깔거리면서 숨박꼭질을 하더군요
고깃집 특성상 열탄도 들어오고 일하는 종업원들도 고등학생쯤 되는 어린 학생이었는데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과 외국에서 오래 살아 애들이 뛰는 거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저는
그 애엄마한테 아이 좀 조용히 시켜달라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제 상식으로는 당연히 죄송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갑자기 그 애엄마 '애가 뛸 수도 있지'의 요지의 말을 남기며 적반하장으로 난리를 치는데 벙, 찌더군요
저도 그게 말이 되냐고 대응을 했더니 옆에 있는 애아빠는 욕하면서 오고 동석의 남자는 벌떡 일어나며 욕을 하면서
저희 자리로 와 손 올리고 멱살 잡으려고 자세를 잡는 거예요
그 고깃집이 드럼통이 테이블이라 순간 그 네명의 가족이 저희 테이블을 애워싸는데 좀 무섭더라고요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적반하장과 개념 말아먹은 가족이 다 있는지 그 순간에는 조폭처럼 생긴 남자고 뭐고 너무 화가 나던데요
나중에 저도 화가 나서 치라고 했더니 자기도 차마 치진 못하겠는지,
욕하고 따지고 참 세상에 이런 인간 말종들도 있구나 했어요
그리고 왜 주윗 사람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입어도 말 안하고 참는지 그제야 이해가 좀 되더라고요
나중에 너무 화나 가서 그 엄마한테 오목조목 잘못한 걸 이야기해더니 할말이 사라졌는지 애엄마의 레파토리를 그대로 따라하시던데요
'그럼, 애 있는 집은 외식도 못해요?'
'애가 통제가 안되는데 어떡해요?'
'그럼 이동네 오지 말아요?'
'애가 뛰어다닐 수도 있지'
'애 안 키워봤어요?'
어디서 참 많이 들어본 이야기죠?
그 애엄마한테 그랬습니다
통제가 되지 않으면 타인에게 민폐니까 나오지 않는 게 맞고,
외식을 하던 말던 그건 그쪽 자유인데 애 교육 제대로 못 시킬 거면 집에서 먹으라고
애들 통제 못하는 게 자랑도 아니라고 했더니 씩씩 거리다가 나중에 주변 분위기가 너무 싸해지고
종업원들도 우리 편을 들고 하니까 툭, 치면서 그 나이 한참 많은 애아빠가, '지송하다고요' 이러고 말던데요 하하
지금도 지인은 저때 이야기를 하면 식은땀이 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그러다가 칼 맞는다고 제발 그러지 말라고도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나중에 주인분도 저희 테이블에 와서 똥 밟은 거라고 저 사람들 들어올 때부터 진짜 재수없어서
자기도 너무 짜증이 났는데 미안하다고 도리어 저희한테 사과하면서 계산하실 때까지 내내 안절부절 못하셨어요
늘 하는 이야기지만 아이의 부모를 보면 아이가 보여요
요즘 우리나라는 너무 아이한테 관대한 사회라 적반하장인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 몇년사이에 또 개념없는 사람들을 보니까 또 사회분위기가 바뀐 건가 싶더라고요
나중에 주변 사람들이 그 식구를 다 째려보고 그러니까 저한테 사과를 한거지,
아마 주변에 보는 눈이라도 없었으면 어디 얻어맞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제가 외국 생활이 길어서 정말 한국이 이렇게까지 아이 교육이 망가졌다고 실감을 못하다가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교육이 얼마나 잘못된 곳으로 가고 있는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아이라서 뛸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아이들을 못 뛰게 하고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가르치는 게 부모랍니다
내 아이한테 싫은 소리했다고 눈 뒤집어가며 욕하지 말고 그런 이야기 듣기 싫으면 예절부터 가르치세요
어린 아이들이 통제가 되질 않는다면 그건 훈육의 잘못이고 부모의 무책임입니다
서양 아이들은 왜 그렇게 얌전하냐고 여쭤보는 글을 봤는데,
부모가 엄격하게 선을 긋고 교육을 시켜서 그럽니다
물론 거기도 말 안듣는 애들이 당연히 있겠지만 그런 아이들은 부모가 애초부터 데리고 나오질 않으니 모르는 거예요
소중한 내 자식,
어디가서 욕먹이지 말고 이번 사건처럼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교육 좀 시키세요
채선당 임산부 같은 여자가 애를 낳으면 된장 국물 같은 애가 되는 거예요
애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내 아이는 집에서 아끼시고요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게 서로 좀 조심조심 살아갑시다
자꾸 애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는데 아이 문제는 각박해야하는 게 맞습니다
정주고 예뻐하는 건 혈육들끼리 하시고 밖에 나와서는 각박하게 구세요
그래야 내 아이도 단속할 수 있고 타인에게도 폐 끼치지 않으며 이번 일 같은 어이없는 사건도 안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