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아기를 좋아하던 타입이 아니었어요.
시집가기전에 아기를 낳기전에.. 남의 아이 한번 제대로 안아준적 없었고
친구들이 아이 데리고 나온다고 하면, 손사레를 쳤지요. 데리고 나와도, 까꿍 한번 해주고, 내일에 집중..
아이가 예쁜거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친구들 애들이 떼부리고 울고, 고집부리는거.. 쩔쩔매며 다 받아주는 친구들이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
거기에 독설을 날리곤 했지요. 나라면 저렇게 안받아준다고. 소리를 냅다 지르거나, 맴매를 해서라도 버릇을 확 고쳐놓는다라고요.
아이를 어린이집 처음 보낸 친구가 저에게 울면서 전화한게 생각납니다.
우는 아이 떼놓고 나오는데 눈물이 났대요.
거기에 대놓고 파안대소 해줬었습니다. 아니 하루이틀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몇시간 고작 떨어지는것이며 아이가 못갈데 간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갔는데 왜 눈물이 나냐???
근데요 근데요... 제가 아이를 낳고 나니 저도 바뀌어가는 제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제안엔 도통 사랑이라곤 없는줄 알았거든요. 완전 얼음장에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우는 모습만 봐도 사랑스러워 미칠거 같습니다 .
남들이 볼때, 객관적으로 이쁜 얼굴 아니지만, 제눈엔 정말 천사가 따로없을정도로 예뻐보이고요
아이의 작은 추임새와 행동 하나하나가 그리도 사랑스러울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우푸푸푸 하면서 침을 제 얼굴에 튀겨내는데.. 그것도 너무 귀여워서 침 다 받아줬답니다. ㅋㅋ
정말 저는 인내심이 없는 녀자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실제로 남편에게 아직도 버럭 잘하고요 ;;; )
아이 앞에선 인내심의 바닥을 파고 내려갑니다. ㅎㅎ
물론 아이 보느라 집에선 늘 그지꼴에 머리도 못감고.. 옷은 늘 입던옷..
옷장엔 지난 여름,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입었던 옷들만 걸려있네요. ( 즉 집에만 있어 겨울옷도 거의 꺼내놓지 않았단 말이죠잉 ;;; ) 정말 하고 싶었던 제 일은 뒤로 훌쩍 미뤄놓았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잔지 오래여서 다크써클 대박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아이가 이뻐 미치겠네요. 그 작은 어깨 꼭 껴안고 있음 마음이 울컥할 정도로요...
제가 유난스런 엄마인가요 ? 헤헤
그냥.. 애기 키우는건 너무 힘들지만.. 사실 얻는것이 더욱 많네요. 제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죠..
언젠가 강심장에서 윤종신이 한 말이 생각나요.
애를 낳기 전에는 낳아봤자 하나만 낳아야지.. 라고 생각했다고. 그만큼 아이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고 /
그런데 첫애를 낳아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저렇게 고귀한 것들이 몇명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대요.
그말이 정말 공감이 되더군요.
천사같은 아기.. 지금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아기의 마음속에 정말 사랑만 심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