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가 저를 바꿔놓네요 ...

내아기 조회수 : 1,209
작성일 : 2012-02-29 10:38:00

 

정말이지 아기를 좋아하던 타입이 아니었어요.

시집가기전에 아기를 낳기전에.. 남의 아이 한번 제대로 안아준적 없었고

친구들이 아이 데리고 나온다고 하면, 손사레를 쳤지요. 데리고 나와도, 까꿍 한번 해주고, 내일에 집중..

아이가 예쁜거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친구들 애들이 떼부리고 울고, 고집부리는거.. 쩔쩔매며 다 받아주는 친구들이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

거기에 독설을 날리곤 했지요. 나라면 저렇게 안받아준다고. 소리를 냅다 지르거나, 맴매를 해서라도 버릇을 확 고쳐놓는다라고요.

 

아이를 어린이집 처음 보낸 친구가 저에게 울면서 전화한게 생각납니다.

우는 아이 떼놓고 나오는데 눈물이 났대요.

거기에 대놓고 파안대소 해줬었습니다. 아니 하루이틀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몇시간 고작 떨어지는것이며 아이가 못갈데 간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갔는데 왜 눈물이 나냐???

 

근데요 근데요... 제가 아이를 낳고 나니 저도 바뀌어가는 제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제안엔 도통 사랑이라곤 없는줄 알았거든요. 완전 얼음장에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우는 모습만 봐도 사랑스러워 미칠거 같습니다 .

 

남들이 볼때, 객관적으로 이쁜 얼굴 아니지만, 제눈엔 정말 천사가 따로없을정도로 예뻐보이고요

아이의 작은 추임새와 행동 하나하나가 그리도 사랑스러울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우푸푸푸 하면서 침을 제 얼굴에 튀겨내는데.. 그것도 너무 귀여워서 침 다 받아줬답니다. ㅋㅋ

 

정말 저는 인내심이 없는 녀자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실제로 남편에게 아직도 버럭 잘하고요 ;;; )

아이 앞에선 인내심의 바닥을 파고 내려갑니다. ㅎㅎ

 

물론 아이 보느라 집에선 늘 그지꼴에 머리도 못감고.. 옷은 늘 입던옷..

옷장엔 지난 여름,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입었던 옷들만 걸려있네요. ( 즉 집에만 있어 겨울옷도 거의 꺼내놓지 않았단 말이죠잉 ;;; ) 정말 하고 싶었던  제 일은 뒤로 훌쩍 미뤄놓았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잔지 오래여서 다크써클 대박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아이가 이뻐 미치겠네요.  그 작은 어깨 꼭 껴안고 있음 마음이 울컥할 정도로요...

 

제가 유난스런 엄마인가요 ? 헤헤

그냥.. 애기 키우는건 너무 힘들지만.. 사실 얻는것이 더욱 많네요. 제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죠..

 

언젠가 강심장에서 윤종신이 한 말이 생각나요.

애를 낳기 전에는 낳아봤자 하나만 낳아야지.. 라고 생각했다고. 그만큼 아이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고 /

그런데 첫애를 낳아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저렇게 고귀한 것들이 몇명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대요.

그말이 정말 공감이 되더군요.

 

천사같은 아기.. 지금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아기의 마음속에 정말 사랑만 심어주고 싶네요.

 

 

IP : 203.210.xxx.1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29 10:50 AM (222.120.xxx.63)

    저랑 비슷하시네요. ^^
    행복이고 기쁨이에요.

  • 2. ㅇㅇㅇ
    '12.2.29 10:50 AM (222.112.xxx.184)

    다른 건 몰라도 애가 버릇없이 굴면 단호하게 버릇 고쳐주는건 하세요.
    아무리 아이가 사랑스럽더라두요.

  • 3.
    '12.2.29 10:56 AM (115.140.xxx.84)

    저결혼후 미혼친구들
    님만큼 차갑진않았어도 서운한적 많았네요
    원글님 너무 하셨네요 ㅡ.ㅡ

  • 4.
    '12.2.29 1:38 PM (175.116.xxx.62)

    저 안바뀌네요. 님같은 사람들때문에 사람들이 그랬죠.
    낳아봐라 이쁘다...

    외적으로 이쁘기야 이쁘죠. 부모가 이쁜데.컥
    그렇다고 굳이 내가 낳아야할필요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375 손님접대시 견과류 뭐가 좋을까요? 5 격식없음 2012/05/04 1,092
103374 홍콩 싱가폴 가장 여행하기좋은 시기 3 여쭤봅니다 2012/05/04 13,802
103373 격 있는 사람이란게 어떤 사람일까요? 3 .... 2012/05/04 3,371
103372 돼지고기를 얼마나 준비를 해야할지 6 1인분은 얼.. 2012/05/04 835
103371 딩크족 후회.... 89 후회해요 2012/05/04 114,954
103370 오프닝 오일 사려면 어디서? 빵미 2012/05/04 870
103369 상가집 갔다왔는데요 3 산책 2012/05/04 2,978
103368 교회에서 반강제적 기금마련 20 힘듬 2012/05/04 1,981
103367 버스터미널 부근 구경할곳 2 사천행 2012/05/04 661
103366 수시/일반전형에서 소개서 1 샤방이 2012/05/04 882
103365 에어컨 벽걸이? 스탠드? 어느걸로 살까요? 5 시원한 여름.. 2012/05/04 1,916
103364 설화수기초세트(10만원정도) 좀 오버일가요? 4 초6 스승의.. 2012/05/04 2,275
103363 어린이날선물 2 과외샘 2012/05/04 824
103362 시댁과의 거리 유지 문제 조언해주세요. 21 속풀이 2012/05/04 4,137
103361 검역검사본부 직원 왈, 광우병쇠고기 검사 못한다네요 닥치고 수입.. 2012/05/04 890
103360 지하철 9호선 인상 문제 ㅠ.ㅠ.ㅠ.ㅠ.ㅠ.ㅠ 7 생활의발견 2012/05/04 1,765
103359 첫눈에 후광 팍팍 이야기들 궁금합니다. 9 ... 2012/05/04 7,755
103358 쇼파베드 4 눕고만 싶.. 2012/05/04 1,213
103357 무한도전이요.....도대체 언제 다시할까요?ㅠㅠㅠㅠ 5 ..... 2012/05/04 1,344
103356 같은 고민도 무게가~~ 1 참 이상하죠.. 2012/05/04 653
103355 가죽가방 염색해보신 분 있나요? 2 혹시 2012/05/04 3,088
103354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곡 있는 분? 6 .. 2012/05/04 1,208
103353 이시간에 남편이 전화를 수신거절하더니 배터리를 뺐어요. 4 2012/05/04 2,715
103352 연아 스케이트 쇼 자리가 B좌석이라면 좀 보이긴하나요? 1 궁금 2012/05/04 1,296
103351 댓글 읽다가 스트레스 받을때가 많네요 18 ........ 2012/05/04 2,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