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아버지 말씀... 그런데 밉지가 않아요.

밉지 않아.. 조회수 : 3,185
작성일 : 2012-02-28 13:29:27

저희 시아버님 오리지날 경상도 분이에요.

경상도 중에서도 완전 산골 출신이시고,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평소에 굉장히 무뚝뚝+과묵하세요.

대화 스킬 많이 부족하셔서 어쩌다가 본인 의견 말씀하실 때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버럭 하시거나

좀 얼토당토 않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신랑도 아버님이랑 대화하는거 싫어하고 많이 부딪히는 편이에요.

설날,

며느리들 친정이 멀어 점심 먹고 시댁을 나서 친정으로 향하곤 하는데

차례 후 진지 드시면서 멀리 운전하고 가려면 힘드니깐

명절 두 번 중 한 번만 친정에 가라고...

그리고 얼마 전,

주말부부하는 저희한테 아들이 주말마다 집에 내려가기 힘드니(1시간 반 거리),

저보고 격주로 시댁으로 올라와서 같이 지내라고 하시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임신 4개월 중이고, 신혼 초기에는 신혼집을 신랑 가까운 쪽에 얻어

1년 동안 제가 3시간 거리를 운전하고 다녔어요.)

신랑은 자기도 무안했는지 나중에 전화로 아버님 말씀 염두에 두지 말라고 하던데

저는 화가 나기 보다는 아버님이 왠지 외롭고 자식들 더 곁에 두고 싶으신 마음을 말씀하신다는게

어쩌다 보니 저렇게 표현하신 것 같아 좀 짠 해요.

요새 기운이 많이 없어지신 것 같기도 하구요.

겉으로는 무뚝뚝 하셔도 속정은 깊으시거든요.

IP : 115.94.xxx.1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28 1:35 PM (59.22.xxx.245)

    원글님 깊이 있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뻐요

  • 2. 사랑스런 며느님
    '12.2.28 1:39 PM (222.106.xxx.220)

    어른 속 헤아릴줄 아는 좋은 며느리시네요.
    그래서 시아버님도 더 곁에 두고싶으신가 봅니다.

  • 3. 원글
    '12.2.28 1:40 PM (115.94.xxx.11)

    ㅎㅎㅎ 저 엄청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근데 그냥 아버님 마음이 그렇게 느껴졌어요.

    두번째 댓글님 말씀처럼 친정부모님과는 사이가 많이 좋아요.
    친정부모님이랑 통화하는거 옆에서 들으면 다들 친구랑 통화하냐고 --; ^^

  • 4. 원글
    '12.2.28 1:41 PM (115.94.xxx.11)

    며칠 전에 시댁 갔다가 혼자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왔거든요.
    아버님께서 생전 전화 안하시는데 잘 들어갔냐고 전화 주셨더라고요. ^^
    감동...

  • 5. 마음이
    '12.2.28 1:42 PM (121.182.xxx.209)

    원글님 마음이 참 예쁘네요.
    나쁘게 받아들이면 시아버님 흉으로 비칠텐데도 좋게 받아들이시니 다행이에요.
    저도 경상도인데 시아버님이 며느님을 자주 보고 싶나봐요. 경상도분들이 표현을 잘 못해서
    저런식으로 말씀하시죠...애교많은 며느리라면 시아버님 껌뻑 넘어갈걸요~

  • 6. 웃음조각*^^*
    '12.2.28 1:44 PM (125.252.xxx.136)

    시아버님께서 며느리 복이 엄청많으신 듯. 시아버지계의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분이시네요^^

  • 7. 원글
    '12.2.28 1:46 PM (115.94.xxx.11)

    자식들이 착한 편이라서 다들 자주 찾아뵙는데 저희만 자주 못 찾아뵈요.
    임신 초기에 유산기 있다고 의사샘이 움직이지 말라고 하기도 하셨고,
    신랑도 주말에 도서관 가거나 집에서 조용히 있는걸 좋아해서요.

    어머님께만 주말에 전화 드리는데, 아버님께는 거의 연락 못드려요.
    어색하기도 하고 .. 드릴 말씀도 잘 안 떠오르고...

    자주 못찾아뵈니 의식적으로라도 전화 자주 드려야겠어요.

  • 8. 원글
    '12.2.28 1:46 PM (115.94.xxx.11)

    웃음조각님~
    저 진짜 기본도 못 하는 며느리에요 ㅋㅋ

  • 9. 이해의폭
    '12.2.28 2:05 PM (124.50.xxx.136)

    이 남다르신거 같아요.원글님.
    앞에서 잘한다 칭찬하고 뒤로 며느리 흉보는 얄팍한 시어머님보다 이런 시아버지가
    짠하긴 하지요. 많은 말씀 안하시고 한마디 툭..에 정을 느끼는 원글님의 인품도 훌륭하게 보여요.

  • 10. ...
    '12.2.28 3:26 PM (147.46.xxx.66)

    와 정말 좋은 분이시다.. 저를 뒤돌아보게 되네요..
    (하지만 저희 시아버니 시어머니는 아이같은 분들이셔서...;;)

  • 11. 원글
    '12.2.28 4:50 PM (115.94.xxx.11)

    다들 좋게 말씀해주셔서 제가 좀 무안하네요.. ^^
    댓글 하나하나에도 인품과 통찰력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 12. .....
    '12.2.28 6:55 PM (211.33.xxx.141)

    원글님 예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311 온라인카페활동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이렇게나 많이간.. 4 의외 2012/03/06 1,454
79310 뉴욕타임스 보실분~~ ㄹㄹ 2012/03/06 715
79309 6살에 저녁 먹고 나서 상 펴서 엄마랑 공부하는 거 힘든가요? 17 난감 2012/03/06 2,411
79308 노르웨이산 고등어 드시는분계세요? 9 고등어 2012/03/06 4,674
79307 처음으로 유치원버스에 태워보낸 날이에요. 10 썬팅이 너무.. 2012/03/06 1,569
79306 소변에서 피가 나온데요.. 5 ㄴㄴ 2012/03/06 2,125
79305 와사비과자는 어디서 사시나요? 1 남대문 시장.. 2012/03/06 1,037
79304 본인에게 잘 맞고 고수하는 옷 메이커 있나요? 13 섹시케주얼 2012/03/06 2,865
79303 기온은 올랐는데 왜 더 춥게만 느껴질까요? 4 추워요 2012/03/06 1,781
79302 5세 남아가 너무 피곤해해요 T T 4 웅튼엄마 2012/03/06 1,503
79301 잘 아시는 분~ 2 방과후 컴퓨.. 2012/03/06 487
79300 3월 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3/06 528
79299 문어가 소화 잘 되는 음식인가요? 6 2012/03/06 3,795
79298 상대방이 이런 말을 하면?? 1 뭐 이런 여.. 2012/03/06 762
79297 초6남...거기에 털나면 이제 키안크나요 5 소복 2012/03/06 9,707
79296 선배님들께 여쭙겠습니다 1 푸른하늘 2012/03/06 503
79295 "손수조 지지율 급등세..문재인과 10%안팎".. 10 2012/03/06 1,922
79294 천재교육문제집 풀었는데 팔아도될까요? 6 천재 2012/03/06 1,137
79293 올해 중3부터 고입 지역지원 다시 바뀌나요? 4 2012/03/06 961
79292 핀란드로 유학갈 수 있어요? 2 ----- 2012/03/06 2,113
79291 예전에 해외근무(건설현장) 때문에 글 올렸는데요..다시 한번 봐.. 4 .. 2012/03/06 884
79290 냉동실 정리용기 실리쿡 좋은가요? 4 결제직전 2012/03/06 4,470
79289 아침에 아이 혼내서 학교보냈어요 2 2012/03/06 1,175
79288 아들이 고2가 되네요. 체력증진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보조식품.. 6 고딩맘 2012/03/06 1,647
79287 올 봄 여성복 유행스타일과 색상은 뭘까요.,트렌치코트 색도 유행.. 4 이번주에 백.. 2012/03/06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