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오늘밤은 쉽게 잠을 못이룰것같아요..
어디든 털어놓지않으면 제가슴이 이 무거움을 이겨낼것같지않네요.
결혼생활 벌써 21년이 됐습니다.
공부잘하고 머리좋던 아들녀석은 커가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4년제대학 겨우 가서 그나마도 일학년을 통으로
학사경고받고 군대간다고 휴학한게 벌써 일년도 넘었는데 집에만 있습니다.
남편은결혼하고 얼마안돼서 학교 운동부 감독으로 갔습니다.
평생 운동만 한 사람이라 결혼할때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그쪽으로 가고싶다할때 저는 두말않고 그러라했습니다.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이었던지 시작하자마자 폐지위험에 있던 팀을 단숨에 우승으로 이끌고 그뒤부터 해마다
우승아니면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몇년이 지나서 그보다 성적이 덜한때도 있었지만 그 어렵다는 대학진학도 빠짐없이 시키고 제가 옆에서 보기에도
참 열심히 했습니다.
집에 정상적으로 퇴근하는날은 거의 드물었고 한참때는 새벽 3~4시가 기본이었고 지금까지도 일요일도 가르칩니다.
워낙 결혼하고 얼마안돼서 아이도 생겼고 아이키우는 낙에 남편이 거의 매일 술에 취해들어와도 여지껏 술마시는 일로
바가지긁은적 없습니다.
다 그렇게 사는줄 알았고 그쪽 계통을 제가 잘모르니 그냥 처음부터 그런줄알고 살았지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쪽계통이 워낙 불안정한 일자리입니다.
채 일년이 안돼서 잘리는 사람도 많고 성적이 안좋으면 언제 그만두게될지도 모르는 항상 외줄타기같은 직업이지요.
그런데서 중간에 잠시 1~2년정도 다른데서 근무한걸 제외하면 같은데서 쭉 근무하면서 성적도 내고 국가대표감독도 한 이쪽에선 꽤 실력이 있는 편입니다.
본인이 하는 일에서만은 철저한 편이었으나 정작 아이둘을 키우는 동안 그모든건 저혼자만의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아들은 남자애니까 어느 순간에는 같은 남자인 아빠가 적절한 길라잡이가 돼주어야하는데 저혼자서는 감당할수
없었습니다.
목욕탕을 가거나 자전거를 배워주고 공놀이를 해주고 남자로서 커가는걸 옆에서 코치해주는 사람도 없이...
이제 남편도 50을 훌쩍 넘기고 이쪽 계통에서는 거의 최고참이 되어갑니다.
프로에서 나오는 제자들도 있고 더구나 올해는 선수들의 실력이 저조해서 성적내기도 힘들것같다합니다.
이일을 시작할때부터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는 얘기를 항상 듣고 살아왔는데 올해는 정말 힘들다하네요..
그러나 정작 제가 힘든건 남편이 일을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것보다 어려움이 닥칠때 보여주는 남편의 태도에 있습니다.
아침에 두어숟가락 뜨고 휑하니 나가면 거의매일 밤늦게 들어오고 수시로 시합참관이나 전지훈련으로 집을 비우기 일쑨데
오랜 결혼생활동안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적이 별로 없습니다.
남편은 자기가 바람피는것도 아니고 돈을 안벌어다주고 마누라 패는것도 아니고 꼬박꼬박 월급갖다주니 본인의 할일을
백프로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합니
결혼초에는 저도 일을 했지만 아이낳고 키우면서 전업으로만 살아와서 남편혼자 외벌이로 고생한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도 사치한적없고 아주 짠순이로는 안살았지만 큰 욕심없이 적은 월급으로도 꾸려왔습니다.
항상 대화가 통하지않는 남편때문에 갈증을 느꼈지만 제가 선택한 결혼이라 ..
저는 보통의 여자들이 그렇듯 대화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하고는 대화가 안됩니다.
어쩌다 시간날때도 그저 농담따먹기같은 소리나 하거나 돈문제같은 현실적인 얘기외엔 ..
예전엔 술을 마시고 들어와도 픽 꾸부러져서 자는게 다였는데 언제부턴가 술먹고 들어와서 시비를 겁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로 시비를 걸고 욕을 합니다.
얼마전부터는 너희들만 (애들이랑 저) 없으면 나혼자 잘살수있는데 집에오면 짜증난다고 고마움을 *도 모른다는둥
얼마전에는 술이 취해서 저희가 세를 받고있는 집이 있는데 그집을 제가 하고 이집은 내가 할테니 애둘 데리고 나가라는둥
횡설수설해댑니다.
밖에 일이 힘들어서 그러려니 이해하려해도 아무리 밖에 일이 힘들다고 저런말을 다들 하는건 아닐텐데 여지껏 저마음속에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을까싶으니 배신감도 들고 더럽고 치사한 생각도 드네요.
날이 갈수록 술먹고 들어와서 시끄럽게하고 고3 딸아이 늦게 잠들었는데도 큰소리로 시끌벅적하게 해서 깨웁니다.
뭐라하면 욕을 하면서 투덜거리고 씨바소리를 뱉어댑니다.
저는 그런 욕을 듣는게 너무도 정신이 황폐해지는것같아서 견디기 힘이 듭니다.
이 **년아 소리를 듣고 나면 가슴이 문드러지는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애들도 다 듣고있는데...
오늘밤도 12시넘어 들어와서 라면 끓여달라합니다.
라면이 없다해도 막무가냅니다.
슈퍼가서 사오라합니다.
슈퍼 문닫았다해도 못알아듣습니다 계속 똑같은 소리로 라면끓여달라고 욕을합니다.
저는 미칠것같아서 잠옷바지위에 파카만 걸치고 지갑들고 나와서 택시타고 옆동네 편의점가서 라면사서 택시타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택시비 6천원에 라면값7백원...
물받는데 안먹는다고하네요...
이집 내놓고 자기는 오늘부터 학교에서 잘테니 자기는 혼자살고싶다고
너희들만 아니면 나는 혼자 잘먹고 잘살수있다고 저랑 애들한테실컷 고생해봐야정신차린다고 퍼붓습니다.
그러고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라면 달랍니다 먹고 학교가겠다고...
라면 다먹더니 도로 옷벗고 침대가서 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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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더들고 술을 못이기면 저놈의 술쿠세는 더 심해질텐데 ..상상만해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지금 제심정은 술깨서 맨정신에 서류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 어디가서 뭘해도 맘은 편할것같은데 고3 딸아이가 걸립니다...
속상한 마음에 여기 털어놓았는데 횡설수설 얘기가 뒤죽박죽인것같습니다.
아무도 몰라도 혼자 여기 쓰면서 조금이라도 무거운 마음을 덜어볼려고 쓴글이니 양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