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연락 한 번 안 하다가 시댁 욕할때만 가끔 카톡하는 친구
내 얘기엔 귀 한 번 안 기울여주는 친구
자기 생일에 선물은 받으면서 생일턱은 안 내는 친구
기혼자로서의 우월감 잔뜩 드러내며 아직 팔팔한 20대인 저한테 "너같은 쌩처녀귀신 흔하지 않아"라는 친구
둘째 돌잔치하는데 둘째라서 거창하게 하긴 좀 그래서 스냅 찍을 사진가는 안 부를건데
사진이 없으면 섭하니까 나한테 와서 사진까지 찍어달라는 친구(제가 취미로 사진을 찍거든요)
그래도 명색이 젤 친한 친구 그룹 중 한 명이라(애땜에 친구가 밖에 못 나와 얼굴은 일 년에 두어번 볼까말까 하지만)
돈 10만원은 들고가야 하지 않을까
사진 찍느라 밥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스트레스 받고있는데
그거랑 비슷한 시기에 하는 직장상사 첫아이 돌잔치...
저한테 그동안 싫은소리 한 마디 안 하시고 넘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마음이 고마워서
돌잔치 기꺼이 가고싶고
전속 사진가 부르시겠지만 제 카메라로 사진 따로 찍어서 사진첩 선물도 따로 드리고 싶고 그러네요
이렇게 20년지기 친구 하나 마음속에서 정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 결혼할때도, 새 집 이사갈때도, 첫 딸 태어날때도
바리바리 돈이며 선물 싸들고 갔는데도 밥 한 끼 얻어먹어본 적 없어서 서운했는데
이젠 둘째 돌잔치까지 끝나서 더이상 부를 일도 없을거같으니 그냥 이 친구는 정리하려구요...
걍...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