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적 아름답고 아련한 추억 하나..^^

.... 조회수 : 1,292
작성일 : 2012-02-22 14:14:06

제가 초등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인지.. 정확히 몇학년인지 기억은 안나요..

아마 가을 즈음이었어요.

학교에서 숙제로 "이달학습"이라는 문제집을 풀게 했는데, 슬기로운 생활 시간에 여러 식물의 씨앗에 대한 내용이 있었어요.

일요일 오후에 집 거실 탁자에 쭈그리고 앉아 이달학습을 푸는데

"감의 씨앗을 쪼개면 숟가락 모양이 나온다"는 내용의 문제가 나왔는데 어린 저에겐 금시초문이었거든요.

그때 마침 탁자에 엄마가 감을 깎아다 주셨고 바로 그 자리에서 엄마가 감씨앗을 과도로 반으로 잘라서 보여주셨어요.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어린 마음에 얼마나 그게 신기하던지..

어린 나이었지만 속으론 꽤나 늙었었는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별로 재밌거나 신기하진 않았었거든요.

근데 그 감 씨앗 속의 숟가락은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지금까지도 그 오후의 기억이 생각나곤 해요.

엄만 늘 혼내지 않고 자상하게 제 공부를 봐주시곤 했거든요.. 옆에서 과일 깎아주시던 엄마모습도 생각나서 미소짓곤 해요..

근데 얼마전에 남자친구랑 감을 먹다가...

남자친구가 어릴때 아버지랑 감을 먹다가 감 씨앗을 반으로 쪼개서 숟가락모양을 보여주셨다고..

너 감씨앗 속에 숟가락 있는거 알아? 라고 하는데

남자친구에게도 어릴적 감씨앗의 추억이 있구나.. 싶어서 괜히 찡해지더라구요.

얼마전에 남자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저희 엄만 여전히 너무 좋은 엄마로 제 옆에 계시지만..

그냥.. 사실 이렇게 쓰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데..

제겐 어릴적 그 오후의 엄마, 감, 이달학습.. 그게 다 아름답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IP : 211.114.xxx.15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2.22 2:19 PM (58.239.xxx.82)

    그렇군요,,간유리 한 겹 통해서 들어오는 은은한 햇살 같은 그런 추억느낌,같아요,,

    맘이 평화로와 지네요

  • 2. 벼리
    '12.2.22 2:24 PM (121.167.xxx.136)

    덩달아 찡~해져요. 아무것도 아니지 않아요.

    이달학습 반가워서 글남겨요~~

    다달학습도 있었어요. ^^

  • 3. 원글이
    '12.2.22 2:28 PM (211.114.xxx.153)

    맞아요.. 다달학습도 있었네요^^;; ㅎㅎ 전 아직 미혼이라 요즘도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희땐 이달학습이 메이저였고 다달학습 푸는 애들은 거의 없었어요.. 학교에서 이달학습을 일괄구매 했었거든요.. 그땐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분명 이달학습에서 학교측에 리베이트를 주었을것 같은 느낌... ㅎㅎ 아는게 병이네요^^

  • 4.
    '12.2.22 2:51 PM (125.128.xxx.42)

    매일학습 아녔나요? 아니, 제일 쉬운 게 매일학습이었나? 아주 엄청 쉬운 게 있었어요.

  • 5. ..
    '12.2.22 3:00 PM (211.224.xxx.193)

    맞아요. 저희형제도 저거 해봤어요. 감씨속에 숟가락 다 똑같나봐요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447 블랙리스트폰 제도라는 게 뭔가요?? 1 코발트블루2.. 2012/03/08 581
79446 미국인 친구의 서울 관광가이드 조언부탁드려요 3 goodni.. 2012/03/08 930
79445 전 정말 제 스타일을 못찾겠어요..ㅠ.ㅠ브랜드 추천 절실.. 3 고민녀 2012/03/08 1,858
79444 민주당 사람들 이런 사람입니다 2 꼭 봐주세요.. 2012/03/08 949
79443 남자 여자 만나서 결혼하는게 대단한인연인지요? 3 2012/03/08 1,694
79442 한명숙 대표님 꼭 그렇게 사셔야 하나요? 2 하화화 2012/03/08 1,142
79441 중딩인데 공부못하는 아이 집에서 뭘 할까요 5 성적이 뭔지.. 2012/03/08 1,624
79440 자동차 잘아시는분 좀 알려주세요. 3 차가이상해요.. 2012/03/08 658
79439 글루텐 프리 밀가루 사는 법(곳) 아시는 분!? 도와주세요~ 6 나모 2012/03/08 2,114
79438 컴퓨터 글씨가 흐린데요 3 .. 2012/03/08 639
79437 고1 입학생 엄마입니다 5 도와주삼 2012/03/08 2,096
79436 해품달...김수현 그리운 분들은 이 동영상 좀 보시어요..ㅎㅎ 2012/03/08 1,120
79435 혹시 예전에 아끼는 가방을 친구가 남친에게 줬다는 글 기억나세요.. 2 ... 2012/03/08 1,822
79434 마가렛 대처는 어떤 총리였나요? 20 철의 여인 2012/03/08 2,770
79433 [질문] 악성채무자인 아버지와 같은 집에서 살면 융자신청에 문제.. 절절 2012/03/08 583
79432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면 암내가 당연하게 나는 건가요? 6 ?? 2012/03/08 3,184
79431 [댓글절실] 25년된 나홀로동 아파트...수돗물과 엘리베이터 괜.. 13 답변부탁드립.. 2012/03/08 3,138
79430 홍대 인근 인도 요리점 웃사브 어떤가요? 4 ... 2012/03/08 990
79429 초등학생들 피아노학원은 왜 꼭 보내나요 ? 17 잘몰라서 2012/03/08 8,588
79428 북송반대시위 언제하는지 알고계신분~~~ 4 파란자전거 2012/03/08 472
79427 신발봐주세요. 워커부츠 3 신발 2012/03/08 1,049
79426 서세원, 목사로 제2의 인생 "아이들도 좋아해".. 5 호박덩쿨 2012/03/08 1,949
79425 고대녀 김지윤의 화려한 공약들 1 ㅠㅠ 2012/03/08 871
79424 동요 좋아하세요? 동요 추천드릴께요. 2012/03/08 641
79423 공천은 언제 끝나나요? ... 2012/03/08 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