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사를 가게 됐는데 엄마가...

나루미루 조회수 : 1,307
작성일 : 2012-02-22 11:32:44

이사 갈 집 후보 중 하나가 안주인이 돌아가신 집이랍니다.

모친이 그렇댄다, 어떠냐? 하시길래 사람 사는 집에서 누구 돌아가시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최종 후보 중 결국 그 집이 정해졌고 저도 벽지며 가구며 내 방 꾸밀 생각을 하던 중에

갑자기 어머니가 난 그 집 죽어도 못 들어간다...라는???

생각할 시간이 없던 것도 아니고, 다른 집이 없던 것도 아니고,

아버지랑도 가서 보고, 이모랑도 가서 보고, 동생네랑도 가서 보고,

모친 명의로 모친이 사는 집이기에 계약도 손수 하고 와서는

당장 그날 저녁부터  '기분이 안좋다, 그 집 들어가면 내가 죽을 것 같다, 작은 아파트 얻어 살다가 3년 후 팔거다.'

라는 구체적 계획까지 토로하시대요.

애초에 부동산에서 처음 소개할 때 이미 내력을 밝힌 집입니다. 모르고 보신 집이 아니에요.

그렇게 맘에 걸리면 왜 계약하고 왔느냐, 라고 하니 아버지랑 같이 갔다가 아버지가 부추겨서 해버렸다.

에...또...울 모친은 잘못을 약간 남의 탓 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많이 소심하고, 살짝 나약하신 분이세요.

이성적으로야 갑자기 바뀐 모친의 갈등이 참 이해가 안가죠, 아버지나 동생이나 저랑 마찬가지 생각이에요.

아버지의 호통으로 결국 그 집에 들어가는 걸로 결정은 났으나

마음을 추스르려고 새벽 기도까지 가는 나이롱 신자 모친을 보기가 씁쓸합니다.

계약금 그냥 떼더라도 딴 집에 가고 싶다는 모친. 이성으로는 이해 안 갑니다.

하지만, 울엄마가 저렇게까지 싫어하는데,

남자들은 절대 이해 못해도 여자인 저는 이해하는 뭔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게 이사가도 나중에 작은 일 생기면 집 탓 할거 보이고요

그러면 자기 탓이다 우울증 걸리실 염려도 있습니다.

전 부모님과 같이 살아서 '진짜 이사'의 경험이 없어요.

여기 안주인 분들 중에 '처음엔 껄끄러웠으나 들어가 살다보니 괜찮더라.' 이런 경험 좀 나눠주세요.

이제 그 집으로의 이사는 돌이킬 수 없으니 울 엄마 위안이나마  드리게요.

IP : 218.144.xxx.24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
    '12.2.22 11:41 AM (180.71.xxx.76)

    저는 어머님 이해가 갑니다.
    딱 꼬집어서 어떻게 이해를 한다고 설명은 못하겠지만요
    거두절미하고 저는 어머님 이해해요
    그렇게 꺼림찍하고 싫으시다는데...
    아버님 설득 하셔서 어머님 의견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 2. ...
    '12.2.22 12:50 PM (180.71.xxx.64)

    몇년전 뭐에 씌인듯 이사갈 집을 후다닥 계약을 한적이 있어요
    이사날짜는 다가오는데 맘은 불안하고 잠을 도통 이룰수가 없었죠 ㅡ.ㅡ;;
    계약한 집에 이사를 가고싶지가 않을거예요
    평소 다른사람들보다 예지력이 있고... 그집 생각을 할수록 맘어딘가가 불편한거예요
    결국 이사는 안갔구요
    어머님께서 맘이 불편하시다면 다시한번 얘길해보세요
    사람사는집에 죽고사는 일 당연하겠지만
    그전 안주인분께서 그집에 사실때 돌아가셨는지..
    아프거나 사고사로 돌아가셨는지도 중요할꺼같아요
    집에 기운이란거 무시 못하거든요

  • 3. 나루미루
    '12.2.22 1:21 PM (218.144.xxx.243)

    예전 안주인은 암이셨고 돌아가신 건 병원에서였대요.
    저보다는 남동생네를 더 의지하니 남동생을 먼저 설득하면 엄마 맘 편하라고 편을 들어줬을 거에요.
    남동생이 엄마 편 들면 아버지도 수그러지셨을 거구요.
    해서, 동생부터 설득하고 둘이 같이 아버지를 설득하라 했건만
    그 하루를 못 참고 밤 늦게 아버지 붙잡고 얘기하다 호통만 들으셨어요.
    일단 아버지가 고성 지르고 나면 엄마는 '닥치고 순종'입니다.
    글 쓰고 리플 읽다보니 아버지의 그런 강함에 약한 어머니가 끌려서 결혼하신거구나 싶네요.
    본인은 깨닫지 못할지라도 강하게 나를 따르라 명령할 무언가를 원한 게 아니었을까.
    ...다만, 그러면서 '나는 가족을 위해 희생했어, 이게 사랑이야.'
    뒤에서 웅얼웅얼하는...그런 점은 저나 아버지나 저는 평소 못마땅해 여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엄마 편을 들어 다른 집 이사를 하게 되어도
    그러면 동생네가 대출에 천 만원 이자를 감당해야되는데
    집 때문에 대출하는 건 반대라고 분명히 밝힌 올케의 심정을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울엄마 편하자고 동생네에 부담을 주는 건 못할 짓이라는 걸 알만한 시누 개념은 있어요.
    아이고, 나는 싫지만 가족이 원하니 내가 희생한다는 엄마의 패턴이 명확히 드러나는 순간이네요.
    첫 님이 지적한 게 절반 이상 맞는 듯 싶어요.
    쓸까 말까 하루 이상 망설였건만 올려보길 잘했어요.

  • 4. 생각하기..
    '12.2.22 1:33 PM (49.50.xxx.237)

    아는집도 전 여주인이 암으로 시한부 받고 판 집을 샀어요.
    그것도 시세보다 훨씬 싸게.
    전 여주인이 사용하던 고급스런 소파, 식탁, 침대, 화장대 심지어 소품까지 다 헐값으로 샀는데
    아무 이상없이 잘 살고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031 가끔 이런 생각이들어요 1 해바라기 2012/03/08 447
79030 강정마을[빨간모자 할배들 등장] 아프리카 에서 강정 검색 1 사월의눈동자.. 2012/03/08 486
79029 잠실지역 충치치료 적당한 비용인지 봐주세요 3 jaimy 2012/03/08 724
79028 이바다를 지키는건 해적이고 이땅을 지키는건 산적이랑께 4 별달별 2012/03/08 488
79027 절친과 시어머니 26 ㅡ.ㅡ; 2012/03/08 12,041
79026 혹시 ikea 트롬소 2층침대 쓰시는 분 계신가요? 6 2층침대 2012/03/08 1,959
79025 62세 엄마, 황반변성이라는데요..더이상 진행 안되게 할수 있는.. 9 친정엄마 ㅠ.. 2012/03/08 5,021
79024 고려고등학교 아시는분 계세요.. 14 일반인 2012/03/08 6,690
79023 어제 짝 보셨나요? 여자 1호 어머니 정말 ㅡㅡ 7 2012/03/08 3,496
79022 초등입을야구점퍼.. 1 은새엄마 2012/03/08 482
79021 장동건, 차승원, 현빈, 정일우. 5 장조 2012/03/08 4,208
79020 혹시 난임으로 아이가 없으신분..나이가 들어서 지내기 괜챦은가요.. 8 모카치노 2012/03/08 2,726
79019 이마트 인터넷 쇼핑몰 이용하세요? 지금할인하네요.. 5 10%할인중.. 2012/03/08 1,638
79018 카레에 밥비벼 주고 출근했어요 우리 강아지... 12 !! 2012/03/08 5,224
79017 아저씨, 개시 잘못하셔쎄요~ㅎㅎ 4 비몽사몽 2012/03/08 1,402
79016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까요? 2 ... 2012/03/08 785
79015 냄비 처음 사요. 2 봐주세요^^.. 2012/03/08 759
79014 영어교재 액티브패드가 고장났는데 액티브 2012/03/08 418
79013 대구노보텔시티에서 2호선반월당역까지 걸으면 얼마나걸릴까요? 7 라플란드 2012/03/08 914
79012 오줌이 자주 마려우면 비뇨기과v s 산부인과 어디로 11 어느병원으로.. 2012/03/08 14,934
79011 안행복해도 웃고 싶고 행복한 인상으로 살고 싶어요 1 하소연 2012/03/08 759
79010 매나테크라고 아시는분요..(급) 6 팽이 2012/03/08 25,584
79009 독일제 하이드로마 칼 사용하시는 분들께 여쭐께요.(리빙방 중복).. 2 마담딕시 2012/03/08 532
79008 스마트폰 데이터 용량은 어느정도가 적당하나요?? 7 에효 2012/03/08 1,532
79007 새발(세발?)나물은 어떻게 해먹으면 제일 맛있을까요? 10 나물초보 2012/03/08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