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유학에서 돌아와 양가 도움없이 바로 결혼하느라
원룸보증금도 없이 신용대출로 빚내어 월세로 시작했습니다.
남편 시간강사, 저는 비영리기관에서 일했던 시기라 수중에 정말 돈 없었죠.
16평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 일년은 시댁에서 살았고
저도 침대 화장대 외에 따로 살림 장만하지 않았죠.
그러다 남편 직장때문에 독립했고
위에 말했듯이 월세로 원룸에서 시작했어요.
우리 힘으로 사는게 당연하다 여겼고
경제적 도움 없이 사는 자유로움이 좋아서 만족했습니다.
한동안은 양가에 용돈까지 드렸는데 대출금 압박으로 얼마 못가 끊었고
서울에서 직장근처에서 애키우며 살려니
돈이 모이질 않더군요. 전세는 꿈도 못꾸고요.
그래도 남편이 성실히 일해준 덕에 제법 괜찮은 곳에서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시아버지께서 한창때 하신 일이 꽤 잘되어 주변에선 강남에 빌딩 정도 가지고 있는 줄 알던데
전혀 아니고, 알기로 지금 살고 계신 100평 가까운 아파트가 전부라고 알고 있어요.
서울 아니라 10억 안되는 가격일거에요.
어머니께서 사교적이시라 여행 국내 국외 많이 다니시고 즐기시는 분이라
그렇게 즐겁게 지내며 건강하신게 좋다라고 여겼습니다.
두 분 사시는데 너무 넓어 관리비 많이 나오지 않냐고 하니
얼마 안나온다고 하셨고, 짐도 워낙 많아 방 다섯개가 꽉꽉 차있죠.
전 우리가 생활비 안드려도 되고 두 분 자립해서 살아가시는 걸로 너무 감사했어요.
근데 얼마 전 남편이 말하길 시부모님께서 생활비가 없어 빚을 많이 지고 계시답니다.
아마 마이너스 통장 같은 거 쓰시나봐요.
얼마전에도 어려워 하시는 것 같아 저희가 1000만원 넘게 드렸는데..
그때도 이 돈 없으면 큰 일 날뻔 했다..하시기에 그냥 하시는 소리려니 했는데.
시부모님 빚 있단 이야기 들으니 갑자기 머리가 띵 합니다.
그거 책임져줄 사람 없고 아무 대책도 의논도 없이 그렇게 쓰시다가
어느날 갑자기 우리한테 넘어오는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형제들 그럴 여유있는 사람 없고요.
앞으로 수십년?이 남아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집 판다고 해결될까요...
어디서 숨은 빚들만 나올 것 같은데요..
두 분 생활비도 만만치 않게 앞으로 계속 들어갈거고요.
저는 관리비 아낀다고 한겨울에도 찬물 설겆이 하고,
애가 뭐 먹고 싶다는 것도 참으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두 분 넓은 아파트에서 외국여행도 펑펑 다니시고 차도 얼마전 까지 외제차 포함 두 대..
매 번 코스트코에서 한 카트 가득.
냉장고 세 개가 꽉 차서 생선 한 마리 넣을 곳 찾기가 어려운 지경....
많이 허무하네요.
아직 닥치지 않은 일 염려할 필요 없다는 것도 알지만,
남편 앞에서 내색하기도 그렇고
가정 경제도 아주 타이트한데
허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