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애들이 아픕니다. 다섯살 세살인데요, 작은애가 먼저 콜록거리더니 큰애한테 옮겨서
큰애도 열나고 목 붓고 기침하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그래요. 한 사흘 됐어요.
오전에 큰애 데리고 병원 다녀오니 남편은 작은애 그냥 옆에 두고 코 골고 자고 있더군요.
아 그래요 원래 남편이 이런 사람이라 육아에 도움을 받거나 그런 태도에 화가 나는건 이제 그냥 포기했어요.
남편은 내내 자다가 출근 시간 임박해서 겨우 씻고, 애써 차린 점심상 거들떠도 안보고 출근하고
집에는 아픈 애 둘과 저, 이렇게 셋이 남아서 큰애 좀 다독여 재우고 작은애 아기띠로 안고 ..
큰애가 기침하느라, 열이 나느라 통 잠을 못 이루고 결국 금방 깨서 칭얼칭얼칭얼..
그러는 와중에 작은 시누이가 전화하셨네요. 집에 놀러오라구요.
애들이 이러저러 아파서 못가고 다음주에나 놀러 갈께요.. 하고 전화 끊었더니
좀 있다 남편이 전화해서, 누나가 놀러오라는데 왜 놀러 안갔냡니다.
오전 내내 남편한테 서운했던게 그 순간 폭발해서,
아픈 애들 데리고 가기는 어디를 가! 하고 쏘아붙였더니,
남편도 대뜸 언성을 높이면서 집에만 있느라 제가 답답할까봐 누나한테 부탁한걸 왜 거절했냐고 그러네요.
애들도 바깥 바람 좀 쏘이면 나아질 수도 있다구요.
아.. 뭐라고 뭐라고 제가 떠들었더니 남편이 먼저 전화를 끊었어요.
하고픈말 마저 문자로 보냈네요. 월요일 출근한 사람한테 싫은 소리 안하려고
오전에 싫은 내색없이 출근시키고 참고 있었구만, 저렇게 저를 폭발시켰어요.
애들 기침, 열, 콧물 감기 걸렸는데 애 둘 다 동여매고 제가 외출해야 하나요?
제가 예민하고 까탈스러운건가요? 고모집에 놀러가는 정도는 괜찮은건가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왜 안놀러갔냐고 묻는 남편한테 폭포수같은 화를 뿜어내고 보니
내가 이상한건가 남들은 어떻게 하나.. 궁금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