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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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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시 산부인과 체크 항목에 대한 고민

... 조회수 : 1,240
작성일 : 2012-02-17 23:21:04

처음 출산이라... 저렴한게 최고다! 해서 동네 병원으로 다녔어요.

나름 그 지역에서는 오래된 병원이었고요. 평도 좋았어요. 정말 가격도 쌌고요...

그러나 제가 놓친 것이 몇 개 있었으니... ㅠㅠ

 

일단 제 조건 : 양가 어머니 도움 못 받음, 남편 도움 못 받음(이건... 설마했는데 진짜 도움 없더군요) 처음 출산임.

 

어떤게 진진통인지 알 수가 없던지라... 동네가 좀 고가다리 아래의 컴컴한 입구고 재개발 지역 근처라 도저히 혼자 택시탈 엄두도 안나더라고요.

낮이면 모르겠는데 새벽이라... ㅠㅠ 남편에게 읍소하고 사정해서 병원에 데려가달라 했습니다.

자정부터 가자고 했는데, 다음날 아침 7시 중반 넘어서 데려다 주는 센스! 택시 부르려고 전화 걸기 시작하니 나가자고 하더라고요;;; 밤새 술에 곤드레만드레였거든요.

이때부터 삐끗하기 시작한거였는데... 쩝.

병원 도착 당시 7cm 열려있었다고 했어요.

 

1. 가족분만실 이용 못함 : 딱 방이 하나인데 먼저 선점한 산모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산모 제가 출산하고 나올 때까지도 계속 진통중이었어요. ㅠㅠ 나도 좀 미리 오고 싶더라마능...

 

2. 분만실 이동시 자력이동.

저는 정말 이동침대나 휠체어는 태워줄 줄 알았어요.

저 애 낳으려고 준비되어 여자잖아요?? 도착 당시 7cm 였고, 이후 진통 더 했으니 더 열렸을텐데...

걸어가래요. ㅠㅠ 겨우 걸어서 분만실에 도착했더니 분만 의자 위로 사다리 밟고 올라가래요.

어떻게 올라가요? 했더니, 배가 잠깐 아프지 않을 때 바로 올라가래요. ㅠㅠ 냉정한 간호사... ㅠㅠ

 

3. 무통 못 맞음.

뭐 7cm니까 당연히 저는 못 맞는거였죠. 그런데 다른 산모들 이야기 들어보니, 병원이 작아서 마취선생님을 외부에서 부른대요.

그 시간에 맞아 떨어지면 무통 맞는거고, 야간분만같으면 외근 안 오실테니 못 맞고 그런거더라고요.

 

4. 신생아실 없음

뭐 모자동실 좋아요. 좋은거죠... 문제는 저는 정말 오롯이 혼자 있는 산모였고, 신생아라고는 저도 실제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판국인데 아이랑 저랑 둘만이... 2박 3일을 보냈어요.

간호사들은 바빠서 물어봐도 대꾸도 없이 지나치고...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께서는 그냥 오셔서 수고했다 하시고 바로 돌아가셨고요.

하나 있는 남편은 너무도 심하게 코를 골고 주무시기만 하시길래 (아이를 들여다보지도 않더라고요)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고요.

당시에는 젖도 안 나오더군요. 조리원 가고 2일째인가부터 초유가 나왔어요...

신생아실에 잠시라도 맡겼으면 잠이라도 잤지 싶었어요. 2박 3일 내내 2시간 정도? 잔 것 같아요.

다행히 간호사들이 매일 한번씩 아기 데려가서 샤워는 시켜줬어요. 그거라도 안해줬으면 정말 전 패닉이었을 것 같아요.

 

5. 급수대가 비상계단 밖에 있음

급수대 위치 같은건 정말 생각도 못했었는데...

저는 그냥 아이가 배곯는 것 같아서 분유라도 좀 먹일 생각이 들더라고요. 젖은 물려봐도 자세도 안나오고(이유는 4번에 있어요. 신생아를 책으로 접한 이론만땅산모...) 분유라도 먹어라... 했는데... 아니면 물이라도 먹여야겠다 싶었어요.

검은걸 토해내길래 정말 깜짝 놀랬었거든요. ㅠㅠ

그런데... 겨울에 출산했는데, 급수대가 복도에서 철문열고 나가야 있더라고요. 남편도 없고만...

찬바람이 휭휭 부는 계단참... 에효...

그마저도 다들 먼저 가져가 버려서 보리차도 별로 없고... 온도도 이거 얼마나 미지근해야 맞는지 모르겠고... ㅠㅠ

제가 환자복입고 슬리퍼 신은채로 분유병 들고 얼쩡거리니까, 옆방 산모의 보호자분(할머니)께서 딱하다는 눈빛으로 훑어보신게 아직도 상처에요. ㅠㅠ 

 

다행히 조리원은 잘 골라서 괜찮은 곳이었어요. 아이도 잘 봐주시고, 아이 젖 물리는거, 목욕시키는거... 다 배웠어요.

말이 조리원이지 저에게는 속성엄마교실... ㅠㅠ

 

그래서 다음 둘째 낳을때는요,

가족분만실이 여럿인지, 이동침대 or 휠체어 있는지, 마취과 전문가 상주인지, 신생아실 있는지... 다 알아보고 병원 정할꺼에요... ㅠㅠ

IP : 222.106.xxx.12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큰병원은
    '12.2.17 11:26 PM (203.90.xxx.115)

    시설 이랑서비스 좋은데요..자연뷴만시 회음부방석잇는곳도잇구요

  • 2. ㅡㅡ
    '12.2.17 11:37 PM (210.216.xxx.167)

    제 친구도 비슷한대요
    분만후에 바로 병실로 몇층 걸어올라갔대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요

  • 3. 원글이
    '12.2.17 11:43 PM (222.106.xxx.124)

    대학병원에서는 인턴들이 산모공부한다고 해서 제낀거였는데...
    정말 큰!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만 후 병실 올라간건 정말 대박이네요. ㅠㅠ
    저는 그래도... 층간 엘리베이터는 있었거든요. 헐...

  • 4. ,,,
    '12.2.18 12:10 AM (216.40.xxx.56)

    정말..헉이네요.

    담부턴 미리 병원 다 알아보시고 다 따져서 물어보고 가세요.

    근데 남편이 제일 못됐어요. 님이 적으신 내용 보면 옆에 보호자 하나만 있더라도 훨씬 수월한 내용이네요.
    옆에 도와주는 사람 없으면.. 아무리 좋은 병원이라도 힘들어요.

    이번엔 산후도우미나 간병인이라도 며칠 쓰세요 남편이 저모양이면요..님 너무 고생했네요..

  • 5. 원글이
    '12.2.18 1:06 AM (222.106.xxx.124)

    맞아요. 간병인도 부를꺼에요.
    첫째를 봐 줄 사람도 없어요. 양가 모두 이런 저런 사정이 있고, 형제들도 그렇고...
    천상 병실에 끼고 있어야하니까 사람을 아예 부르려고요.
    남편은 뭐... 기대를 접었고요. 바라는 바가 없으면 슬플 일도 없더라고요.

  • 6. 원글님,
    '12.2.18 4:19 AM (121.159.xxx.94)

    일단 출산 축하드려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리고..ㅜㅜ
    님 글 읽어보니 새록새록 저의 출산기가 떠오르네요..ㅡㅡ;; ㅜㅜ

    일단 저도 첫아이고, 양가 어머니 모두 일하시고, 남편은 초특급 무심하고..게으르며,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고, 결혼하고 신랑 직장따라 타지에 와 있다가 도저히 무섭기도 하고 병원에 신뢰도 안가서 8개월쯤 친정근처 병원으로 옮겼어요.
    시설 좋고, 크고, 유명하고.. 뭐 그런..;;
    여기서 애 한번 낳아보겠다고, 또 조리원도 여기로 들어가겠다고 쉬지 않고 달려도 고속도로로 왕복 4시간거리의 병원으로 8개월부터 고속도로에 기름 뿌리고 다녔어요.

  • 7. 원글님,
    '12.2.18 4:30 AM (121.159.xxx.94)

    하아..댓글로 구구절절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다 지우고 요점만 쓰면..
    저도 원글님처럼 택시타고 갈꺼라고 콜택시 전화하니까 겨우 절 데리고 병원가주더군요. 남편놈..ㅡㅡ;
    1. 전 그 병원 전체가 가족분만실이라서 가족분만실 이용했지만, 남편놈은 시설 완전 좋은 그 가족분만실 엘씨디 티비 앞 쇼파에서 베개 베고 주무셨음요. 애는 저 혼자 낳았어요.
    2. 분만실도 입원실도 저도 자력 이동요. ㅜㅜ
    차이가 있다면 간호사는 친절했음. 그러나 무조건 자력이동. 아프대도 자력이동 강권!
    3. 무통 저도 못맞음. ㅠㅠ 전 이거때문에라도 마취과 의사가 상근인 큰병원으로 4시간거리를 감수하며 옮겼는데, 처음엔 자궁이 너무 안열려서 못맞고, 아침에 의사 출근하면 바로 수술하자고 방치하더니 아침에 갑자기 확 진행되어서 결국 무통 못맞음. 아파 죽을뻔 했어요 ㅠㅠ
    4. 신생아실 있으나 또 모자동실 강권.
    첫날 입원실없어서 2인실 있다가 아기가 너무 울어서 신생아실로 쫒겨났는데.. 제 의지와 무관하게 신생아실로 보냈더니 갑자기 애가 사무치게 그리워져서 둘쨋날부터는 계속 제가 입원실에서 끼고 있음.
    5.항생제 부작용에 애기 배꼽출혈에..이모저모 1층에 있는 진료실 이용할 일이 많았는데 오월에 폭우와 찬바람 엄습. 그러나 건물은 5월이라고 에어컨까지 빵빵 틀어줌. 저 비맞으면서 건물 밖 약국에 약 사러 가고 그 비 맞고 건물 들어오니 에어컨 폭탄... 그때 등골이 쩌릿~하면서 시렸던게 아직도..ㅜㅜ
    조리원 선생님들이 이미 상황 다 종료된 후 저를 발견, 왜 이비오는데 나갔냐고 혼만 남. ㅠㅠ 앞으로 이야기하면 약 받아다 준다고 나가지 말라고 함. 그러나 또 그 병원을 못믿어서 종합병원으로 탈출 감행. 몰래 나가서 또 에어컨 바람 맞고 돌아다님 ㅠㅠ

  • 8. 원글님,
    '12.2.18 4:34 AM (121.159.xxx.94)

    그랬답니다. 원글님 ㅠㅠ
    원글님께..그리고 제게도 심심한 위로를...ㅜㅜ
    어쨌든 우리 무사히 아기 낳았으니 이제 힘내서 열심히 육아에 매진합시다욧~ ㅎㅎㅎ
    어쨌든 건강하게 낳은 건 참 감사한 일이잖아요~~
    서운했던거 훌훌 털어내고 화이팅합시다욧!!!

  • 9. 원글이
    '12.2.18 9:02 AM (222.106.xxx.124)

    아니, 신생아실 있는 큰 병원도 자력이동이란 말씀인가요?
    휠체어 여부를 따로 물어봐야겠네요.

    저도 뭐 애는 혼자 낳았어요. 전날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계속 밖에서 졸다가 간호사가 채근해서 들어왔는데, 탯줄 자르러 왔을 떄도 술 냄새 + 가위 헛손질 할 정도였거든요. -_-

    진료실이라도 남편이 왔다갔다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하기야 뭘 바라겠어요.
    저는 출산한지 꽤 된거라 아이 키우면서 겪은 일도 많아요;;;;;;;;

    원글님, 님... 힘내세요!!!!!

  • 10. 아톰
    '12.2.18 9:58 AM (121.133.xxx.95)

    휴‥읽으면서 저도 출산때가 생각나네요‥‥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셨을텐데‥ 왜‥ 벌써부터 둘째 낳으실 생각까지 하세요..아인 정말 사랑스럽지만‥전 4년지난 지금도 그때의 힘든기억으로 더는 출산할맘이 않생기더라구요 ‥ 저도 소중하니까요‥ 도움 거의 없이 육아 하시려면 이래저래 많이 지치실거예요‥그래도 사랑스런 아이 보면서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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