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사는 7살 유치원생 5명을 모아 미술 방문수업을 하게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번, 5명의 아이들 집을 한달씩 돌아가면서 수업하거든요.
이번달은 저희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답니다.
어제 아이들 거실에서 수업할때, 저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어제 주제는 "우리동네 그리기" 었는데, 아이들이 아파트 주변의 도로, 병원, 가로수 이런걸 그리고 있었어요.
한 남자 아이가 도로에 까만 차를 그리니 선생님이 "이건 무슨 차에요?" 라고 하자
"이거 우리 아빠차에요. 아빠가 회사에 차타고 출근하고 있어요" 이랬어요.
뭐 평범한 대화죠.
그러자 다른 남자아이가 "우리 엄마차는 흰색이에요. 벤츠에요" 이러는 거에요 ^^;
그랬더니 맞은편에 앉은 여자아이가 "우리 아빠차는 BMW에요" TT
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희 아파트가 동네에서 좀 비싼 아파트이고, 아이들 모두 다 잘사는 아이들은 맞는데
아이들 입에서 벤츠, BMW 이런거 나오니까 너무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픈거에요.
누구에게 지고는 못사는 우리 딸....
"야! 우리 엄마차는 은색이거든!!!" ㅋㅋㅋ
저 다 찌그러진 라세티 타고, 엄마차랄것도 없고 우리집에 차 한대 있어요.
제가 수업 마치고 선생님께, "애들이 뭐가 좋은 차 인지도 모르면서 수입차 이름 말하니까 너무 웃겨요"
하니까, 선생님 말씀이 요즘 아이들은 수입차가 좋은지도 알고, 그걸 자랑으로 이야기 한거라고...
유치원 수업이나 초등 저학년 수업 가보면 집이 몇평인지 그런 이야기도 하더라고...TT
완전 충격받았어요.
저 어릴땐 그런거 몰랐던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반에 되게 잘사는 공주같은애가 있었는데, 걔가
"내방에 침대도 있고, 화장대도 있고, 옷장도 있어" 이런말 하면
부러우면서도, 아이들끼리 걔가 잘난척 해서 좀 싫어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걸 경쟁적으로 서로 자랑한다고 하니, 좀 놀랍네요.
좀 서글픈 현실이랄까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