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기 시작 전이라서인지 영어교육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네요.
특히 6세 즈음의 어머님들의 열기가 높은것 같아서 제 생각을 간단히 써 보려구요.
저는 미국에서 영어교육박사를 받았고요, 특히 유아 및 초등 관련 분야가 제 주력분야예요.
현재로 관련업계에서 일하고 있구요 제 아이들이 지금 5세 6세 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전 영어유치원은 포장이 아주아주 요란한 선물같아요. 포장 다 벗기고 나면 그것이 실제로 가진 가치는 너무 작은... 지나치게 비싼값이 매겨진...
여러 영어교육이론들이 있지만요 간단한 예만 하나 들어드리면요
영어 교육의 방법으로는 습득과 학습이 있어요.
우리나라 말 (모국어)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방법인 '습득'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익히죠. 깊이있는 사고나 성찰의 과정이 없이요. 하지만 습득이 되려면 정말로 많~~은 input과 상호작용이 필요해요. 생각해보세요. 돌 무렵의 아이들이 '엄마'라는 첫 말을 내뱉기 전에 엄마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야 하는지를....그래서, 유아기에 말을 잘하는 아이들은 본인이 소질이 높고 또 엄마가 수다장이예요. 주변이 항상 사람이 많구요. 하지만, 유아기에 말을 잘 한다고 해서 그 아이가 변호사가 되진 않아요.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언어발달도 '습득' 보다는 '학습'의 과정이 점점 더 개입되죠. 한국사람들이 다 한국말 쓰고 살아고 말의 핵심을 잘 집어내고 자기 표현을 명확하게 잘 하는 사람은 학습이 잘 된 사람이잖아요.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영어를 잘 못하니까 하루종일 영유에서 영어를 '습득'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큰 것 같아요.
그런데요 언어를 익히려면요 (이건 유아도 똑같아요)
quality interaction이 꼭 필요해요.
그냥 건성건성 듣고 가끔 두세마디 영어로 하는거
그나마 원어민 한명에 애들 5명 이상이라면
영유에서 얼마나 습득에 필요한 깊이있는 interaction 또는 communication이 있었을까요?
분단위로 잘 쪼개서 생각해보세요.
전 영어가 '터진다'는둥 '술술 나온다'는 둥 이런말 정말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요.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요 영어를 잘 알아야해요. 그리고 피나는 연습을 해야하구요.
국어도 잘 하려면 책 많이읽고 많이 생각해야하듯이요.
그냥 '배고파'나 '시마려' 정도의 영어를 영유에서 익힌들
그걸로 대학 못가요. 밥벌이 못해요.
결국 대학보내고 밥벌이가 되는 영어 하려면요 영어를 제대로 학습을 시켜야 하구요
영어를 학습시키는 최적의 방법은
논리력 사고력 문제해결력이 어느정도 형성된 초등 3학년 이후가 가장 적절하구요
그 이전의 교육은 그냥 철길을 깐다, 고속도로를 깐다는 마음으로 흥미유발만 시켜주심 돼요.
영어 동요 엄마랑 신나게 부르고 abc 퀴즈나 내서 맞혀보고 영어만화 한가지 정도 집중시켜 보여주는 정도?
그것도 아이가 싫어하면 절대절대 강요되어서는 안돼요. 정작 아이가 '제대로' 공부해야할 시기에 방해되어서는 안돼니까요.
마지막으로,
저희는 부부가 다 박사이고 미국에서 10년 살다와서 영어 어느정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깊이 편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애들한테 어설픈 영어 안 써요. 특히 영단어 썪어쓰는거 절대 안해요. 언어적 논리성이 떨어지거든요.
항상 한국말을 논리적으로 구사하려고 애쓰고 있고요
애들이랑은 애들이 영어책 가져오면 읽어주고 좋아하는 영어노래 cd틀어주는 정도만 해요.
저희는 한달에 500만원씩 저축하지만 애들은 석달에 10만원하는 병설유치원 아주아주 만족하며 보내고 있구요, 다른 교육은 일체 안해요. 3월부터 6세 아이만 바이얼린 시작할 예정이구요, 올 여름에 애들 수영 개인레슨만 시킬 생각이예요. 광고 근사하게 하는 각종 유아교육들...그 컨텐츠를 정작 보면 너무 시시해서 다 무료수업만 해 보고 돈 아까와서 못 보내네요.
제 글이 영유를 고민하시는 어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