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

유아 영어교육에 관해 조회수 : 2,428
작성일 : 2012-02-17 12:20:08

요즘 학기 시작 전이라서인지 영어교육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네요.

특히 6세 즈음의 어머님들의 열기가 높은것 같아서 제 생각을 간단히 써 보려구요.

저는 미국에서 영어교육박사를 받았고요, 특히 유아 및 초등 관련 분야가 제 주력분야예요.

현재로 관련업계에서 일하고  있구요 제 아이들이 지금 5세 6세 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전 영어유치원은 포장이 아주아주 요란한 선물같아요. 포장 다 벗기고 나면 그것이 실제로 가진 가치는 너무 작은... 지나치게 비싼값이 매겨진... 

 

여러 영어교육이론들이 있지만요 간단한 예만 하나 들어드리면요

영어 교육의 방법으로는 습득과 학습이 있어요.

우리나라 말 (모국어)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방법인 '습득'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익히죠. 깊이있는 사고나 성찰의 과정이 없이요. 하지만 습득이 되려면 정말로 많~~은 input과 상호작용이 필요해요. 생각해보세요. 돌 무렵의 아이들이 '엄마'라는 첫 말을 내뱉기 전에 엄마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야 하는지를....그래서, 유아기에 말을 잘하는 아이들은 본인이 소질이 높고 또 엄마가 수다장이예요. 주변이 항상 사람이 많구요. 하지만, 유아기에 말을 잘 한다고 해서 그 아이가 변호사가 되진 않아요.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언어발달도 '습득' 보다는 '학습'의 과정이 점점 더 개입되죠. 한국사람들이 다 한국말 쓰고 살아고 말의 핵심을 잘 집어내고 자기 표현을 명확하게 잘 하는 사람은 학습이 잘 된 사람이잖아요.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영어를 잘 못하니까 하루종일 영유에서 영어를 '습득'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큰 것 같아요.

그런데요 언어를 익히려면요 (이건 유아도 똑같아요)

quality interaction이 꼭 필요해요.

그냥 건성건성 듣고 가끔 두세마디 영어로 하는거

그나마 원어민 한명에 애들 5명 이상이라면

영유에서 얼마나 습득에 필요한 깊이있는 interaction 또는 communication이 있었을까요?

분단위로 잘 쪼개서 생각해보세요.

 

전 영어가 '터진다'는둥 '술술 나온다'는 둥 이런말 정말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요.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요 영어를 잘 알아야해요. 그리고 피나는 연습을 해야하구요.

국어도 잘 하려면 책 많이읽고 많이 생각해야하듯이요.

그냥 '배고파'나 '시마려' 정도의 영어를 영유에서 익힌들

그걸로 대학 못가요. 밥벌이 못해요.

결국 대학보내고 밥벌이가 되는 영어 하려면요 영어를 제대로 학습을 시켜야 하구요

영어를 학습시키는 최적의 방법은

논리력 사고력 문제해결력이 어느정도 형성된 초등 3학년 이후가 가장 적절하구요

그 이전의 교육은 그냥 철길을 깐다, 고속도로를 깐다는 마음으로 흥미유발만 시켜주심 돼요.

영어 동요 엄마랑 신나게 부르고 abc 퀴즈나 내서 맞혀보고 영어만화 한가지 정도 집중시켜 보여주는 정도?

그것도 아이가 싫어하면 절대절대 강요되어서는 안돼요. 정작 아이가 '제대로' 공부해야할 시기에 방해되어서는 안돼니까요.

 

마지막으로,

저희는 부부가 다 박사이고 미국에서 10년 살다와서 영어 어느정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깊이 편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애들한테 어설픈 영어 안 써요. 특히 영단어 썪어쓰는거 절대 안해요. 언어적 논리성이 떨어지거든요.

항상 한국말을 논리적으로 구사하려고 애쓰고 있고요

애들이랑은 애들이 영어책 가져오면 읽어주고 좋아하는 영어노래 cd틀어주는 정도만 해요.

저희는 한달에 500만원씩 저축하지만 애들은 석달에 10만원하는 병설유치원 아주아주 만족하며 보내고 있구요, 다른 교육은 일체 안해요. 3월부터 6세 아이만 바이얼린 시작할 예정이구요, 올 여름에 애들 수영 개인레슨만 시킬 생각이예요. 광고 근사하게 하는 각종 유아교육들...그 컨텐츠를 정작 보면 너무 시시해서 다 무료수업만 해 보고 돈 아까와서 못 보내네요.

 

제 글이 영유를 고민하시는 어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래요.

 

 

 

 

IP : 182.209.xxx.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번씩...
    '12.2.17 12:27 PM (175.115.xxx.20)

    주위또래 엄마들 영어학원에 휘둘리는거 보면 한번씩 맘이흔들린답니다.
    원글님 글읽으니 다시한번 다잡는 기회가되네여..감사여..
    물론 어느가정이나 교육방침이 다르겠지만 한국엄마들 군중심리는 무서운것 같아요.

  • 2. ...
    '12.2.17 12:34 PM (115.161.xxx.192)

    그럼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는 학원에 보내야할까요..
    주위아이들에 비해서 너무 뒤떨어지면 애가 의욕이 떨어진달까 그렇단 얘기도 들었거든요..
    초3무렵 학원은 어떤스타일의 학원으로 보내는게 좋나요. 좀 알려주세요....

  • 3. 다 옳은 말.
    '12.2.17 12:53 PM (125.177.xxx.171)

    그런데.. 문제는...
    초등 3학년 이후에 영어를 시작하려면 '엄마표' 외에는 답이 없다는게 문제예요.
    동네 영어학원엔 초등 3학년 정도면 초급반에 넣어 주려고 하지 않고,
    또 넣어준다 할지라도 아이가 가려고 하지 않아요.
    이미 초급반은 1,2학년아이들이고.그나마도 3,4월 지나면 초급반은 없던데요. 동네 작은 학원은요.

    그리고 대형학원이나 프랜차이즈같이 아무때나 아무 등급으로나 개인별!학습 한다고 하는 곳은
    그곳이 정말 가르치기는 하는걸까 싶은 정도로 아이들이 많고,
    그저 교재 진도 나가고 그걸 확인해주는 정도인 곳이 많구요.

    저도 이래저래 아이 학원 안 보내고 병설 보낸후에 놀면서 즐겁게 1학년 보냈는데,
    2학년 올라가길래 이리저리 뭔가 해볼까하고 알아봤더니 현실이 저렇습니다.
    지금 고민중이예요.

  • 4. 저도 동감
    '12.2.17 12:56 PM (221.151.xxx.70)

    저도 전혀다른 전공후 유아 교육 전공했는데요. 영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꼈어요.
    아이가 받아들일수 있는 나이에 효율적으로 교육시키는게 젤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이대에 맞는 교육을 영유에서 시키긴 힘들겠죠.

    그래도 영유가 단점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유치원 다니면서 예체능만 하고 있는데...
    하고 싶은게 자기들끼리 자꾸 자꾸 늘어서....발레, 태권도, 미술, 피아노....
    원해서 시키는데 힘드네요. ^^;

  • 5. ..
    '12.2.17 1:02 PM (115.41.xxx.10)

    다 키워봐야 아! 할 수 있는거에요. 아이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르기도 하구요. 영유에서 잘하던 아이들은 발음도 누가 들어도 좋아보이고 동네에서 상위권은 유지하던데.. 영어공부하는데 있어 에너지가 덜 든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긴해요. 여유 있다면 안 보낼 이유는 없죠.

  • 6. ..
    '12.2.17 1:28 PM (110.35.xxx.232)

    저도 고민고민하다가 영유 보내기로 결정했는데요.
    영유가 장점만있는건 물론 아니겠지만..초등 3,4학년에는 나온애나 안나온애나 만난다고는해도...
    그래도 영유 나오면 좀 수월하게 가지않을까싶네요..아무래도.그래서 결정했네요 저는

  • 7. 아..
    '12.2.17 2:01 PM (220.86.xxx.38)

    정말 글 너무 좋네요. 저도 국어교육 전공하고 영어교육을 부전공했는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말도 안 된다 싶어요. 내가 잘못 배운건가 싶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기 양심을 팔아 돈을 보는 형국인 거 같아요. 원글님 글이 그래서 더 좋네요.

    교육에는 준비성이 아주 중요한데 아이가 그걸 받아들일 정도의 지적 육체적 환경적 성숙도가 무르익었을 때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거 거든요. 준비성을 완전 무시하는 지금 영어교육 정말 답답하네요. 공부하 사람들이 돈 벌려고 사기치는 거 같아서, 참 그렇게까지 해서 돈 벌어야 하나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1495 제주해군기지 설계오류? 논점 흐리는 좌익들 ㅉㅉ 홍어회 2012/02/18 292
71494 셜록 홈즈 BBC 시즌 1, 2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1 긍정의힘 2012/02/18 984
71493 콘스타 멀티 다지기 어떤가요 1 리마 2012/02/18 2,469
71492 냉장고 보면 '암'을 알고, 신발 보면 '치매'를 안다 19 2012/02/18 15,614
71491 자기옷 자꾸 아들한테 주는 학교 선배 왜?? 6 ㅡㅡ 2012/02/18 1,623
71490 만 3세 보육료 지원 안되나요?? 5 바느질하는 .. 2012/02/18 1,107
71489 바탕화면에 바로가기( 이상한 아이콘)가 지워도 계속 생겨요ㅜ.ㅜ.. 2 바탕화면 2012/02/18 1,505
71488 멀쩡한 제 옷 자꾸 갖다버리는 친어머니 4 ... 2012/02/18 1,736
71487 고민.. 내일 이사인데요, 아저씨들 점심값 얼마나 드리나요?.. 14 이사 앞두고.. 2012/02/18 3,112
71486 코스트코에서 파는 종근당 홍삼액 어떤가요? 2 드셔보신분 2012/02/18 5,382
71485 갑상선 식이요법이요 10 보라도리 2012/02/18 1,272
71484 KBS·MBC 첫 동시파업 눈앞… 사상 초유의 '방송사태' 일어.. 5 화이팅 2012/02/18 831
71483 문제 좀 풀어주실래요? 16 ᆞㅅᆞ 2012/02/18 1,623
71482 해독쥬스,,입병,변비,,완전해결..됐어요 10 .. 2012/02/18 7,206
71481 입원했는데 옆자리가 폐렴기있는 환자에요 7 2012/02/18 2,131
71480 채선당 사건 - 천안서북경찰서 트위터에 올라온 글 1 트윗 2012/02/18 2,813
71479 시디즈 의자 사용하시는 분? 8 의자고민 2012/02/18 4,138
71478 어머님이 터치폰 사고 싶어하세요^^; 6 터치폰 2012/02/18 1,252
71477 어제 배란검사후 자궁이 너무 아파요 아기 2012/02/18 1,124
71476 원주 사시는 분들께 질문요 강원도아짐되.. 2012/02/18 611
71475 일리 캡슐에스프레소머신 좋네요 9 2012/02/18 2,113
71474 괌에 사시는분들.. 괌에 미군이 와있나요? 1 지인 2012/02/18 1,083
71473 아놔..!!! 정말 짜증지대롭니다....흐흐흑.. 5 날씨.. 2012/02/18 1,285
71472 테이프등 .. 이물질들로 끈끈한 가위 ? 15 청소 2012/02/18 2,713
71471 남편의 화장품 냄새가 너무 싫어요ㅠ 7 야옹 2012/02/18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