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아이를 무척이나 달가워하지 않는 처자였습니다.
친구만나러 나갈때 친구가 애 달고 나온다하면 대놓고 싫어하던 사람이 바로 저.. ;;
다른 결혼한 친구들이 다 괜찮다고 해도 나는 그냥 남편이나 친정에 맡기고 나오라고 주장했지요.
어쩌다 애 달고 나오면.. 그야말로 친구와 대화가 안됐어요. 나한테 집중안해주고 대화하다가도 아이 달래고..
그런 친구가 얄밉기까지 했었지요,
애가 가만히 있나요?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러다 자기한테 관심 안가져주면 음식점에서 소리지르기 일쑤.
잠시 화장실 다녀온다고 애좀 데리고 있으라고 하는 그 5분도 저는 참기힘들었답니다.. ㅠ
그뿐인가요. 만나면 늘 애기 커가는 얘기뿐. 애기 애교부리고 어제 어쨌다 저쨌다..
사실 저에겐 관심밖이었지만, 그래도 친한친구였기에. 귀기울여 들어주곤했어요.
또 결혼전 그리도 세련미가 줄줄 넘치던 친구들.
애낳고 집에 쳐박혀 있으니 어찌나 아줌마스러워지던지요.
한때 잘나갔고, 또 센스있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집으로 놀러가면 맞아주는 친구들의 얼굴은 늘 푸석하고
또 힘겨워보였습니다.
속으로 쯧쯧 안됐다 하면서도 - 애보는게 뭐 대단히 힘들까? 이런생각했던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그때 직장생활 하면서 스트레스 이빠이 받을때라. 따뜻하고 안락한 집에서 아이와 둘이 집을 보는 친구를 보면
그게 그리도 부러웠답니다.
그래서, 육아에 지쳐있는 친구에게.. 맨날 집에서 편하게 아가랑 있으니 좋겠다 - 란 망언까지 했었답니다. ;;;
친구의 어이없어하던 그 얼굴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약간의 썩소와 너도 키워보면 알거야란. 의미심장한 말까지. 훗.
그로부터 몇년후. 저도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육아에 큰 자신은 없었지만, 남들 다 하는건데 나라고못할까? 싶었고,
이런저런 친구들도 다 해내고 있단 생각에 큰 걱정 안했네요.
그런데 왠걸요. 완전 된통 뒷통수 맞았지요. ( 표현이 과격함을 이해해주세요. 그냥 제식표현입니다. )
육아가 . 엄마다운 엄마가 된다는것이 -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 100 힘들었었거든요.
저처럼 육아를 껌으로 보던 사람이 한마디로 벌을 받은거지요. ㅎ
산후우울증에 참 많이도 울고, 애가 별나서 고생도 하고 살도 쪽 빠지고.
그렇게 1년이 지나 거울을 봤는데 -
오마이갓. 제 몰골이 정말 초췌하기 이를데 없었지요 ;;
왜 애엄마들은 자꾸 자기집으로만 놀러오라할까.
왜 애엄마들은 모임에 나오면 늦게까지 놀지않고 초조해하다가 먼저 들어간다고 일어날까.
왜 애엄마들은 쿨하게 남편이나 친정에 애를 맡기고 못나오는걸까.
왜 애엄마들은 애를 예의바르고 얌전하게 못기르는걸까.
애를 키우다보니.. 어느순간 깨달음과 이해의 순간이 오더군요.
그리고.. 집에서 애랑 둘이 있어 부럽다 - 라고 망언했던 친구에게 백배사죄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내가 그때 미쳤었나보다고. ㅋㅋㅋ
육아가 너무 적성에 맞고 행복하고 수월하게 애 키우는 분들도 많을거에요.
하지만 대부분이 처음이기에 서툴고, 또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어찌보면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하여 미혼 친구들의 원성도 많이 사지요. 저또한 비난하단 1人이었고요.
지금 . 엄마가 되어보니 아주아주 민폐캐릭터 아닌이상 애엄마의 모든것이 이해가 됩니다.
물론 저는 친구모임에 애데리고 안나갑니다만 ( 제가 비난하고 짜증냈던게 생각나서 다른 친구들도 그럴까 겁나서요..; )
혹여 애엄마 친구들이 애 달고 나온다고 하면, 정말 맡길곳이 없구나. 생각하고요 ( 그엄마라고 편히 놀고싶지 않겠나요) 애 보느라 밥도 제대로 못먹으면 제가 후딱 먹고 애기도 봐주고 그럽니다.
제 성격이 워낙 게을러서 친구들한테 우리집으로 애랑 나 보러 오란 소린 안하지만 혹여 애엄마 친구들이 밖에서 못만난다고 집으로 오라고 하면 이해합니다. 추운겨울 차도 없이 애데리고 움직이기 힘들다는거 아니까요. 그리고 하루종일 집에서 애와 단둘이만 있으면 얼마나 답답하고 대화상대가 절실한지도 아니까요.
공공장소에서 난리치는데 그저 방치하거나
정말 친구들 괴롭힐 심산으로 애를 끌고 나오지 않는 완전 민폐형에 이기적 캐릭터가 아닌이상 -
지금은 애엄마들의 웬만한건 이해하고 넘어가게 되었네요.
그게요. . 참 경험을 해보고 나니 그래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건 - 저도 미혼당시 꽤나 애엄마 이해못하던 케이스였으나
지금은 또다른 미혼친구들의 무심한 말과 행동에 상처받곤 하네요.
하지만 그 친구들 앞에서 그저 웃어요. 정말 몰라서 그러는거니까요.
애엄마의 고충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