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36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175 혹시 지난번 댓글중에 속담을 현대식으로 고친것을 올려주신것이 어.. 3 달오키 2012/02/21 708
74174 이승환 잘생겼나요? 25 ..... 2012/02/21 3,060
74173 중2 영어 듣기 교재 추천 4 겨울이네 2012/02/21 1,657
74172 시계 보는법을 알려주려하는데 7 뽁뽁이 2012/02/21 925
74171 25일 오후4시 청계광장 한미FTA 폐기 범국민대회 3 NOFTA 2012/02/21 637
74170 카스 맥주 빨간색.. 5 좋아하신분 2012/02/21 1,125
74169 쪽지 보낸 후 상대방이 읽지 않은 상태라고 나오고 내가 삭제하.. 3 쪽지 기능 2012/02/21 1,044
74168 레이저 토닝 오늘 처음 시술 받았어요 5 레모나 2012/02/21 5,017
74167 한·미 FTA 3월15일 0시발효 확정 5 sooge 2012/02/21 867
74166 샐러드 50인분 어느정도 준비해야 될까요? 5 멋쟁이호빵 2012/02/21 1,630
74165 신용카드 추천부탁드려요.. 3 고민 2012/02/21 937
74164 18개월 울애기 ㅋㅋ 9 울애기 2012/02/21 1,477
74163 4월선거때 알바하고싶은데요.. 6 앗싸 2012/02/21 1,421
74162 mbc 드라마 ..오늘만 같아라 질문이요 3 궁금해요 2012/02/21 1,197
74161 길에 돌아다니는 불쌍한 개 어찌 해야되나요?(시골인데~) 10 ㅡㅡ 2012/02/21 1,301
74160 코렐공기 잔기스 6 코렐 2012/02/21 1,646
74159 오해없이 봐주셨으면해요^^ 지방에는 볼만한 미술관이 없나요? 24 .. 2012/02/21 2,958
74158 스케쳐 마사이족신발로 2시간 걷는데, 무릎알이 아파요 2 왜그런지 2012/02/21 1,323
74157 교복 업체의 횡포가 이루 말할 수 없네요.. 달콤쵸코 2012/02/21 721
74156 출신대학 중요한가요. 8 달콤한 2012/02/21 2,133
74155 82쿡 게시판에서 득템한 정보들.. 56 82중독ㅋㅋ.. 2012/02/21 11,194
74154 쪽지함 열어보려면 어떻하죠?? 2 @@ 2012/02/21 515
74153 음식물 종량제.. 1 지자제 2012/02/21 1,006
74152 롱부츠 신다보면, 발목앞뒤에 주름생길거 같네요. 2 롱부츠 2012/02/21 1,496
74151 인과응보란 이런 것일까요? 6 safi 2012/02/21 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