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76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932 다이어트 클리닉 4 열심히오늘 2012/03/02 1,033
76931 남자인 제가 왜 이렇게 이곳이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어요^^;; 17 시크릿매직 2012/03/02 3,144
76930 비염 10 비온 2012/03/02 1,532
76929 몸컨디션이 너무안좋아서 혀안쪽에 3 돌기같은게 .. 2012/03/02 3,170
76928 [진보신당 논평] 첫 비례공천부터 '진보' 외면한 통합진보당 .. 5 왜? 2012/03/02 711
76927 울산에 정형외과 추천 좀 해주세요 1 ... 2012/03/02 7,152
76926 강정마을을 위하여 1 할 수 있는.. 2012/03/02 463
76925 생일인데 내일 뭐할까요?집에서 밥만 차려줘야 하나요? 1 생일이네요... 2012/03/02 679
76924 파주 파주 맛집이요 추천부탁해요 2 사고픈맘 2012/03/02 1,331
76923 스위스미스 코코아 맛있어요?? 8 찹쌀 2012/03/02 2,634
76922 페라가모 구두굽을 바꾸고싶어요 2 마당놀이 2012/03/02 1,369
76921 70년대 초반 삼천만원.. 10 복희누나 2012/03/02 3,167
76920 강간미수 은폐 당사자를 비례로 세운 통진당 이정희 대표 트윗.x.. 4 왜? 2012/03/02 1,273
76919 필라델피아크림치즈 싸게파는곳 있나요~? 1 2012/03/02 1,852
76918 저는 일렬주차 를 못하겠어요 7 주차 2012/03/02 2,257
76917 프렌치푸드 앳 홈..에 나오는 프랑스식 가정요리가 궁금해요. 14 맛있을까? 2012/03/02 2,329
76916 노트북 소음 장난아니게 크네요-_- 7 오마이갓 2012/03/02 1,304
76915 기력소진한 아들엄마-.- 9 중년. 2012/03/02 2,143
76914 미혼 여러 동호회들,등산 모임은 바람,엮이는 사람 거의 없는데... 6 ... 2012/03/02 3,716
76913 맛집 못믿겠어요.. 3 트루맛쇼 2012/03/02 1,441
76912 시댁에서 주는반찬 20 .. 2012/03/02 7,554
76911 뭘 입을까요? 1 부탁 2012/03/02 442
76910 내일 일을 생각하니 잠이 안 와요.... 8 ... 2012/03/02 2,654
76909 저 아저씨 왜그러나요 7 yaani 2012/03/02 1,612
76908 영어공부 질문 파란여로 2012/03/02 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