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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펑펑 쓴 거 고백해요

돈돈 조회수 : 7,937
작성일 : 2012-02-16 13:46:13

베스트에 돈 쓴 것 중에 아까운 것 글 보다가... 생각나서요.

여기다 고백하고 훌훌 털어버릴려구요.

 

미혼일때 신혼일때 참 돈 펑펑 쓴 것 같아요.

 

1.책

나름 지적인 생활한다고 신간이며 각종 잡지(ㅠㅠ)막 사들였는데 지나고 보니 읽다가 만 책도 많고 다시는 안 봐서 먼지가 쌓인 책들...

알라딘에 중고로 싹 팔아 치웠어요.

책장도 3개인가 버렸구요. 괜히 거실을 서재로 만든답시고 거실 한면을 다 책장으로 했는데 괜히 답답하고 먼지만 쌓이고 ㅠㅠ 방 하나에 책상 책장 다 넣어버리니 집이 다 시원해 보이네요.

 

아..잡지들.. 각종 인테리어잡지 패션잡지. 보면 재밌죠. 나도 이렇게 세련되게 살아보리라 하며 열심히 스크랩도 하고..

 그렇게 살려면 돈도 돈이고 일단 게을러서 안 되겠더라구요. 왜 그러게 잡지를 사들였나 ㅠㅠ 그냥 빌려 볼 것을.

90% 광고 투성이던 잡지를 왜 그렇게 열심히 읽었었는지.. 눈만 높아졌던 것 같네요 ㅎㅎ

물론 잘 보면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아요.

지금은 그냥 은행이나 미용실 갈 일 있음 한번 스르륵 보고 기억할 만 한 것은 핸드폰에 메모해서 오지요.

아, 그래도 그때는 잡지보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래서 크게 후회는 없습니다. ㅋㅋ

 

2. 옷, 구두  

학생일때 돈이 별로 없어서 청바지 티셔츠만 입고 살았더니 한(?)이 맺혔던지 취직하고 돈 버니까 얼마나 옷이 사고 싶던지요.

백화점 가서 철철이 신상으로 ㅠㅠ 사들였어요.

예쁜 옷을 내가 번 돈으로 사서 입으니 얼마나 신이 나던지요. ㅎㅎ

무슨 체력으로 그렇게 백화점을 돌아다녔던지. 지금은 한바퀴만 돌아도 피곤한데 ㅎㅎ

기본 정장이랑 외투 정도는 보세 말고 질좋은 제품으로 사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때 산 정장, 코트, 가죽재킷 등은(유행타는 스타일 말고 기본 스타일)은 질도 좋고 질리지 않아 평생 입을 수 있겠어요

구두도 정장 입으니 백화점 가서 철마다 몇켤레씩. 여자 구두가 금방 닳아서 자주 안 갈아주니 안 되더라구요. 흑..

정장 구두만 샀겠어요. 샌달에 부츠에 이쁜 색깔의 발랄한 구두에....

지금은  옷 구두 안 사요. 백화점도 안가구요. 있는 옷 그냥 돌려가며 입고(안 입어서 버려야 할 옷들도 많은데 한번 정리해야겠어요) 그러네요.

그때 옷에 쏟아부은 돈만 모았더라면 ㅠㅠ

 

아참 그래도 가방에는 큰 욕심이 없어서 가방은 몇개 없네요. 소위 말하는 명품백 몇개 있긴 한데.. 잘 안드네요 ㅠㅠ

이 명품백들도 당시에는 한참 고민고민하다가 산 건데 잘 들지도 않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안 샀을 것 같네요.

 

3. 화장품

저는 색조 화장이 안 어울리는데 직장 다니니까 화장이 하고싶더라구요.

(사실 피부가 깨끗해서 파운데이션 안 발라도 되는데^^)

왠지 아이라인도 그려보고 싶고 볼터치도 세련되게 해보고 싶고 그랬어요.

게다가 잡지 보다보니ㅠㅠ 왠지 직장여성은 세련되게 화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그래서 잡지에서 베스트로 꼽는다는 색조화장품도 사보고 칠해보고

깔별로 아이새도도 모으고

면세점에서 묶음으로 파는 립글로스 세트 이런 것들도 샀었는데...휴..

결론은 화장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였어요 ㅠㅠ 이미 알고 있었는데 휴..

대부분 다 버렸어요. 누구 주기도 팔기도 그래서. 화장품도 유통기한 있는 거 아시죠?

귀신같은 파란색 아이새도는 왜 샀을까요?게다가 디올..ㅠㅠ 아직도 그때 제 정신상태가 궁금합니다.

요즘은 로드샵 화장품도 색조도 너무 이쁘게 잘 나와서 필요하면 그때 하나씩 사면 되겠더라구요. .

다행인 것은 기초에는 돈을 안 썼어요. 피부가 좋은 편이라 세타필 같은 로션 하나랑 자외선 차단제만 열심히 바르고 다녔거든요.

 

4. 주방용품

결혼하니까 아기자기 주방용품의 신세계가 열렸어요.

각종 스텐냄비며 자잘한 도구며 야곰야곰 사들였는데.. 결론은 쓰는 것만 쓰더라는 것이었어요.

거창한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

그릇은 별로 욕심이 없어서 안 사들였는데 다행이에요 ㅎㅎ 왜냐면 혼수로 한 4인용 세트랑 마트에서 산 그릇 몇개만 해도 충분히 잘 먹고 살고 있거든요.

 

5. 화분

결혼하고 나만의 보금자리가 생겼으니 왠지 꾸며주고 싶잖아요.

큰화분 작은 화분 여러개 샀는데... 다 말라 죽었어요 ㅠㅠ

미안해 식물들아 ㅠㅠ

화분도 싼 게 아닌데..

 

 

이것 외에도 기타 여기저기 돈 펑펑 쓴 게 많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푼돈도 겁없이 막 쓰고 흑흑...

막 써버린 돈들도 아깝지만, 거기에 쏟아부은 "시간"이 더 아까워요.

차라리 공부 하고 운동하고... 아님 잠이나 잘껄 ^^

물건 살 꺼라고 돌아다니고 밤새 인터넷 검색하고 ㅠㅠ

 

그런데 이렇게  원없이 막 써보니까... 이제는 별로 물욕이 없어요.

결론이 좀 그렇네요 ㅋㅋ

 

물건이 내 집에 들어오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공짜로 받은 사은품이나 선물로 받은 물건도 마찬가지고요.

버릴려면 맘이 그렇고 (큰 물건은 버릴려면 돈도 내야 하고 ㅎㅎ) 애시당초 안 사는 게 답인 것 같아요.

백화점 마트 안 가고 인터넷 쇼핑몰 안 가고.. 견물생심이라고 무엇인가 눈에 밟히면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사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ㅠㅠ

IP : 218.51.xxx.18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k
    '12.2.16 1:49 PM (14.52.xxx.215)

    그래도 한때 써보고싶은건 쓰는것도 괜찮아요
    덕분에 지금은 안쓰잖아요
    화장도 옷도..다 한때..젊다는 증거죠.
    예쁠때 꾸민것도 그나름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대신 정신적 만족을 얻었으니.
    과도한 사치가 아니라면요..
    사고싶은것도 다 때가 있어요.

  • 2. ㅡㅡ
    '12.2.16 1:49 PM (125.187.xxx.175)

    그 때 아니면 해보기 어려운 것들이죠.
    저도 미혼 직장인일때는 저 자신한테 돈 많이 썼네요. ㅎㅎ
    결혼하고 나니까 , 그리고 아이 낳고 나니까 누가 쓰래도 잘 못쓰겠더라고요.
    그냥 처녀적엔 그렇게 썼었지...추억하는 거죠.
    그때 안 써봤다면 지금쯤 좀 서러웠을지도 모르겠어요.

  • 3. 저는
    '12.2.16 1:5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지금도 제 옷은 펑펑지르고 사네요.
    욕구불만인듯해요 ㅎㅎㅎ @_@

  • 4. ...
    '12.2.16 2:02 PM (123.98.xxx.152)

    한때 써봐야 후회도 없죠. 너무 나쁘게 생각말아요. ^^

    그래도 제 자신한테 펑펑쓴건 그러려니.. 싶은데 약아빠져서 뒷통수 친 인간들한테 쓴 시간과 돈이 너무 아까워요. 그 글에도 비슷한 의견으로 여러분들이 쓰셨더군요

  • 5. 커피머신 필요없어요
    '12.2.16 2:02 PM (122.32.xxx.129)

    만원짜리 도자기 드리퍼 하나만 있으면 갓 볶은 커피의 아름다운 커피빵을 감상할 수 있어요.
    초기비용 유지비 대비 최고 드립커피죠^^!

  • 6. ~~~
    '12.2.16 2:03 PM (163.152.xxx.7)

    시행착오란거 없이 살면 좋지만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되더라구요.
    옷도 많이 사서 실패한 경험이
    자기에게 맞는 오래 입을 옷을 고를 안목을 키우고..
    주방용품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돈이 소모되긴 하지만
    완전히 낭비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 7. 써보지 않으셨으면
    '12.2.16 2:17 PM (180.231.xxx.147)

    나중에 써보지 못한게 한이 될 수도 있어요^^
    모 집 몇채 날리신거 아니고
    그나이에 그정도 하신거면 반성의 계기가 되어서 원글님 인생에 자양분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잘 하셨어요^^

  • 8. 나이들어서
    '12.2.16 2:17 PM (211.172.xxx.221)

    젊은 애들 패션이며 화장법 따라하는 것보다 훨 낫다고 생각해요. 얼굴은 주름 투성이면서 애들 입는

    옷을 패션감각이라고 입고 나오는 아줌마들보면 거울은 보는지 묻고 싶거든요.

    암튼 그 나이 때 해야 할 것은 해 두는게 길게봤을 때 좋다는 생각입니다.

    넘 지나치면 그 것도 문제겠지만.

  • 9. 지금생각하면
    '12.2.16 2:39 PM (220.86.xxx.1)

    미친짓인듯.....ㅠ.,ㅠ
    똑같은 공연 다른 배우 나오는거 본다고
    당시(10년전) 10만원 하던 공연을 7번이나 본거....
    에휴...한번만 더 봤음 됐을걸 ㅋㅋ

  • 10. ㄱㄷ
    '12.2.16 2:42 PM (121.162.xxx.213)

    "원없이 써보니 물욕은 없어졌다." 이 말에 심히 동감합니다.
    찌찌뽕~~

  • 11. 서수
    '12.2.17 11:54 AM (218.38.xxx.21)

    원없이 써보니 물욕은 없어졌다.333

    결혼6년차인데 엄청 써재꼈네요..

    올해부턴 절약모드

  • 12. ..
    '12.2.17 1:15 PM (112.149.xxx.61)

    물건이 내 집에 들어오면 책임져야 한다........

    정말 명언이십니다.
    저도 요즘 부쩍 새똥님 글이나 기타 여러가지 일로 생각하게 되어
    소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끊임없이 사들이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에 대해 이젠
    저 스스로와 대면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 13. 저는
    '12.2.17 1:37 PM (210.104.xxx.130)

    비싸더라도 가장 맘에 드는 걸로 딱 하나만 사요~ 그러면 정말 애지중지 하면서 오래오래 사용하게 되더라구요~ ^^
    가장 맘에 드는 걸 사니 욕구 충족도 되고, 비싸다 보니 한번 사면 한동안은 쇼핑할 생각 안 하고 해서 나름 좋은 것 같아요~

  • 14. ...
    '12.2.17 1:50 PM (61.74.xxx.243)

    에혀.. 저도 한 지름신한답니다... 옷, 가방, 구두...등등. 지금도 맘에 드는 거 있으면 색깔별로ㅠ.. 직장생활하면서 사들인 옷때문에 옷장터져나갈지경인데, 아직도 로망이 근사한 드레스룸갖는 거예요.. (언제 정신차리나..) 드라이때문에 세탁소 들락날락하니, 어느날 세탁소 아주머니 왈, 제가 디자이너인줄 알았다고 ㅠㅠ 하도 옷이 많아서요.. 빨리 맘을 비워야 하는데.. 너무 아끼는 것들이라 버리지는 못하고 (잘 입지도 않으면서요..) 그냥 가끔 창고 대방출 이러면서 제동생들 모이면 마구 나누어 주긴하는데, 도무지 줄지는 않는다는거..ㅠ

  • 15. 졸라매..허리띠
    '12.2.17 1:53 PM (124.53.xxx.83)

    원없이 써보니 물욕은 없어졌다.444
    심히 공감합니다...
    저도 대학졸업하고 취업후 정신없이 지르고 마구마구 써서
    신불자 된적도있어요...정말 카드가 무슨 도깨비방망인줄 알고
    세상의 모든 옷과신발은 다 내꺼여~ 라는 신념으로 지낸결과죠..
    지금은 정신차리고 통장에 돈불어나는 재미로 살아요..
    정말 원없이 써서 무엇이 간절히 갖고싶다는 생각 별로없어요...

  • 16. --;;
    '12.2.17 1:54 PM (116.43.xxx.100)

    원글님에 대공감..뭐든 물욕은 다한번씩 해보고 나면 사그라지는거 같아요...새똥님 글들도 대부분...써보고나서 필요없는부분에 대해서 전자의 후기같은게 사기전에 도움이 되고 그러기도 하구요.
    근데..원글님의 단계단계가 저랑 어쩜 똑같은지..보면서 웃습니다 ㅎㅎㅎ

  • 17. ㅇㅇㅇㅇㅇㅇ
    '12.2.17 2:02 PM (14.40.xxx.129)

    동감....자기가 해봐야 없어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전 젊은데 안 꾸미고 다니는 애들보면 젊음이 아깝더라구요....
    다 해보셨으니...좋죠 모 ㅋㅋㅋ
    한번사는인생~~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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