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에요...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추측이 아니라... 같이 신경정신과 가서 검사했는데 우울증 확정 진단 받고
약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지금 약먹은지 3주 좀 넘었습니다.
남편은 평소 성격도 조금 감성적이고 소심한 편이에요.
회사 일로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한게 3개월 정도 되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진단 받은 이후 남편은 더 무기력해졌어요...
약은 꼬박꼬박 먹고 있지만,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스트레스 근원이 없어지지 않으면 고치기 힘들거라고...
남편이... 스트레스 근원이 회사니까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전 차마 그러라는 말을 못했어요...
맞벌이 해서 겨우 생활 꾸려나가는데... 남편 수입이 제 수입의 1.5배 정도에요...
시아버지 병수발 하면서 생긴 빚과 아직 반 정도밖에 갚지 못한 집 담보 대출...
솔직히... 우울증이 생기려면 제가 생겨야 하는데...
- 결혼하고 12년 동안 한 번도 쉰 적 없이 같이 일했어요. 애 낳고 3개월만에 바로 복직...
누워있는 애를 어린이집에 12시간씩 맡겨가며 피눈물 흘렸는데 아이가 이제 학교 들어가네요..
시아버지 병 걸려서 돌아가시기 2년 전까지 병수발에 뒤치닥거리...
남편은 제가 애 키우면서 동동거릴 때 직장일도 많았지만 거의 술파티였어요. 1주일에 4번 이상 술마시고 왔죠..
시아버지 병 걸렸을 때도 간병인을 썼지만 주말에 병실 지키는건 저였구요... 남편은 회사일이라고 핑계대고
회사 갔다가 동료들이랑 낚시 다녀온 적도 여러번이었어요....
남편이 우울증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제게는 사치스러운 투정으로 보입니다.
전 우울증 걸릴 틈조차 없어서 못걸린 것 같구요....
계속 자긴 우울증이니까 회사 그만둬야지 안그럼 어찌될지 모른다며 제게 이야기하고,
그 말 들으면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힘들지만 어떡해... 힘내...같이 힘내자..
이렇게 이야기해야 하는 저도 속으로는 너무 답답하고....
너무 우울하고 힘들어서 소주 한 잔 하고 왔다면서 술 냄새 풍기고 씻지도 않은 몸으로
침대 들어온 남편이 싫어서 이 시간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있네요....
우울증 걸린 남편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은 그냥 제가 다 참고 받아줘야 할까요.
아직까지... 속마음 말 안하고 다 받아주고 있는데.... 저도 미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