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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 제대로 받아본 입장에서 한말씀 드리자면....

솔직한찌질이 조회수 : 3,898
작성일 : 2012-02-16 01:27:23

굉장히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얘기라서....그리고 여기 계신 아이 어머니 분들께 드리는 말씀이라서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얘기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한 욕심을 가지고 계셨던 어머니 밑에서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본 입장에서 한 말씀을 드리자면

 

어머니들의 욕심자체가 나쁜건 아닙니다.

 

특히나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솔직히 제가 사교육 한창 받을 때와 비교해봐도 넘사벽 수준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그런 환경이기도 하니깐요.

 

우선 제가 받은 사교육 대충 말씀드리자면...

 

초등학교는 당연히 사립을 나왔어요.

 

그래서 남들은 1~2시, 고학년이라도 3~4시에 종 땡치고 집에가는 것과 달리

 

저는 정규수업만 7교시 정도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 어머니가 특별활동을 따로 시키셔서 학교에 남아 또 그걸 했죠.

 

그렇게 모든 학교일정이 다 끝나고 나면 시간이 한 오후 5시에서 5시 반쯤되나?

 

연주회 같은거 있어서 연주회 멤버들 남아서 특별연습까지 하고 그러면 저녁 6시 7시정도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립학교는 스케일이 다르긴 확실히 다릅니다 ㅋ)

 

그렇게 특별활동 하고 나면 버스가 다니는 기간이 끝나버려요.(집이 멀어서 스쿨버스 타고 다녔거든요.)

 

당연히 어머니가 차로 데리러 오셨죠.

 

그리고 학원갑니다. (피아노, 태권도, 미술, 영어, 그리고 개인과외)

 

그 때 당시엔 하기 싫은거 억지로 하니깐 진짜 죽는줄 알았죠.

 

특히 시험기간 땐 과외하고 나면 집에 새벽 1시 ~ 2시 쯤에 들어갔습니다.

 

영어는 아침에 일어나면 선생님이 전화하셔서 선생님하고 교재로 영어 주고받기도 했어요.

 

숙제 빼먹는 경우가 좀 빈번했죠. 너무 힘들어가지고............ㅋ

 

집에서 밥먹고, 씻고 나가는 시간은 한 7시 반쯤? 되었습니다. 통학버스 타는 시간 맞추려면요.

 

그리고 학교를 좀 먼 곳을 다녔기에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속도로 타고 학교 가는 경험 있으신 분들...많진 않을껄요? ㅎㅎ

 

늦잠자면 당연히 지각했죠. 어머니 차 타고 후겁지겁 학교가면서 실컷 혼나고 ㅋㅋ;;;

 

그러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초등학교 6학년 여름 이후로

 

나머지 제가 배웠던 사교육들이 하나 둘 없어졌습니다.

 

딱 하나 자발적으로 원해서 한 특별활동은 있었습니다. 축구부였죠 ㅎㅎ

 

아버지가 보시기에도 제가 굉장히 힘들어하는게 보였나봐요.

 

다만, 공부학원 하나는 계속 다녔죠.

 

그 외 나머지는 제가 하고싶은? 또는 원하는 쪽으로 1~2개 했구요.

 

그렇게 해서 남은거는.....

 

뭐....제가 악착같이 안한 면도 좀 있고, 하기 싫어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닥 있지는 않더군요.

 

아, 동창들하고의 가까움은 좀 유별나긴 하네요. 학생 수가 다른 공립학교에 비하면 워낙 작았으니...ㅋ

 

(그리고 영어는 확실히 도움이 좀 되긴 했어요. 외국인하고 겁없이 대화하는게 편했거든요.

 근데 이건 또 성격 상의 차이라서 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네요.)

 

어머니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욕심을 내시는건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이 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땅떵어리도 지렁이 꼬리만하고, 그런데 인구밀도는 미어터지는~

 

자원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이 땅에선 사실 경쟁이라는 것 자체를 피할 수가 없죠.

 

그래서 더더욱 간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실 겁니다. 충분히 이해되요.

 

그치만, 그걸 아이들한테 절대로 강요를 하진 마세요.

 

어머니들이셔서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아이들이라고 어리다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러는거 절대 아닙니다.

 

스트레스 받고, 고민 있고, 각자 자기 나름의 가치관과 판단력을 다 갖추고 있어요.

 

그것이 좀 덜 여물었을 뿐이지 기본적인 자기 정체성은 다들 갖추고 있어요.

 

절대로 강제성이 띈 강요를 하시면 안됩니다.

 

주변에서 다른 분들이 '가능성 높다' 이런 말을 하더라도

 

그래도 아이들 교육에 있어 가장 최우선으로 두셔야 할 부분은

 

'지금 우리 아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뭘까? 지금 우리 아이가 생각하는 부분이 뭘까?'

 

이거에요.

 

요즘 기사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어린 학생들의 죽음이죠.

 

저 어릴 때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없지는 않았겠죠. 세월 흘렀다고 획기적으로 변하는게 세상은 아니니...

 

그치만 요 최근들어선 어린 학생들의 자살과 같은 이런 자기자신을 파괴하는 극단적인 선택 관련 뉴스 기사를

 

유난히도 자주 접하는 것 같습니다.

 

왕따 사건 이런 것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볼 때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학업 관련 스트레스 인 것 같더라구요.

 

초등학생 자살 기사도 접하니깐 뭐랄까......

 

사교육을 받아본 제 입장에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구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선택을 했을까...싶으면서.

 

그렇다고 여기 계신 어머니분들의 자녀들이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제를 까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제가 정말로 간곡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주변의 소리도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우리 아이에게 맞춰져야 한다는 거에요.

 

아이의 생각과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굉장히 민감해서 자기 어머니가 자신에게 이것을 좀 강요해서 시키려고 한다는

 

느낌을 정말로 잘 알아챕니다.

 

아이의 성공보단 아이의 행복을 좀 더 생각해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주제넘게 젊은 총각이 이래저래 쓸데없는 얘기를 많이 했군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정말 좋겠네용...

 

 

 

 

IP : 203.243.xxx.24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6 1:43 AM (125.186.xxx.173)

    저도 제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주위에 휘둘리지않는 교육을 하자.. 란 입장인데요
    매번 맘을다잡아야하는 어려움이 있더라구요
    딸아이가 하고싶다는것만 시키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바이올린 발레 벨리댄스미술 피겨 마술 이런것들만했어요
    단 피아노와 영어만은 해야한다고 ㅎ 이거 말이안되나요?^^;
    찌질님 글 저번에도 읽었었는데 감사히읽었어요 ^^
    어릴때 어머님 그리되셨던말씀이 깊이맘이아팠어요
    바른청년으로 자라주신거 그냥 고맙네요
    닉이조금 그렇지만요 ^^;

  • 2. 솔직한찌질이
    '12.2.16 1:50 AM (203.243.xxx.241)

    .. // 제가 바르게 자랐다고 생각이 되는지에 대해선...제 스스로 저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그럴까?' 입니다.
    아마 어머니가 지금도 계셨더라면 속된 말로 '엄청나게 얻어터졌을겁니다' ㅎㅎ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아이에게 이것저것 많이 시키는 것을 사랑으로 간주 안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에요.
    오히려 그만큼 많이 사랑하니깐, 아끼니깐 더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어머니들의 심정을 십분 충분히 이해해요 저는. 다만, 그 욕심과 사랑이...과연 우리 아이를 위한 진정한 길이냐? 아이를 행복한 길로 이끌기보단 성공한 길로만 이끄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꼭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 아이 관련 어머님 글의 댓글 중에서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전 외동으로 자라서 정말 누구 못지않게 굉장히 엄하게 자란 편이었습니다. 혼자 과자 다 먹겠다고 땡깡 부리다가 그 과자 일주일동안 손도 못댄 경험도 있었죠 ㅎㅎㅎ 하지만 그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기준이 과연 채찍질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느냐라고 묻는다면 전 결단코 반대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교육에 있어 채찍을 드는 경우는 결코 정당화가 될 수 없다고 보는지라.
    좋게 봐주셔서 굉장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번글은 사실 굉장히 안좋은 부분이기도 한데....오히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네요. ^^;;;

  • 3. ...
    '12.2.16 2:02 AM (180.53.xxx.100)

    저도 사교육...
    유치원때부터 과외선생님 끼고 배웠었어요.
    유치원때 중학교 교과서 가지고 공부했다면 말 다했죠...
    발레,주산,웅변,영어회화,미술과외,피아노...더 있을텐데 생각도 안나요.^^
    그냥 다~~요런거 시켜봤다는 엄마의 대리만족이 뿐이예요.
    될놈들은 이런거 안해도 된다는거...그거하나 깨우쳤네요.

  • 4. 저도..
    '12.2.16 2:04 AM (211.218.xxx.104)

    원글에 동감입니다. 우리 애들 초등학교 들어가서 한글 익히고(이건 자랑은 아니지만..) 공부 빼고 다른것들 그러니까 음악. 운동, 여행 이런거 시키면서 컸는데 큰 애는 이번에 상위권 대학 갔구요. 둘째도 특목고 다닙니다. 내가 안 챙겨주니 자기들이 살 길을 찾더라구요. 그 대신 가족간의 끈끈한 가족애과 친근감이 중요한 듯합니다. 결국 아이들이 힘들때 애들을 지탱해주는건 그런 정서적인 안정감과 거기서 오는 자신감인거 같아요.

  • 5. 사교육
    '12.2.16 2:29 AM (218.236.xxx.205)

    안시키고 살고있는데 어려울때가 많아요
    다른애들과 비교될때 특히 그렇지요
    원글님 글 자주 올려주세요
    제가 쓸데없는 비교에 눈닫고귀닫을수 있도록이요

  • 6. 사교육거의 안받은
    '12.2.16 6:59 AM (119.17.xxx.95)

    저는 집안형편상 사교육을 거의 안받고 컸는데요. 자라면서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물론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는 않았어요. 부모님 속상하실까봐.

    우선 음악이요. 중고등학교때 청음시험이나 악기연주시험을 보는 데 그게 기본으로 피아노배운 아이들은 쉽게 하더라구요. 그림도 그렇구요. 체육도 어떻게 보면 그렇지만 체육은 그정도는 아니었어요.

    국영수과외는 제가 혼자 하는 공부는 그럭저럭해서 별로 아쉬움은 없었어요.

    저도 혼자 알아서 하는 타입이라서 만약 부모님이 그렇게 어릴 때 시켰다면 무척 반항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어느정도 다른 아이들과 맞추려면 배울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선택할 기회나 스스로 그 결과를 책임질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좋으니까 무조건 이런건...사양이지만요.

  • 7. ok
    '12.2.16 10:28 AM (14.52.xxx.215)

    원글님의 직업이 궁금하네요
    그냥 전의 글이 임팩트가 커서 ....
    그야말로 왕자님으로 크셨네요.
    이전에 어머님 일찍 돌아가셨다고 하지않았나요?

  • 8. ok
    '12.2.16 1:10 PM (14.52.xxx.215)

    글을 띄엄띄엄 읽어서 죄송요
    위에 그 얘기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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