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애가 방문논술 수업을 받고있어요.
아직 초등생이라 뭐 대단한 논술을 바라는거아니고
저희애가 논리적으로 말하거나 글을 잘쓰는것도 아니라서
저도 그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말한마디라도 자기 의견을 말해보는것에 만족해하고있어요.
엄마들이 다 직장인이라 저희집에서 수업을 하게되어서
저만이 아이들의 수업태도나 내용들을 브리핑 받는데요...
이게 참 문제입니다.
엄마들이 없어서 간섭받을일이 없다고 생각한건지, 아이들의 수업태도가 무척 안좋아요.
같은 학교 여자애들만 넷이하는거라 워낙 친하기도하고
선생님도 초반부터 분위기를 무섭게잡지 못하셔서 그런 경향도 있구요.
그런데 오늘 수업내용이 가족에관한 것이었답니다.
선생님이 수업끝나고 브리핑하시는데
요즘아이들 무섭다고
가족은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존재가아니고, 끝없이 자기를 괴롭히고 귀찮게하는 존재라 했답니다.
특히 엄마에대한 얘기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했다고
그애 엄마들중 정말 아이들 학원비때문에 직장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아이들은 그런 고마움은 생각못하고
엄마가 하기싫은 학원 많이 보낸다고, 잔소리 많이한다고 불만이 가득하더랍니다.
사실 이런얘기를 자기 엄마가 밖에서 듣고 있다면 감히 못했을 얘기지요.
저도 수업내용을 밖에서 전혀 듣지는 않지만, 저희애는 저를 의식해서 그랬는지 그런쪽으로 얘기는 안했다 하더라구요.
선생님은 아주 심각하게, 애들이 학원을 많이다녀서, 엄마들이 성적이나 레벨같은거에 너무 스트레스를주어서
이런 심한말을 수업중에한다 하셨지만
저는 물론 그런경향도 있지만, 아이들이 이제 사춘기가 슬슬 시작되는 나이인지라
그냥 속마음은 꼭 그런게 아니면서도 괜히 그런얘기를 하고싶고... 그런면도 있지않나싶어요.
학교에서는 문제있거나 그런애들은 아니거든요.
저도 이 얘기듣고는 참 많이 반성을 했어요.
아이한테 나란 존재도 끝없이 자기를 괴롭히고 잔소리만하는...그런 존재는 아닌가?
얘기가 잠깐 옆으로 흘렀는데
어쨌든 애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엄마가없는 틈을타서 이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휘두르며(선생님이 가끔 쩔쩔 매실때가있어요.) 발산을하는것이 아닌가.
점점 수업내용도 진지하기보다는 장난스럽고 깔깔대는 수업이되어가고있는듯한데
새학기를 맞이하여 차라리 반을 바꾸어서 잘 모르는 아이들과 섞여서 수업을 받는건 어떨까 고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