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918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951 이렇게 겁많은 남친과 결혼해야할지... 7 ... 2012/02/11 3,777
68950 그것이 알고 싶다..오늘도 너무 무섭네요 ㅠㅠㅠㅠ 8 아오 2012/02/11 4,901
68949 남녀 커플 해변에서 흐흐흐 우꼬살자 2012/02/11 1,214
68948 세바퀴 이정섭씨 ㅋㅋ 1 깐깐징어 2012/02/11 1,860
68947 시아버지께 천만원 보내드렸습니다 ㅠㅠ 7 함함 2012/02/11 3,895
68946 다한증 치료엔 어떤 병원이 좋을까요? 7 땀이나 2012/02/11 2,087
68945 적화통일이 되면 벌어질 일들 5 2013 2012/02/11 1,153
68944 중등 아이 노트북 4 궁금이 2012/02/11 792
68943 저는요.. 그릇이 안깨져요.. 6 웃을까울까 2012/02/11 1,593
68942 대화소리 티비소리가 막들리는데 몸은 안일어나지는건 뭔가요? 4 가위눌림? 2012/02/11 1,120
68941 초3올라가는 아이..사회 ,과학문제집추천좀 해주세요 5 부자맘 2012/02/11 2,682
68940 수학을 어찌 해야 할지 고민이예요 1 짱구맘 2012/02/11 824
68939 시어머니가 교통사고 당하셨어요 겁나요 2012/02/11 1,328
68938 어제 엠넷 보이스 코리아 보신 분들 3 ..... 2012/02/11 1,494
68937 고구마 가격 좀 알려주세요~ 2 군고구미 2012/02/11 1,039
68936 수원 근처 상담 잘하는 정신과나 상담소 추천 좀 부탁드려요 3 제어가안되 2012/02/11 1,795
68935 신개념 행복가득1 2012/02/11 670
68934 동서들 사이에서 은따 당하는 7 .. 2012/02/11 2,902
68933 영수100님 집에서 하셨다는 문법책 알려주실수 있나요? 3 영수100 .. 2012/02/11 1,584
68932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평가 27 2012/02/11 5,741
68931 바퀴달린 장바구니 어떤게 좋나요? 2 ... 2012/02/11 1,850
68930 딸아이들의 결혼을 위해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할까요? 8 ---- 2012/02/11 2,531
68929 저를 따라하는 친구요 8 2012/02/11 5,163
68928 롯데마트 통큰선물에 있는 노트북 2 궁금이 2012/02/11 1,283
68927 요즘은 남자들도 루비똥 이런가방 좀 들더라구요 5 ... 2012/02/11 1,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