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905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298 인터넷에서 책살려고 하는데 가장 저렴하게 살 수있는 방법? 6 책읽기 2012/02/13 1,251
69297 급질-공무원이나 교사의 1호봉 당 급여차이가 얼마나 나나요? 1 급질 2012/02/13 2,119
69296 도움절실~전세1억5천 지역문의(신혼부부) 10 신혼부부 2012/02/13 1,738
69295 캐논 EOS 500D랑 600D? 5 초보 2012/02/13 1,694
69294 자녀와 함께 하는 명사특강 잎싹 2012/02/13 503
69293 임성한 작가, 경찰에 늦게 연락한 게 아니네요. 8 명복을빕니다.. 2012/02/13 12,394
69292 이불에 먼지가 많아서 이럴까요?ㅠ 14 ㅠㅠ 2012/02/13 7,061
69291 매실액시스 매실 2012/02/13 735
69290 직장 고민이에요.. 2 .... 2012/02/13 571
69289 스키니진 언제까지 갈까요? 요즘 바지들..참.. 1 애엄마 2012/02/13 1,602
69288 생활 영어 질문? ... 2012/02/13 507
69287 이 식탁 어떤가요~? 3 무지개1 2012/02/13 1,283
69286 10학년으로 캐나다 이민 가는데요.... 6 하프타임 2012/02/13 1,545
69285 일반바늘과 자수바늘의 차이가 뭘까요? 3 궁금 2012/02/13 1,661
69284 [미니분수] 살까 하는데 .... 가습 효과 좋을까요..??? 6 소믈리에 2012/02/13 3,054
69283 주방등 제가 교체할수 있을까요? 인터넷에서 사려고하는데요 2 이사 2012/02/13 1,139
69282 식기세척기사용시 린스 꼭써야하나요?? 6 2012/02/13 2,075
69281 전에 쇼셜에서 전과할인한다고 정보주신 분 3 초록가득 2012/02/13 845
69280 철업는 남편의 상담요청 글 38 철없는남편 2012/02/13 4,914
69279 자궁근종 문의드려요. 2 .. 2012/02/13 1,124
69278 신경외과 추천해주세요 1 분당이나강남.. 2012/02/13 927
69277 아이디 비밀 번호 소문자 대문자 2 소문자 2012/02/13 585
69276 덴마크 다이어트 해보신분.? 6 비와눈 2012/02/13 1,723
69275 갑자기 82게시판 글씨가 작아졌어요.ㅠㅠ 4 싱아 2012/02/13 709
69274 오렌지 마멀레이드 같은거 직접 만들어 드시나요? ^^; 4 쨈가득~~ 2012/02/13 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