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저희 애가 3월부터 다닐 어린이집에 입학원서를 쓰러 다녀왔지요.
점심 지나서 갔더니 반일반 애들은 집에 가고 종일반 애들이 선생님들이랑 종이접기하고 놀고 있어서
원장선생님이 저희 애도 친구들이랑 한번 같이 어울려 놀아보라고 교실에 넣어주시더군요.
그 사이에 저는 원장실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상담도 좀 하고 원서도 쓰려는데,
저보다 먼저 다른 엄마가 와서 앉아있더라구요.
저는 순서를 기다려야하나.. 망설이다가 같이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그 분은 지금 다른 어린이집에 형제를 보내고 있는데 거기가 영 마음에 안들어서 바꾸려고 한다고..
그러면서 저를 보고 몇살이냐, 제가 나이를 말했더니, 자기가 언니라면서 앞으로 언니동생하며 지내자고..
처음 봤는데 싫어욧!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구색맞춰 네네 하면서 이런 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지요.
그러다가 저는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지난것 같아서 원장선생님께 말씀드려서 그 엄마보다 먼저 입학원서를 썼구요.
그런데 제가 쓰는걸 그 엄마가 유심히 보면서, 어머 이름도 예쁘네, 아~ 그 아파트 살아? 그러면서 계속 지켜봤어요.
원장선생님께는 무슨 선물꾸러미를 주면서 선생님들 쓰시라고 좀 사왔다고.. 건네주더군요.
원장선생님은 이걸 받아도 난처하고, 안받자니 그것도 난처한 .. 그런 표정으로 받기는 받으시던데.
딱 봐도 아.. 이 엄마는 어디 영업하는 분인가보다..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는 친정에 맡겨놓은 둘째 챙기러 가야해서 얼른 서류 적는거 마무리하고 일어났어요.
아 글쎄, 그랬더니,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이 엄마가 문자로 'oo엄마~ 나 오늘 그 근처 갈 일 있는데 잠깐 들려도 될까?' 그러네요.
마침 저는 오늘 조카 졸업식이 있어서 오빠네 집에 가 있던 참이어서 ..
이차저차하다고 답문자를 보내고 다음에 저희 동네 오시면 연락달라.. 그랬지요.
아놔.. 아무래도 기분이 찝찝해서 어린이집에 전화걸어 물어보니,
이 엄마가 오늘 오전에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어제 만난 그 엄마가 뭘 두고 갔는데 연락처 좀 달라..했다고 그러고,
어린이집 선생님은 또 어리버리 사실 확인도 안하고 제 연락처와 이름을 떡하니 알려줬다고 그러네요!!!!!!!!!!!!!!!!!!
제가 아무래도 어디 영업하시는 분 같은데, 그 분 직업이 뭐냐 물으니 대한생명 설계사라고 그랬답니다....허 참..
제가 그렇게 물로 보였을까요. 인상이 좋네 어쩌네, 언니 동생하자 어쩌자 하면서
이렇게 다짜고짜 영업해도 되는건가요. 그 엄마도 기분 나쁘고,
대뜸 제 연락처와 이름을 알려준 어린이집도 기분 나쁘고..
하루 종일 찝찝해서 이거야 원..
아마 제가 이리저리 피하면 끝~까지 한번은 보자고 달려들 태센데 어찌한단 말이지요..?
아이 참!!! 애기들 같은 어린이집 보내면서 이렇게 불편해도 되는건가요.. 아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