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차 막내 며느리입니다.
그러나 제가 여기 지난 번 글에도 언급했었지만 몇달 전 50대 아주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남편은 효자이고 더 부모님께 잘 해야한다며 매주말 저를 데리고 시댁에 가서 밥해서 먹고 하기를 바랍니다.
게다가 주중에 전화도 하고 신경 좀 더 쓰라고 까지해요.
물론 부모님은 더 남편을 의지하는 듯하구요.
제 나이도 40대이고 우리 큰 아이도 중학생입니다.
사실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가서 그럴 만한 시간도 넉넉치 않을 뿐더러 저도 주말에는 좀 쉬고 싶어요.
남편도 주중 거의 11시이후에 들어오는 사람인데 자기도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거기다 자기도 여러가지 상황이 편하지만은 않겠지요.
시부모님 모시는 분도 계신데 그깟 주말에 가서 밥해 먹는게 뭐 그리 대수냐는 생각도 들지만 힘드네요.
저도 알아요. 시부모님 두 분 다 얼마나 황망하시겠어요.
저도 마음적으로나 말 한마디라도 신경 많이 써서 해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오버해서 명절에도 평소 명절보다 선물도 형제들에게 더 많이 하고
먹거리도 더 많이 해서 가고 이제 시댁의 모든 행사는 제 차지인데 몸은 더 피곤하고
왠지 남편에게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남편에게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에 더 힘들어요.
저도 작년 긴 투병끝에 친정아버지 돌아가셨어요. 하지만 남편에게 이 정도로 소외감을 주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긴 투병에 남편도 나름 신경썼을 거 생각해서 슬픈 거 티도 안냈던 거 같아요.
저는 부모님 두분 다 돌아가셨습니다.
사실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은 남동생과 남편 뿐입니다.
남편에게 부모님은 자신의 가족을 생각할 틈도 없을 만큼 커다란 존재인가 봅니다.
갑작스런 형제의 죽음과 부모님에 대한 걱정,남편의 마음 다 헤아릴 수 있고 측은하면서도
저도 결혼 15년만에 이런 씁쓸한 감정은 처음이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현명할 걸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