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전철 1호선을 탔는데요
제가 탔을때 좌석이 아주 많더라구요
그래서 뭐 적당히 출입문과 떨어져있는(겨울이라 바람들어오니까..ㅎㅎ)3번째 좌석에 자리잡았지요
발밑으로 따뜻한 열기가 기분좋더군요
마침 점심도 먹고 나왔겠다 귀에 이어폰 꽂고 살풋 잠이 들었지요
기분좋게 자고 있는데(몇정거장 갔을거예요)
갑자기 발밑쪽에서 탁~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반사적으로 눈을 뜨니 할아버지가 "여기는 장애인들 앉는 자리아닌가?그럼 양보를 해줘야지"이러시는거예요
너무 놀라서 본능적으로 "아 ..네..죄송해요 할아버지 앉으세요"
그러면서 역시 동물적인 본능으로 엉덩이를 옆죄석으로 냉큼 옮겼지요
이게 무슨 상황인고하니...
제 바로 옆자리가 비었는데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기여이 잠든 저를 깨워서 제 자리를 양보받고 앉으시는거예요
글쎄 장애인인지는 모르겠어요
그 연배의 노인들처럼 등산용 스틱을 들고 계셨어요
옆자리도 비었구만 굳이 자리를 양보받아야하는지..
젊은사람들(저같은 중년도 물론이고)요즘 경로석비어도 절대 앉지않아요
그러나 노인들은 빈좌석도 마다하고 꼭 그러셔야하는지
얼떨결에 자리비켜주고 쫌 그렇더라구요
나중에 내리면서보니 출입구쪽 좌석 등쪽으로 그런 그림이 붙었긴 하더라구요 장애인 임산부...뭐 그런표시..
돌아오는길엔...지상에서 환승할 일이 있었어요 전철..
영하의 추운날씨에 전철을 기다리고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소리...
뒤돌아보니 중년의 남자가 하모니카를 불기시작하더군요 갑자기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어요
귀에 좀 낯선 음률이지만 상관없죠 ㅎㅎ
한 곡의 연주가 끝나자 주변에 있던 외국인 커플과 제가 박수를 쳤죠
그러자 주변의 몇몇분들이 같이 박수를 치며 슬그머니 미소들을 짓더군요
그렇게 몇곡의 연주와 박수...참 정겹고 따뜻한 풍경이었지요
전철이 들어오고 연주를 끝내자 할아버지 한분과 중년의 여성이 급관심을 보이며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다며...
전철타고오는 내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데..제 기분이 다 좋더라구요
오늘 하루에 본 지하철 두가지 풍경...참으로 극과 극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