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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빠 땜에 속상하네요.

친정아빠 조회수 : 2,150
작성일 : 2012-02-02 17:19:00
정년퇴직 하시고 사업하다 잘 안되셔서 돈 날리시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 보시겠다며 말려도 말려도 작은 아파트에 경비를 하고 계시네요.
요즘 처럼 추울때는 새벽에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넘 힘들어 보이셔서
또 밤에 잠도 누워 못주무시고 의자에 앉아서 졸아야 하신다 하고
경비실도 참 추우시다네요.

그래서 그냥 그만 하셔라 생활비 부족하지 않게 도와 드리겠다고 해도
됐다고 싫으시답니다.
2교대 근무라서 하루는 꼬박 나가서 그러고 계시고
하루는 집에서 정신없이 주무신데요.

얼마전부터 팔이 아프셔서 잘 못움직이신다는데 엇그제 원망스러운 눈이 왕창 내리는 바람에
지금도 춥지 않으시느냐 전화 드렸더니 점심 드실때 잠깐 앉은거 말곤 하루종일 눈치우느라고 
쉴틈도 없으시다고 팔이 아파서 걱정이라고 하시네요.ㅠ.ㅠ

이제 그만 하시고 쉬셔라 말씀 드려도 어차피 내후년에 70되면 이나마도 못할거라고 그때까지만 버티시겠다 하시는데
마음이 쓰리고 아픕니다. 엄마 통해서 돈이며 생필품이며 틈틈히 챙겨 부족함 없이 해드려도
저러고 고집을 피우시니 춥고 피오고 눈오고 바람부는 날이면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네요.

평생을 일해오신분이고 앞으로 사시면 몇십년을 더 사실까 싶으신데 저렇게 몸을 아끼지 않으시니
추운날 저는 따뜻한 집에서 전화기만 들고 동동 거리고 그나마도 바빠서 통화 길게 못한다고 뚝 끊으시는데
마음만 저려 옵니다. 오죽하면 눈 많이 오면 일당 주고 알바 사서 보내 드릴까 하는 마음까지 먹겠어요.
해외여행 모시고 가고 싶어도 자리 못비워서 안된다 하시고

열심히 사시는건 좋은데 자식들 마음은 참 편하질 못하네요.

그렇게 힘들게 일하셔봐야 한달 100만원 남짓 받아 오시는데
심지어 아빠랑 짝꿍 아저씨는 눈을 잘 안치우셔서 아빠가 워낙 성실 하시니까 아빠 출근 하시는 날 계속 치우고 계신 모양인데 오늘은 여직 눈이 남았다고 관리실에서 한소리 들으신 모양이에요.
그냥저냥 속상하고 마음이 밖에 날씨 만큼이나 서늘 합니다.




IP : 61.97.xxx.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2 5:21 PM (112.151.xxx.134)

    정말 존경스러운 어르신이네요....

  • 2. 효녀
    '12.2.2 5:24 PM (121.128.xxx.151)

    착한 딸이네요. 아버지를 그리 걱정하시다니...

  • 3. ///
    '12.2.2 5:28 PM (110.13.xxx.156)

    일하는게 좋은 겁니다. 결혼한 딸이 생활비를 전부 책임지겠다 한다고
    알았다 고맙다 하면 더 속상해요

  • 4. 저도
    '12.2.2 5:31 PM (61.97.xxx.8)

    너무 우리에게 의지 하시면 부담 되긴 할꺼에요.
    그래도 연세도 있으신데 넘 힘들게 일하시니 걱정이에요.

    남편도 이제 아버님 일 그만 하시라고 하라고 그정도는 드릴수 있지 않겠냐고 하는데
    아빠는 어떻게 사위 도움을 받느냐며 괜찮으시다고 아직은 괜찮다고 하시네요.

    오죽하면 남동생이랑 제 남편이 눈오면 새벽에 가서 몰래 그 눈 치우고 오면 어떻겠냐고 둘이 의논하고
    아님 알바라도 사서 보내 드리자고 의논하고 그럴까요.
    몸도 아주 건강하시지 않으신데 많이 속상 합니다.

  • 5. 그냥
    '12.2.2 5:32 PM (61.97.xxx.8)

    내일은 사골이라도 사서 친정에 좀 보내 드리고 아빠 도시락 반찬 하실때 쓰실 고기랑 사서 주문해서
    배달 시켜 드려야 겠어요. 드시기라도 잘하셔야 힘내시죠.
    새벽에 이렇게 추운데 출퇴근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실까봐 너무 걱정 되네요.

  • 6. ...
    '12.2.2 5:35 PM (118.222.xxx.175)

    정말 모범되게 사시는 아버님이시라서인지
    가끔 보게 되는 82의 이기적인 자식들하곤 다르네요
    고생은 하시지만
    모범이 되는 부모자식간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흐뭇합니다

  • 7. ㅇㅡㅁ
    '12.2.2 6:44 PM (221.143.xxx.91)

    마음이 아프기도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님 아버님 대쪽 같으시고 자존심 강하신 분이시군요.
    따님 입장에서보면 얼마나 마음 쓰이고 속상하실지도 보이고, 가장으로서 보여주시는 멋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부디 하시는 동안 건강하게 일 하실 수있도록 많이 도와 주셔요.

  • 8. ..
    '12.2.2 8:55 PM (175.211.xxx.113)

    저는 노인들 무슨 일이라도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희 시부는 60세에 조기퇴직후 근 20년동안 집에서 인터넷 바둑에 중독되서
    우위도식하고 사세요
    워낙 불규칙한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중풍이 와서 2번이나 쓰러졌음에도
    여전합니다 시어머니가 평생 하늘같이 섬겨준 결과물이네요
    그런데 문제는 두 40대 아들들도 비슷한 성향으로 되어간다는 사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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