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가까이 되신 시부모님 두분이 지방에 살고 계신데,
시어머님이 아프세요.
어제 쓰러지셔서 입원한다고 남편이 회사 조퇴하고 형제들하고
갔다와서 남편이 많이 우울해서 술한잔 마시면서 어머니 괜찮을거라고
서로 위로한다가 제가 그랬네요.
정 걱정되면 우리집 근처로 이사하는 것도 생각해 보자고 했네요.
근데 합가는 못하니까 부모님한테 빈말이라도 함께 살자는
말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랬던니 신랑이 섭섭해 하면서 삐지더라구요.
솔직히 두분이 쓸쓸히 사는거 안쓰럽고 짠하지만
전 모시고는 못 살아요.
애들 어렸을때는 자주 오셔서 며칠씩 있다가
가셔서 저희 이웃들은 제가 모시고 사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무지 힘들다는걸 알아요.
두분다 정말 녹녹하신 분들도 아니고요.
오남매에 막내로 태어나서 특출나게 사랑을 받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산을 받은것도 아니고.
위에 형들보다 하나 더 받은거라면 대학등록금 주신거 이외는
없어요.대신 형들은 재산을 물려 주셨죠.
전 그냥 내 남편의 부모님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데 까지만
말한건데 제가 잘못한건가요?
삐져 있는 남편을 보니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시댁식구들한테 당한 일들이 떠올려지면서
속이 부글부글 거리면서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