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시철이라 대학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이때만 되면 저 대학 입학때가 아련하게 생각나요. ^^
고 2땐가 고3때인가 우리들의 천국이 인기였는데 장동건 전도연도 나오고요.
그 학교 배경이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였어요.
드라마에 너무 멋지게 나와서 아버지께 저도 서강대 신방과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지요.
근데 아버지는 서울대 연고대 이대 제 고향의 지방 국립대 딱 이정도만 아셨네요.
아버지는 흥분하시면서 뭐 그런대학을 가냐고 화내셨어요.
요즘이야 나아졌겠지만 그 당시 지방 대부분 나이드신 어른들은 대학 지식에 관해서는 제 아버지하고 별반 다르지 않았지요.
미술하던 제 베프가 있는데 고2에 미술공부 시작해서 고3되니 미대 입시가 막막하더랍니다.
집안이 좀 살아서 친구랑 함께 서울에 오피스텔 얻어서 고3 여름방학때 고액과외를 받았답니다.
그때부터 시험볼 때까지 밥먹고 자는 것 빼고 그림만 그렸다네요.
처음에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하다 성적이 모자라 이대 미대를 가려고 보니 실기가 자기하고 안맞더랍니다.
어딜쓸까 찾아보다가 홍대가 성적도 높은편이고 실기과목이 맞는 것 같아 지원했다네요.
친구는 홍대미대가 그렇게 좋은 곳인줄 몰랐다네요.
입학하고 나서야 되게 센곳이구나 알았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홍대를 생전 처음 들어보셨다네요.
친구 언니 오빠들이 다 명문대 다니거든요
부모님은 처음에는 챙피하다고 주위 분들이 물어보면 그냥 저기 대학들어갔어 그러고 말씀안하셨답니다. ^^;
그리고 다니던 학원 같은 반에 시골에서 올라온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만 짓는 분이셨는데 서울대 연고대 전혀 모르시고 오로지 지방 국립대 C대학만 아신답니다.
그때는 친구들과 깔깔거리면서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싶어요.
원서쓸때가 돼서 아버님이 상담하러 학교에 오셨답니다.
담임샘께서 어디... 생각하신 곳이라도...?
아버님은 우리 아들놈은 C대 법학과를 가야합니다... 그러시고...
선생님이 아니 서울대를 써도 충분히 되는 점수인데요...
아버님은 아니라고 꼭 C대 법학과를 써야한다고 우기셔서 선생님이 뒷목 잡으셨다고... ^^;;
그 친구 결국 서울대 경제학과 들어갔어요.
나중에 대학 입학하고 친구들 술자리에서 만났는데 그 얘길 물어봤죠.
아버님 아직도 그러시냐?
친구가 지금은 여기저기 많이 들으셨는지 서울대가 제일 좋다고 아신다고..ㅎ
요즘에 개천에 용 없다는데 생각해보니 그때가 개천용이 종종 있던 시절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