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 2월 첫날부터 또 고민 시작입니다.
우리집 큰 상전, 아름다운 네살 큰 따님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것인가.. 그 고민이죠.
저도 남편도 어릴 때 부터 고집이 센 편이었다기에,
저희 아이들이 유순하고 말 잘 듣고.. 그런 환상은 품은 적 없는데요 ;;
점점 날이 갈수록 이 고집을 꺾어야 하나, 뭐는 봐 주고, 뭐는 잡아줘야 하나.. 그 고민이 늘어가네요.
오늘 아침 일입니다.
35개월 저희 큰애가 숟가락을 거꾸로 들고 입 안으로 쑤셔넣는 장면을 목격했어요.
그 전에도 색연필이나 젓가락 등등을 그렇게 입으로 빨다가 점점 안으로 빨려들어가는게 재밌었던지
여러번 그러다가 저한테 혼도나고, 제가 읍소도 해 보고, 볼 때 마다 주의를 주는데도
오늘 아침엔 저랑 딱 눈을 맞추고 보란듯이 입 안으로 숫가락대를 집어넣고 식탁에서 놀더라구요.
애는 벨트를 매지 않은 채로 아기의자에 앉아있었기에 그러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 손목을 잡고,
'숫가락이나 젓가락, 연필 같은거 목으로 찔러 넣으면 되요, 안되요?' 하고 물으니
애가 자지러지게 울면서 놔줘요~ 아파요~ 아아아아아악~ 그럽니다.
아마도 제 아빠가 있으니 자기 편을 들어줄 줄 알고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남편도 상황을 보니 아이를 달래줄 일이 아니라 엄마 말 잘 들어야지. 하고 화장실로 들어갔구요.
제가 다시 한번, 그렇게 하면 위험하다는걸 알려주고,
그러면 안되겠지? 라고 물으니 애는 말도 하기 싫다는 듯이 버티고 울고.
네.. 그렇게 한 20분을 애랑 저랑 대치했어요.
애는 오냐 엄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하고 계속 악을 지르고 울고.
저는.. 흥분하지도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어요. 애가 울음이 좀 잦아들 때 까지 기다렸다가,
이건 위험한 일이니 네 맘대로 하게 놔둘 수 없다.. 하면서,
말로 적으니 좀 웃긴데.. 저는 제가 '그러면 되니, 안되니' 했을 때, 애가 '안돼요.' 라고 말하길 기대한거죠.
그런데 애는 이미 제 마음을 읽고 절대로 그렇게 대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기를 쓰고 뻗대고 있고.
저는 이놈의 버릇, 고집 고쳐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서 계속 애 손목 붙들고 있구요.
결국엔, 애가 '다음엔 안 그럴께요' 하는 말 듣고 놔줬어요.
아프게 잡지는 않고 동그랗게 원을 그리듯 붙잡고 있었는데 아마 애는 그것도 자존심이 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제 원칙이라면 원칙이랄까.. 고집도 세고, 자기 뜻이 강한 아이니
웬만한 것은 그냥 두지만 위험한 행동과, 동생을 일부러 아프게 하는 짓을 못 하도록 하려는 원칙이 있어서요.
세돌 된 아이가 20분이 넘도록 엄마 눈 빤히 바라보면서
절대로 엄마가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을거야 - 하는 눈빛으로
고집을 부릴 때.. 그 아이의 엄마인 저는 어떻게 해야 현명한 대처법이었을까요?
아이 고집과 자의식이 점점 자라가니
바로 그 '어디까지'의 선을 결정하는게 제일 어려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