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고장났어요...벌써 두 달째~
그래서 "해를 품은 달"이니 "뿌리깊은 나무"같은 사극들도 못 보고 있습니다.
근데 장점이 생겼어요.
멍하니 TV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 대신 딱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만 컴터로 딱 보고요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게 됩니다.
뉴스는 신문과 인터넷으로 대체~
확실히 TV가 독서의 천적인가 봐요.
저도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직장 다니면서 머리가 피곤해서 집중적으로는 안 읽게 됐었거든요.
오랜만에 책에 재미붙이니 재밌어요.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책도 추천합니다.
개혁군주로 흔히 알려진 정조가 알고 보면, 조선의 통치이념인 성리학 수호주의여서,
18세기에 싹트던 자유로운 문화의 싹을 자르기 위해 "문체반정"을 실시하고
(요새로 치면 영화검열보다 더한 거예요. 반드시 고문 형식에 따라 모든 글을 지어야 하고,
서체도 날려쓰면 안 된다는 법입니다)
기득권층인 집권세력들은 더 보수적이어서 18세기에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조선이 19세기로 걍 넘어갔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의 왕권은 중국이나 서양의 전제군주제와는 달라서,
전제군주제와 입헌군주제 사이 위치입니다.
조선의 왕은 성리학 법도에 따라야 하고, 강력한 신권이 늘 왕을 통제했으며,
빗발치는 전국의 이름없는 유생들 상소며 양반들의 상소에
뭐 하나 시원하게 맘대로 휘두르지 못했지요.
따라서 정조같은 탁월한 지성도 보수기득권층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대로 성리학을 버릴 수가 없었고요.
그러나 권력의 핵인 안동김씨 가문의 젊은이와 명망있는 소북 출신 젊은이가
성리학을 벗어난 근대 의 새로운 이상국가를 꿈꾸고 천주교와 정감록을 결합한 비밀결사조직을 만들다가
걸려서 결국은 비극을 맞았다는 내용입니다....
이 사건 이후로는 더 이상 최상류층 양반에서 이런 근대의 물결을 감지한 세력은 나오지 않았고요.
흥미진진한 조선의 18세기~~
하지만 안타깝네요. 조선이 근대화에 실패한 원인들이 보여서...
그리고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최상류층 기득권층이면서도, 시대를 앞서간 이 젊은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